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아이가 작년에 과기원에 붙고 재수 중입니다. 진지하게 공대의 미래와 연구에 관해 여쭈어 보겠습니다
202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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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인데 아이 장래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아 (원서철이라서요)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이쪽 주제와 상관 없는 현직에 계신 분들 의견 좀 두루 청취했으면 하니, 부디 거북하게 느끼지 마시고 조언 부탁드립니다.
현재 의치한 노리는 중인데 최근 모고 성적이 생각보다 안 나와서 올해도
안 되면 그냥 과기원 다니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솔직히 의대 생기부고 정시로는 힘든 상황이라 현재 원서 쓰는데 있어서
유니스트가 이상 학교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의치한으로만 지원 예정)
작년에 서성한 중 한 곳 생명공학과 붙었지만, 유니스트로 잡아 놓은 상황이고요.
서울대 생명과학과 혹은 연대 생명쪽과는 가능한 상황이지만 (확률이 어느 정도 있다는 의미임)
최종적으로 바이오쪽 전망이 너무 안 좋아서 부정적으로 보입니다.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살아 보니 집이 부자 아니면 결국 적성이니 뭐니 해도 돈이 가장 중요한 것을
많이 느낀 탓에)
유니에서 컴공 / ai 혹은 반도체 쪽으로 갈 때 (인기과)
컴공은 수학이, 반도체는 물리가 중요하다는 데 맞습니까?
아이는 고등시절 내신 잘 맞추려고 생명과 지구만 선택했고
물리와 화학이 노베이스입니다.
이럴 경우 대학 때 다시 물리/화학을 뒤늦게 배운다 가정하면
과연 유니 같은데 어릴 때부터 수과만 파고 과고생등과
경쟁에서 처음부터 뒤쳐지는데 학점 관리 등 이게 괜찮을까요?
그리고,
듣기로는 컴공은 수학이 대부분이라 재능의 영역이라는데 정말 맞습니까?
반도체 혹은 전자도 듣기로는 머리 나쁘면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된다는데 이것도 사실일까요?
일반고 전교 2등 정도로 졸업해서 아이는 성실한데
과연 머리가 좋은지는 부모로서 의문이라서요.
개인적으로 서울대 좋은 과 혹은 카포 정도 아니면 굳이 연고대 중하위권과보다는
낫다 보는 입장입니다.
(대학 브랜드의 허상.... 전공과의 중요성 / 주위에 대기업 이런 지인 많습니다. 스카이 출신인데 대기업에서
승진 못하고 결국 명퇴하고 가게 하시는 케이스 사실입니다)
아이는 만약 유니 간다면
교수 쪽으로 가고 싶다 하는데 저는 많이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이유는 교수 자리는 피라미드 구조인데다 인맥도 있고, 경쟁률이 너무 세서 힘들다 하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 이야기는 유니쪽은 교수 자리 티오가 많아서 자신만 잘하면 가능하다는 데
그게 현실적으로 예를 들어 3 대 1 이 정도가 나올까요? (저는 아니라 보지만요. 교수 못 되면
나이는 많고, 그 때 가서 아이 인생은 누가 책임져 줄까요? / 물론 된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지만요)
문제는
유학 포닥까지는 힘들어도 박사 정도까지는 지원해줄 형편은 되는데
군대까지 감안하면 30초, 혹은 30 중반까지 봐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이 나이는 자신의 연구 능력이 정말 그 능력이 필요한 기업체에서
운이나 조건 등이 맞지 않을 경우 좋은 자리 취업도 만만치 않다는 데 이게 맞습니까?
(절대 평생 연구에 매진하시는 훌륭하신 연구직 /석박사님들 비하가 아니니 오해 하지 마세요)
또 하나,
아이는 유니 가면 바이오 메이컬 쪽 하고 싶다는 데
(저는 속보이지만, 컴공/AI 혹은 반도체 쪽을 말했습니다)
결국 공대는 좋은 대기업, 좋은 자리, 높은 연봉...
이거 바라보는 게 가장 현실적 목표 아닌가요?
창업은 사업도 해본 사람으로서 능력과는 거의 상관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아서요.
낙수 효과라 하는 것처럼
국내에 과연 바이오쪽으로 전자나 자동차처럼 메이저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결국 전공과는 이익이 많고 매출이 높아야 직원들 연봉이나 처우도 올라가는 것이죠.
DNA 연구, 나노, 게놈 등...
말은 좋지만, 현실은 꿈만 쫓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아, 그리고 유니스트에서 학점을 어느 정도 괜찮게 받았다 가정하면
나중에 서울대 혹은 카이스트 같은 대학원 입학하는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가요?
마지막으로 이제 며칠 안으로 원서를 써야 하는 상황인데
서울대 생명과학과 혹은 연세대 생명과학과를 한번 넣어 보는게 옳은걸까요?
