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언젠가 다가올 문제라고 생각했고 혼자 앓기만해서 답이 나올 것 같지 않아 다른 분들의 의견이나 조언을 구하고자 커뮤니티에 글을 씁니다. 글이 두서없어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저는 현재 석사 3학기 과정 도중 질병휴학 한 대학원생(신분상) 입니다.
사실 저는 학부연구생으로 있다가 진학한 대학원에서의 심각한 교수/선배들의 괴롭힘과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공황발작이 재발하여 1학기 입학 후 얼마 되지않아 자퇴한 경험이 이미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학원이 두 번째 대학원이었는데요. 비교도 되지 않을정도로 좋은 연구환경과 사람들의 지도를 받을 수 있었던터라 되도록이면 포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공황발작이 다시 재발하고, 연구는 커녕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갈 정도의 증상과 함께 자살사고가 심해져 입원을 권유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어찌저찌 3학기까지 왔지만 결국 구급차 신세까지 지고나서 한계를 느껴 질병휴학을 했습니다. 휴학 전, 저는 마음 한편으로 이정도로 아파하면서 연구해야한다면 그건 적성이 아닌걸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을 갖고있었고, 한편 전혀 다른 분야로의 능력을 뒤늦게 발견해 과학 말고도 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여 해당 분야로의 진로도 그려본 뒤 수료, 또는 3학기 이수 후 휴학을 고민하다가 신체적 한계로 중도휴학을 고르게 되었고요.
치료 받는 도중 상담치료를 통해 알게된 것이, 제가 학부연구생 시절에 있던 연구환경에서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느껴 두 번째 연구실에서 비슷한 문제를 겪었을 때 더 과민하게 반응하는 PTSD와 같은 반응양상을 보이고 있단것이었습니다. 그리 생각하니 아무리 이 분야 자체를 좋아한다고 해도, 다시 복학하여 석사과정을 끝내고 취직한다고 해도 "실험/연구"라는 행위를 하는 것은 제게 전쟁터 한가운데에 있는것과도 다름없는 것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제 마음은 연구실을 떠나는것을 이미 확정지은 상태입니다만... 지금 휴학이라는 이름으로 학교를 떠나있는 상황에서 나중에 복학하지 않는다고 하기엔 너무 무책임하고 수동적인 대처같다고 느껴 예의없는 행동이라고 생각되어 고민입니다... 사실 이 모든 배경을 연구실 모든 사람들에게 말하고 떠날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렇다고 복학기간이 다가오고나서야 돌연 복학하지 않겠다고 하면 당황스럽게 느껴질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요.
지금 주로 고민하는것은 언제 어떤식으로 교수님과 랩원들에게 자퇴(형태상으로는 제적)를 하겠다고 말씀드려야할지 입니다.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덜 피해가 가고 덜 혼란스럽게/예의를 지키면서 떠날 수 있을지 고민이네요. 저 하나 없어진다고 연구실이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에겐 갑작스러울것 같기도 하고요... 제가 너무 많은걸 신경쓰고 있는걸까요? 애초에 자퇴를 하는것 자체가 이미 무례한 행동인건 아닐까요... 심란한마음에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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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2025.09.03
사람들이 남에게 그렇게 크게 마음쓰지 않습니다. 갑자기 사라지셔도 금방 자기 할 일 하면서 잘 살아갑니다. 그리고 무슨 야쿠자조직도 아니고 본인이 싫어서 떠난다는데 무례하고 예의없을게 어딨겠어요.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다만 복학할지 말지 고민인것 처럼 이랬다저랬다 하지 않고 확실히 복학하지 않을 것임을 선을 그어야 후임을 정하건 TO를 새로 뽑건 하니까 결심이 서면 단호하게 말씀 드리면 좋겠네요. 그래도 유종의 미라는게 있지요. 교수님과는 그래도 사제의 연이 있으니 한번 얼굴 뵙고 위 글처럼 말씀 드리면 좋을거같구요. 연구실 사람들이랑도 마지막에 한번 찾아가서 마지막 인사 정도 하면 좋겠는데요. 평소 작성자분과 친하게 지내고 인성 좋은 선배가 있으면 그 분과는 따로 만나서 자세한 상황 설명도 드리고, 혹시 구성원들이 이유를 궁금해하면 적정 선에서 대신 설명 좀 해주십사 하면 가장 평화롭지 않은가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정신건강이 그렇게 좋지 못한 상태인 작성자분이 부담되지 않는 선이어야 하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대학원에 진학하고 중간에 자퇴하고 등은 오롯이 본인의 선택이고 남에게 무례하거나 피해가 갈 일은 없습니다.
대댓글 1개
2025.09.03
친절한 말씀 감사합니다. 마음이 많이 무거웠는데 덕분에 조금 정리된것 같네요... 너무 늦지않게 말씀드려야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2025.09.03
대댓글 1개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