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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립대 (CSU) 교수의 단상

속편한 박경리*

2022.01.02

11

7195

*'지방대 교수의 단상'이란 글을 재밌게 읽어서 그 형식에 맞춰서 써 봤습니다.

제가 티칭 학교 특히 CSU 관련 글들을 쓰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간과 하는 low-hanging fruit, 티칭 학교에 대해서 많이 알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국내 박사도 실적 없는 박사도 교수가 하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옵션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옵션입니다. 부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테뉴어 받은 부교수.
8년간 교수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점 (feat. 대도시 캠퍼스 아님)

1. (물리적) 연구실은 없음
- 대학원생이 없기 때문에 연구실이 필요 없음.
- 여기서 연구실은 대학원생들이 모여서 자기 책상 놓고 할 일 하는 자리를 얘기함.
- 교수 오피스는 모든 미국 교수들 방이 그렇듯 작음. 연구 대학 교수 오프스랑 비교해도 비슷한 정도.

2. 정착비 있음
- 기본으로 오피스 세팅 (데스크, 의자, 책장등) 해주고 컴퓨터 (랩탑 아니면 데스크탑)가 제공 됨.
- 연구 대학에 비하면 코딱지만한 비용이지만 (3만불) 대학원생도 없고 큰 연구 할 일이 없기 때문에 나쁘지 않음.

3. 학부생 모집 및 관리
- 그런거 없음.
- 학부생은 알아서 들어 오고 취업은 학생들이 알아서 하거나 회사에서 연락 오면 연결 해 주는 정도.

4. 입결
- 대부분 지역 학생들. 같은 카운티 아니면 옆 카운티 거주자.
- CSU 캠퍼스들은 보통 90-100마일 정도 떨어져 있음, 한시간 반 거리.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자기 집과 가까운 캠퍼스로 진학.
- 학과의 절반 정도는 지역 2년제 대학, 커뮤니티 컬리지를 마치고 편입한 학생들
- 대학생 연령대는 다양. 30대 이상 학생들도 종종 있음. 60세 정도의 학생도 있었음.

5. 연구실 학생이 있기는 함
- 학부 연구생들이 있음. 그런데 아무래도 큰 기대는 하기 어려움. 학부 애들 데리고 논문 쓰는 교수들도 있음. 일단 자기가 대부분 쓰기 때문에 자기 이름을 맨 먼저 넣는 교수도 있고 학생들 위해서 제일 뒤에 쓰는 교수도 있음.
- 연구비는 학교에서 나옴. 이 연구비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6.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좋은 점
- 예전 포스트에 언급한 것처럼 주 공무원 혜택 받는거, 연금 혜택 말고도 렌트카 할인이라던가..
- 예산 받을 곳이 많음. 캘리포니아 주 정부, 연방 정부, 캘리포니아 주립대는 소수인종(히스패닉)이 대부분인 대학이라 이런 소수인종들이 많은 대학을을 위한 펀드가 따로 있음.
- 승진 실적 압박 없음. 논문을 내긴 해야하는데 한 두편이면 요건 충족
- 편안한 교수 생활 (논문 한편만 쓰고 수업만 잘 해도 테뉴어 보장)
- 월급 잘 나옴 (코로나 시국이지만 연봉 동결이나 삭감 없이 4프로 오름)
- 완벽한 자율권. 어떤 과목을 어떻게 가르치던 그건 내 아카데믹 프리덤!

7. 학교/학과 잡일
- 가끔 학교 행사 참석. 하지만 아무도 강요 안 함
- 등 떠밀려 맡게 되는 직책 있음. 그런데 배 째라고 해서 안 하는 교수도 있음.
- 의무적으로 하는 애들 수강 신청 상담 및 졸업 요건 검토

8. 공동 연구
- 남의 연구비 편승 해서 수당 타기 개꿀. 이것도 나중에 자세히.
- CSU 여러 캠퍼스가 같이 하는 공동 프로젝트들이 있음. 여기도 편승 해서 수당 타기 개꿀. 이것도 나중에 자세히.
- 한국 연구소나 대학 교수들이랑 인맥으로 같이 연구.

9. 건강 상태
- 놀기만 하다 보니 살이 찜
- 운동이 절실히 필요

10. 학생들 진로
- 대기업도 가고 동네 회사도 가고 다들 알아서 잘 취업함.
- 가끔 가다 대학원 가는 애들 있음. 일년에 한 10%정도의 학생들.

11. 가정에 충실하게 됨
- 장점이자 단점인데 연구 학교에 있을 때처럼 주말마다 학교로 도망칠 수 없음.
- 집안일을 많이 하게 됨. 설거지, 빨래, 요리등.
- 와이프랑 같이 하는 시간이 많아짐, 애들 학교 보내고 영화 보기, 카페 가기, 운동 하기등.
- 애들과 놀아주는 시간이 많아 짐.
- 방학을 온전히 방학으로 보낼 수 있음 3개월의 휴가.

교육자 혹은 연구자 뭐 그런거 다 떼고 직업으로만 보자면 엄청 편함.
그런데 그 편함이 스트레스로 다가 올 때가 있음.
나는 뭐하는 사람인가, 이렇게 놀아도 되나, 예전에는 열심히 철야 하면서 연구 했는데.. 뭐 이런거.

캘리포니아 주립대 관련 예전 글은:
https://phdkim.net/board/free/25898/
https://phdkim.net/board/free/26012/
https://phdkim.net/board/free/26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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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개

2022.01.02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편안한 교수 생활 (논문 한편만 쓰고 수업만 잘 해도 정년 보장)"에서 ... '정년 보장'은 한국 대학 교수에게만 해당되는 거 아닌가요? 테뉴어 받으면 미국 대학에서 정해진 정년이란 없기 때문에..

대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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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2

운동이 절실히 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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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우장춘*

2022.01.02

실험하는 분야면 실험실이 없는데 논문은 어떻게 쓰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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