(물론 여기서 전제 조건은 만약 합격하면 유니스트가 아닌, 여기 생명과학과를 다녀야 한다는 뜻임)
장문의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시고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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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2개
IF : 5
2022.09.09
바이오는 외국 나갈거 아니면 한국에선 비추천 깔고 가겠습니다. 저는 바이오와 반도체와 컴공 등등이 짬뽕된 전공으로 박사땄는데, 바이오 업체랑 다른 기업들의 연봉 자체가 동급일 경우 많게는 2천까지도 차이나더군요.(제가 받았던 오퍼 기준으로) 바이오와 반도체는 시장 자체가 다르고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가진 역량 레벨 자체가 다릅니다.
컴공은 수학이 기본, 반도체는 물리가 기본: 맞습니다.
그럼 어떻게 따라잡느냐, 그냥 죽어라 파는 수밖엔 없습니다. 1~2학년까지는 다른 학생들이랑 학점 차이 많이 날겁니다. 그러나 그 이후 전공은 각자 하기 나름입니다. 일반고 학생들이 과고출신 사이에 끼어있을 때, 어떻게든 저학년때 다른 학생들과의 차이를 최소화하고 3~4학년때까지 관리하면 중상위 혹은 상위권도 되더라구요.
지금 유니스트에 교수 티오가 많다고 해도, 그게 자녀분 졸업때까지 이어질거라 보는건 많이 무리수입니다. 지금 교수하고싶어서 대기중인 사람도 차고 넘칠뿐더러, 학령인구 감소로 교수 숫자는 동결되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그리고 유니스트 교수자리 두고서는 유니스트 출신 뿐 아니라 해외대출신 서울대출신 카이스트 포공출신과도 경쟁해야합니다. 운이랑 자기 실력이 다 아주 아주 많이 받쳐줘야 될까말까한게 교수인 것 같습니다.
반도체 업계는 30대 초중반 박사 되게 좋아합니다. 박사에 대한 기업의 수요는 앞으로도 꽤 꾸준할 것으로 보이고(반대로 대졸공채는 줄이는 분위기죠), 박사가 되려면 최소 30대 초반은 되어야하니 그 나이대면 안뽑는다하는건 말이 안되죠. 같은 나이와 같은 출신학교라 치면 반도체 AI분야갸 다른 분야보다 취업 훨씬 잘될 가능성이 높을겁니다.
2022.09.09
확실히 자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시고 구체적인 질문을 하시는 것 같네요. 그냥 결론만 말하겠습니다. 질문 모두 답변 불가능한 영역입니다. 질문은 많지만 결국에는 앞으로 전망이 어떻게 되겠냐죠? 그거 아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물론 A분야가 앞으로 뜬다! 이정도는 얘기할 수 있어요. 근데 인력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지금보다 유리하냐 불리하냐는 아무도 대답 못합니다. 심지어는 옛날에도 별로였고 앞으로도 별로인 분야에서 인력 수요보다 공급이 더 적어서 쉽게 취업하는 경우 비일비재합니다. 반대로는 촉망받는 분야라서 인재가 몰렸는데 생각보다 시장이 커지지 않아서 공급 과포화과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10년전만 봐도 컴공? 대학에서 입결 중하위였습니다. 컴공이 중요하다 중요하다 말은 했지만 10년뒤에 이렇게까지 인력이 필요할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 인력과 시장의 수요 공급 균형을 미리 예측한다고 하면 100프로 사기꾼이라고 보시면 명확합니다. 학부모님께서 자녀를 위해 여러가지 생각과 조언하시는 그건 참 좋다고 생각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영역에 함부로 자신감을 가지시는 건 경계하시길 바랍니다. 원하는 답변은 아니였겠지만, 제 주위 연구하는 사람들을 보면 결국 후회를 덜 하는 사람은 지가 좋은거 하는 분들이더군요. 지가 좋은거 했어서 잘되면 너무 좋은거고 좀 어려워도 좋으니까 비관적이지는 않다는 겁니다. 오히려 그거보다는 벌써부터 인생을 베팅하듯이 결정하기 보다는 세상의 흐름을 주시하고 그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유연한 태도를 가지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10년 뒤에 바이오가 어떻게될지는 모릅니다. 지금 우리나라 회사들 보면 시가총액상위 10개회사중 2개 회사가 바이오 회사입니다. 10년전엔 아무것도 없었죠. 물론 바이오 분야는 여전히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서, 대우가 좋지 않습니다. 산업이 잘 되는것과 대우가 좋은것은 별개의 얘기고, 결국 중요한건 인력 수요/공급 비율이지요. 이거 굉장히 예측이 어렵습니다. 삼성전자는 10년 전만 해도 공대생들이 그냥 안전빵으로 쓰던 회사였습니다. 일 힘들고 빨리 잘린다고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죠. 프로그래밍 하던 사람들, 2010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노가다판 노가다꾼 취급받았습니다. 전산과는 공대 학과들중 선호도가 하위과였고요. 세상이 이렇게 바뀔지 예측한 사람이 얼마나 되었겠습니까? 그리고 지금부터 10년 뒤를 제대로 예측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따라서 본인이 잘할수 있는 분야와 좋아하는 분야를 따라가는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딜 가든 그 분야에서 본인이 잘하면 다소 대우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길이 있으니까요.
2022.09.09
202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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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