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버티는 게 맞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옮겨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석박통합 1학기차 대학원생입니다.

제가 관심 있는 주제가 있어서 지금 연구실에 들어왔는데, 알고 보니 이 주제는 연구실에서 본격적으로 다뤄본 적이 없는 분야였습니다.
교수님도 예전에 학위 중에 잠깐 해보신 게 전부이고, 이 분야를 연구 중인 선배도 없습니다.
사실상 저 혼자 처음부터 개척해야 하는 상황인데, 솔직히 너무 막막합니다.

특히 실험 장비도 제가 처음부터 설계하고 만들어야 하는데, 기술적으로 물어볼 사람도 거의 없고, 예산도 빠듯한 상태입니다.
교수님께서는 가능하면 지원을 해주시겠다고는 하시지만, 연구실 분위기를 보면 현실적으로 큰 지원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이고요.
이미 연구실 메인 주제 쪽에도 예산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우선 간단하게 실험해보자는 식으로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이러다 보면 장비 준비만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고, 제가 원래 하고 싶었던 연구를 깊이 있게 해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석사 과정이었다면 그냥 다양한 주제를 모두 연구하면서 참고 2년만 하고 나오자 했을 텐데, 지금은 석박통합이라 앞으로 몇 년을 이런 환경에서 버텨야 한다고 생각하니 많이 흔들립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교수님이 연구실 메인 주제로 주제를 바꾸자고 하실 것 같은 불안감도 있고요. 그리고 현재도 그 분야에대해 공부는 시키고 계십니다. 근데 저는 그쪽 분야를 커리어로 삼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진지하게 자퇴하고, 제가 원래 관심 있던 주제를 잘 다루는 다른 연구실로 옮기는 걸 고민 중입니다.
최근에 인프라가 정말 잘 갖춰져 있고, 제가 하고 싶은 주제를 활발하게 다루는 연구실이 눈에 띄어서, 솔직히 마음이 자꾸 그쪽으로 기웁니다.
다만 그쪽은 지금보다 학교 네임밸류는 조금 낮은 편이지만, 해당 분야에서는 교수님이 꽤 잘 알려진 분이고, 논문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두 연구실 분야가 좀 겹치다 보니 교수님들끼리도 알고 지내는 사이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제가 그 연구실에 꼭 들어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보니, 더더욱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 있으셨던 분들 계시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지금 이대로 계속 해보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조금 불확실하더라도 과감하게 옮기는 쪽을 선택하는 게 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