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걱정들 때문에 괴로워서 주변 친구이나 친한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고민 들을 말했지만 그래도 이 커뮤니티에는 저랑 비슷한 생각이나 목표를 가지신 분들이 많이 있으시니 혜안을 얻을까 하서 이런 고민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까지만 해도 공부가 이렇게 재밌는 것인지 몰랐습니다. 학술 적인 즐거움도 분명 있었지만 그것보단 사회가 만들어낸 압박 때문에 하고 싶지 않았던 걸 해와서 인지 어렸을 때는 공부 그 자체의 즐거움보단 하고 싶은 직업을 얻기 위해서 또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수단으로 공부해왔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것 이 너무나 명확했기 때문에 학과를 선택하고 학교를 선택 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처음 대학교에 입학 후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면서 저의 학술 적인 마음은 점점 커져 갔고 어렸을 때 막연히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던 마음은 점점 구체화 되었고, 자연스럽게 학업에 대한 성취도 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이는 선순환을 이루면서 더 열심히 공부하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학술 동아리의 활동을 하면서 저의 성격과 학술에 대한 열정이 합쳐져서 저는 어느새 동아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관련 대회도 나가면서 세상에 정말 이 분야에 진심인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 저는 더 자극 받아서 더 열심히 학교생활과 동아리 활동을 했습니다.
입학하고 2년 간 정말 밤낮 없이 열심히 살다가 군대에 가게 되었고, 군대에서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제가 책상 앞에서만 있던 샌님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많은 고민 없이 당연하게 열심히 했던 공부들에 대한 여러 생각들도 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저에게 가장 크게 와 닿았던 것은 어른이 된 저의 생각들 이였습니다.
저는 언제 까지고 아이이고 싶습니다. 순수하게 학업에 집중했던 저는 점점 순수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저는 어느 센가 주식이나 경제 또 취업한 선배들의 연봉에 관심을 갖고, 그러한 세속적인 것에 눈을 뜬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공부도 중요하겠죠 군대에서 얻은 것들도 분명히 많습니다.
하지만 군대에 다녀오고 나서 느끼는 건 순수함이 죽었다는 느낌입니다. 그땐 어떻게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었는지 까먹은 것 같습니다.
저는 머리가 엄청나게 좋은 것도 아니지만 열심히 하는 건 자신 있었던 습니다. 복학하고 나서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가면서 노는 것도 아니고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것 도 아닌 상태입니다. 주변 친구들이 보기에는 그래도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제가 예전에 했던 만큼 할 수 있는데 계속 이런저런 이유로 안 하게 되네요.... 의지박약 맞습니다.
앞으로 졸업까지는 3학기가 남았고, 학점은 4.초반 때입니다. 여러 대회 참가 경험과 나름의 포트폴리오도 준비한 상태이고, 앞으로의 계획도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들하고 이야기 해보고 상담해본 결과로는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제가 봤을 때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를 극한까지 몰아붙이면서 결국에는 해냈을 때 만족감을 느끼는 유형이지만 요즘에는 실리를 너무 많이 추구하게 되더라고요.... 아직까지는 배우는 거 너무 즐겁고 새로운 것을 깨달았을 때의 행복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이제 3학년으로 전공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심화되니 배울 수록 점점 작아지고, 이런 걸 어떻게 생각해냈지 경이롭기 까지 하네요 학자가 되고 싶은 저로는 재능의 부족, 실격으로 느껴집니다. 제가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고 박사 과정까지 하게 된다면 적어도 7년 정도는 계속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때도 순수하게 학문적인 즐거움을 얻을지 두렵기도 하고, 이제는 현실로 다가온 금전 적인 것도 무시는 못하겠네요....
두서 없이 긴 글을 적었는데 이제 와서 다시 읽어보니 그냥 어린아이 투정인 것 같네요....
여기까지 모두 읽으신 분들이 있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의견은 가감 없이 적어주시면 감사히 읽겠습니다.
저는 윗분과 의견이 다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과몰입하세요. 스스로 몰입한다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할정도가 되는게 제일 좋겠죠. 그럴수 있는 시기는 평생동안 한두번밖에는 경험할 수 없어요. 물론 경제적인 것들 무시 못하죠. 석박사과정 7년정도의 기간, 그 이후 포닥까지 10년넘는 세월이 너무 길게만 느껴지죠. 그런데 이것저것 다 따지고 손에서 아무것도 놓고 싶지 않다면 고민만 깊어지고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손에 쥐기 힘들거예요. 이건 누구도 해결해줄 수 없는 문제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그냥 하고싶은것 한다는 마음으로 진학했습니다. 남들보다 돈 못 번다는 것, 학위과정이 정말 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인생에서 정말 어떤 의미를 지닌다는 것 등 깊게 고민하지 않았어요. 그냥 재미있고 신기해서 했어요. 교과서나 논문에서 위대한 학자들의 사고와 아이디어를 접하고 경이로웠고 나는 정말 이 사람들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구나하고 괴롭기도 했죠. 그럴때마다 그분들 발끝에는 좀 따라가려고 더 힘냈어요.
지금은 지거국 교수로 일하고 있는데, 여전히 배우는건 재밌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할때마다 짜릿합니다. 그런데 나름 약간의 돈을 벌다보니 오히려 학생때의 순수함을 좀 잃어버린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해요. 순수한 학문적 아이디어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기도하고 논문 실적, 임팩트팩터, 논문인센티브 이런 부차적인 것이 더 신경쓰이기도 하네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언젠가는 세속적인 것에 눈을 뜨게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문이 여전히 재미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할 것 같아요. 님의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세요. 저는 여전히 연구가 재미있어서요 제 길을 후회하지 않아요
초등학교 1학년 ‘바른생활 이야기’에서부터 정규 교육이 시민들의 머리 속에 꾸준히 주입하고자 하는 개념이 ‘화목한 거지’와 ‘불행한 부자’라는 myth입니다. 그 이야기의 결론은 여러분이 화목한 거지를 택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지만 부와 행복은 양자 택일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을 양자 택일의 구도로 몰아갈 수밖에 없는 것은 모든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정규 교육이 지닌 근본적인 한계 때문입니다. 부라는 것은 결국 많은 양의 화폐로 환원할 수 있는데, 애초에 화폐는 잉여 가치에 대한 교환 수단으로, 추상적인 것이며, 또한 상대적인 것이죠. 모두가 부를 누릴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부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많은 양의 화폐를 가지고 있다면 그건 인플레이션일 뿐이죠. 애초에 부는 희소가치의 배타적인 보유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정규 교육을 받게 될 거의 모든 사람들은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부가 불행한 것이라 주입시켜야 불만이 증폭되지 않아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겠죠.
부는 비인간적이고, 더럽고, 냄새나고, 추잡하며, 요망한 것이라 비하되고 폄훼되지만, 실상은 아무런 향도, 맛도, 감촉도 없습니다. 지독하게 가치중립적이죠. 부는 여러분들로 하여금 무엇인가를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작은 부는 작은 것들을 할 수 있게 하고, 큰 부는 큰 것들을 할 수 있게 합니다.
공부 열심히 하시고, 인간으로서 간절히 부를 바라며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죄책감은 필요 없습니다.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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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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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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