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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힘드실텐데 병신 원생 썰 하나 보고 힘내십쇼

겁먹은 찰스 배비지*

202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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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에 앞서 본문 음슴체 반말체 주의 이거 논문 아니잖아요)






일단 현재는 석사 3학기차 끝나고 교수님과 상담 후 휴학 중임

사유 : 매우 극심한 우울증. 검사 결과 거의 만점에 가까운 수치 찍힘.





전에 연구실 생활 관련으로 글 몇번 올린 적 있는데, 결국 교수님과 상담 후 휴학 결정함.


어릴때 틱장애가 매우 심했고, 이로 인한 약을 10년 넘게 복용했는데 성인 되서는 여기서 비롯된 강박증이 있었음 (틱장애 있는거 남이 아는게 싫었음 + 어릴때 이걸로 학교생활 힘들었음)


그러다보니 연구실 생활 할때도 남 행동이나 말에 신경을 계속 쓰게 됨. 타과 연구실 진학한거라 나만 빼고 대부분 다 아는 사이에 그들만의 사회가 형성된지 오래라 정치질 + 친목질 꽤 있었음.



여기에 1학기차 끝나자마자 어머니 돌아가셨음. 석사 입학 즈음 쓰러지셔서 병상에 계셨기 때문에 한학기동안 내가 주말마다 최대한 내려가서 간병함. 주중에는 다른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간병했고, 당시 코로나로 인해 거동이 어려운 환자 간병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음.

이때부터 멘탈 털려서 공황 비슷한 상태였음. 논문 읽는데 글자가 안읽혀지고, 타이핑 하다가 손이 굳어서 안움직여지고 등등 살면서 걍 처음 느껴보는 이상한 감각이었음. 이런건 걍 인터넷 커뮤니티에나 올라오는 과장된 썰이라고 생각했는데 겪어보니까 진짜더라;;



이때 사실 바로 휴학을 했어야 하지만, 교수님이 시킨 과제 (나는 참여 안해서 이름 안올라가는 산학 프로젝트 대타) + 연구실 개판 분위기로 인해 석사가 휴학한다고 하면 안될거 같은 상황 (당시 석사 + 학부연구생 구성 전체인원 3명 실험실) 겹쳐서 말을 못꺼냄.




이런 상황에서 주변 상황이나 사람도 미치게 하니까 답답하더라.


특히 사람 한명때문에 안그래도 나간 정신 완전히 망가지는 느낌이었음.




이 한명 썰을 풀어보자면

- 내 연구가 원래 학부연구생이랑 같이 해보기로 한거였는데 학부연구생이 "이 주제 할 바에는 연구실 나가겠다." 선언 후 졸업프로젝트 한다고 잠수탐. 지금까지도 "이런 주제 왜 잡고있음? 나처럼 교수님이랑 쇼부 진즉에 볼것이지 ㅋㅋㅋㅋㅋ" 이니시 거는 중.

- 본인 모친상때 연락 한통 없었고 부조 없었음. 다른 연구실 사람들은 직접 찾아오거나 연락 남겨주기라도 했음 (본가 거리가 매우 멀었음). 근데 이 인간이 매일 패드립침. 자기 마음에 뭔가 안들면 "엄마 없나?"를 말 끝에 붙이는데 매일 듣다보니 걍 말버릇으로 넘기는 중임. 한번은 연구실에 택배 시키는걸 내가 대신 시켜준 적 있는데 그 비용을 카카오톡 부조 봉투에 담는 기능 써서 주길래 농담 안하고 면전에다가 쌍욕 나갈뻔함.

- 듣기 불편한 지역드립 정치드립 주구장창 침.
전라도는 외국이니 홍어니 이런걸 진짜 입에 달고 사는 사람 진지하게 현실에서 처음 봤음. 그리고 이 모든걸 "내 정치색이 니들과 달라서 그렇다" 로 커버침.

- 남이 한 일도 전부 자기가 한 일로 커버치는 정치질. 근데 이건 내가 사회생활을 너무 못한 것도 있는듯...



내가 타과에서 왔고, 이 학부생보다 나이가 어려서 일부러 나를 좀 깔고 가려고 했나 하고 넘어가봄... 이라고 하고 싶지만 이거때문에 정신병 악화됨...하...


딴건 몰라도 1년 내내 패드립 들으니까 정신이 아찔해지더라


이 사람한테 쌍욕 안하고 주먹 한대 안날렸으면 나는 내 인내심을 최대한 발휘했다고 봄 ㅇㅇ...







궁여지책으로 논문 써보려고 글씨 안읽히면 읽힐때까지, 키보드 위 손이 굳으면 움직일때까지 앉아서 버티다가 제정신 돌아올때 미친듯이 작업하곤 했음. 3일 밤새고 자고 다시 출근하고 하다보니까 걍 이러다가 내가 죽겠다 싶었음.

