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창업하시는 모든 교수님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임을 말씀드립니다.
사실상 교수님들의 창업은 이미 주위에서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과학적인 지식과 기술을 기반하는 차별점을 경쟁력으로 여깁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창업의 바탕이 되는 과학적인 기술에 대한 연구,
처음 시작은 연구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 분야의 개척, 분석 기술의 향상을 위하여 행해왔던 연구 성과가 좋은 경우
욕심이라도 생기는 건지 논문을 위해, 혹은 졸업을 위해 해온 연구 내용이 회사 창업의 기반이 됩니다.
졸업하면 창업한 회사로 취직하면 된다는 식의 뉘앙스는 학위 과정생들의 싱숭생숭한 마음을 더욱 들쑤십니다.
박차고 나가자니 학위 과정에 투자한 시간이 아깝고,
계속 있자니 내가 하는게 연구인지 스타트업 회사 일인지 모르겠고,
졸업을 생각하자니 그 뒤는 교수님을 등지고 취업 준비를 하거나 교수님 회사로 끌려들어가는 극단적인 결말이 상상됩니다.
그렇게 갈등하는 동안 교수님은 결국 창업을 합니다.
그러고는 비밀유지 서약서를 작성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입학한 후 한 가지 주제로 연구한 경우, 논문 주제가 회사 기밀이 되어버립니다.
졸업이 막막해지는 와중에 교수님의 비밀유지 서약서 언급은 결국 졸업을 인질 삼은 강요와 다름이 없게 느껴집니다.
원칙적으로 교내에서 교수가 창업을 할 때 겸직을 금합니다.
창업을 하시는 교수님들 중에는 회사에 집중하기 위하여 휴직을 하시는 분도 계시죠.
하지만, 겸직이 불가능하다는 원칙을 넘어 학교의 허락을 받는다면 허용이 됩니다.
학교 입장에서는 겸직으로 인하여 손해 볼 일이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그것 또한 이득이라고 생각하는건지 알수는 없지만 이미 많은 교수님들은 겸직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겸직을 인정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우선, 지도 교수의 의미가 무색해집니다.
겸직을 하면서 지도에도 최선을 다하시는 분들도 물론 있겠죠.
하지만 제가 직접 경험하는 교수님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회사의, 회사에 의한, 회사를 위한 연구가 시작됩니다.
모든 연구 과제, 연구비, 사소한 행정 처리 마저 집중되곤 합니다.
교수님이 논문을 지도 할 수 있는 여력과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회사일이 잘 안풀리면 감정 쓰레기통이 되기 일쑤입니다.
지도 교수와 학생인지 대표님과 사원인지 그 경계가 헷갈리고 불분명해집니다.
인건비를 지급해도 문제고 지급하지 않아도 문제입니다.
회사 일을 하는데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대학원생의 노동을 헐값에 사들이는 것이고,
인건비를 지급하면 또 그것을 명분삼아 회사일을 정당화 시킵니다.
교수 창업과 그 겸직으로 인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아무래도 대학원생일 수밖에 없습니다.
본인의 연구 성과를 가지고 창업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를 방지 할 수 있는 방법은 너무도 빈약한 것이 현실입니다.
직위를 이용한 착취는 폭력입니다.
제발 그만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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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개
2022.04.19
저도 창업 많이 하는 분야의 교수로 있는데요. 대학에서 창업하라고 계속 푸시합니다. 권유, 강요, 회유 모두 사용합니다.
그런거로 창업하는 교수들 늘고 글쓴이가 남긴 부분이 정말 많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마치 창업을 안하면 이상할 정도로요. 그런데 대학이 이걸 교수들에게 미친듯이 강요하는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락은 자리값으로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이런 상황을 볼때마다 대학은 뭘까 싶습니다.
대댓글 1개
2022.04.25
정부 과제 쓰는데 창업 한 것 자체가 실적이 되기도 합니다. 정부에서도 강권하고 있습니다.
2022.04.19
팔팔한 백석*
2022.04.19
잘되는 케이스가 있으니 잘 판단해야지. 10에 하난 성공하고, 상장되어 함께 부자되는 경우도 많으니.
대댓글 1개
2025.06.17
학생 착취해서 상장 얻어내는게 학생들한테 무슨 의미가 있지? 이런 경우는 판단 여부를 떠나서 학생들에게 선택지가 없음
연구 주제가 상업화에 가까이 있을 때는 논문쓰는 것에 제한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모든 내용을 다 논문화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공학연구의 특징이고 당연한 것인데 한국에서는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지요. 산학연구가 겉도는 한 원인이기도 하지요.
2022.09.18
저도 비슷한 케이스 입니다.. 교수가 몇 년 전 창업을 했는데 학생들 학술적 지도는 전무하고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진 그러려니 하는데 문제는 얼마 전부터 학술적 가치가 전혀 없는 본인 회사 소프트웨어 개발을 학생들에게 하청 주려고 하네요... 학술적 가치가 없는 이유는 이미 동일한 기술이 동일한 방법으로 해외에서 개발이 끝났는데 본인 회사도 동일한 기술을 보유하기 위해 똑같이 개발하는 일이어서 입니다...
2024.01.25
창업한 연구실에 있어본 사람으로서 깊이 공감합니다.
2024.03.20
너무 공감되네요. 저는 풀타임으로 박사과정을 하다가, 지도교수의 졸업 협박과 회유에 못이겨 파트타임 박사과정으로 변경하고 회사에 입사했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연구는 회사 업무로인한 시간적인 제약으로 할 수 없었고, 모든 졸업준비 일정이 회사 일정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교수는 자기 이익을 챙기기 위해 학생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만 생각하고, 졸업을 인질로 삼아 학생들을 착취해왔습니다. 당연히, 학생들의 연구지도는 손을 놓다시피 했구요. 교수 창업제도의 허점으로 인한 피해들은 순전히 대학원생들에게 돌아갑니다. 해당 제도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2022.04.19
대댓글 1개
2022.04.25
2022.04.19
2022.04.19
대댓글 1개
2025.06.17
2022.04.20
2022.04.21
2022.04.21
2022.04.25
2022.04.29
대댓글 1개
2024.06.15
2022.09.18
2024.01.25
2024.03.20
2025.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