그러다가 문득 "고층건물 구석진 데 찾아서 뛰어내리면 보는 사람은 없어서 민폐는 안끼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진지하게 들더라. 그러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바로 정신병원 찾아감. 어릴때부터 약 먹던 습관 덕분에 정신과 가는건 망설여지지가 않더라.




그렇게 지금 약물치료 진행 중. 이대로 졸업 + 졸업 후 사회생활 못할 것 같다는 판단 하에 휴학함.


교수님 왈 "왜 니가 학부연구생 말을 듣고 신경쓰냐? 그런건 니가 알아서 해결해야 될 문제다" 라고 하시는데 사실 이게 정답이라 나도 할 말이 없었음.






지금은 휴학하면서 책 읽고 글로 내 생각 정리하고 하면서 최대한 내 자신이 어떤가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하는 중.

내가 병신이 되가면서 느낀게 "내가 작업할 때 어떤 프로세스로 움직이지?" "내가 지금 무슨 기분이지?" 같이 말 그대로 "나 자신"을 너무 모른다고 느꼈음.










암튼 꼴에 학부 공부는 부족해!! 지식 쌓아가는게 재밌어!! 하면서 설치다가 코스 완주도 다이렉트로 못한 저같은 병신도 석사 따고 박사도 나중에 하고싶은데 하면서 아둥바둥 하는데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이라고 못할 게 뭐 있겠습니까.



연구도 ㅈ같고 사회생활도 ㅈ같고 인생 ㅈ같아도 사람이 어떻게든 살아는 지더라구요. 지금도 저는 약 한봉다리 털어넣고 이 글 쓰는 중입니다.




어머니가 병상에서 저한테 해주셨던 유언 중 하나가

"니 인생은 니꺼다. 남 눈치 보지 말고 니 인생 챙겨야한다" 라는 말씀이셨는데, 이 글 쓰다보니 생각나네요.




정신과 의사쌤은 "사는 건 어렸을때부터 무언가에 대한 지속적인 훈련이다. 지금은 신경을 다른 곳에 안쓰는 훈련이 필요한 것이고 이 훈련은 장거리 레이스와 같은 것이니 병원 다니는 동안 노력해보자" 라고 하셨는데, 저는 쉬어가는 동안 이 훈련이란 것을 해볼까 합니다. 잠시 고속도로 졸음쉼터 왔다고 생각하려구요.

















잡소리 개소리 매우 많은 뻘글이었지만 모든 원생분들 힘내십쇼


원생 타이틀 떼신 phd 분들은... 세상에는 이런 이상한 놈도 학위 밟는구나 하면서 썰 하나 봤다고 생각해주십쇼...











마지막으로 저같이 정신적으로 힘드신 분들 있으면 지체하지 마시고 바로 병원 달려가십쇼. 생각보다 힘든 사람은 많고 그로 인해 정신과 병원들은 매일 문전성시를 이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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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2023.03.30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도 우울있었는데 1. 빠른 약물치료 2. 규칙적인 생활. 3. 반복된 실험으로 인해 쌓인 믿을수있는 네거티브 데이터=테크닉은 늘고있음. 4. 저렇게 날 괴롭히는(?)사람 없음
이렇게 저란사람의 생활이 일정해지니까.. 이상하게 대학원다니면서 약간 치료됐어요. 안하무인이 됐달까...
그래도 발표는 여전히 쉽지않네요 가슴떨려서ㅠ

그 사람 되게이상하네요. 다니고 계셨으면 24시간 녹음을 통해 작은 소송을 준비하는 것도 짜릿하겠어요.
좋은사람만 보고 살아도 바쁜세상에 정신을 좀먹는 사람 옆에서 힘든일을 겪으셔서 어떻게 고생이 많았네요. 잠 푹자고 잘먹고 운동잘하고 햇빛쐬고 좋은사람들 자주 만나길 바랄게요. 화이팅! 저는 석사 졸업안되면 자퇴하면되죠 뭐 아등바등 학위 해야할 이유가 인생에 크게있나요. 죽겠으면 그냥 안하면돼요^^ 다른게 얼마나 많은데 굳이 고집을 부려야할까요..? ㅎㅎ

2023.03.30

에효... 우리가 사는데 학위 쪼가리가 뭐라고 쉽게 포기 못하고 (본인 포함 ㅠㅠ) 중요한 다른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을까요...

+ 저 학부생은 그냥 님 인생에서 지우세요. 신경 안 쓰는데 계속 깔짝거리면 증거 착실히 모아서 고소를 한 번 쳐맥여야. 미친놈이 뭐?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대놓고 애미가 없어? ㅎㅎ 저 같으면 그런 증거 다 모아서 저 세끼 직장가면 직장에, 결혼하면 배우자한테 사돈시댁에 다 뿌립니다. 썅놈세끼.

2023.03.30

포닥인데 위로받고 가네요..
세상은 참 둥글둥글한 사람들이 상처받는 구조인거 같네요. 이상한 사람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으셧으면 합니당. 저는 제 게으름때문에 후회가 쌓이고 쌓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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