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관심있는 연구 주제가 있어 학부 3학년 2학기 때부터 한 연구실에서 학부연구생을 시작으로 현재 2년 넘게 있네요.
제가 다니는 연구실은 교수님이 이 분야(분야가 좁음, 컴퓨터 프로그래밍 하는 분야)에서 거의 국내 1인자라 할 정도로 능력이 있으시고, 큰 규모의 과제를 따시는 것에 무리가 없어 재정적으로 걱정이 없는 연구실입니다.
그런데 연구실을 다녀보니 장점이 저거 하나랑 다른 동일 분야의 연구실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월등히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이 두 개 밖에 장점이 없고 단점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1. 예전부터 교수님이 일과 연구를 잘하는 사람들에게 잡일을 몰아주고 못하는 사람들에게 분석한 데이터를 나눠주라고 명령하는 일이 흔했고 흔합니다.
2. 교수님이 현재 10년 넘게 재직중이신데, 석사 졸업이 4명이고 박사 졸업이 없습니다. 석사 졸업한 분들도 졸업한 이후 연락이 없습니다. 자퇴율이 높습니다. 졸업한 분보다 자퇴한 분이 2배 이상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3. 교수님의 지도가 부족합니다. 그냥 연구에 어떤 방법을 써라 등의 말씀만 해주시고 그걸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박사/석사과정 선배들도 여쭤보면 잘 모릅니다. 논문 보며 알아서 잘 해보라고 하고 나중에 제가 했을 때 어떻게 했냐고 방법을 공유해 달라고 합니다.
4. 과제가 너무 많습니다. 과제에 물론 제 연구도 포함되어 있지만 과제를 위한 연구를 동시에 하는 게 벅찹니다. 과제를 위한 연구를 하면 교수님이 너 석사 연구를 해야지 왜 그걸 하냐 히시고 과제 보고서 작성이 다가오면 과제 연구 왜 안했냐고 화를 내십니다.
선배들은 항상 불만이 많아 기분 맞추기 힘들고, 잡일만 떠안으니 진도가 안 나가고, 제가 잘 하고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게 되어가는 것 같아 혼란스럽습니다. 이 단점들이 심각한 건지도 사사로운 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 연구실에서 박사를 해도 괜찮은 건가요? 박사를 서울로 가도 돈이 부족하니 잘 모르겠습니다. 석사만 하고 취직할까 생각도 듭니다. 두서 없는 글이지만 제가 엄살인지 아니면 진지한 고민인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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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2025.06.15
저랑 비슷한 처지시네요..
2025.06.16
대형랩의 장단점이 딱 잘 드러나있네요... 대형랩 특징이 소수의 정예 인원들만 좋은 실적 및 양질의 논문을 작성해서 마치 해당 연구실의 실적이 좋아보이고, 실제로도 좋은것은 맞지만 그 외에 나머지 인원들은 결국 낙오되는 구조입니다. 선배님들이 굉장히 좋으신 분들이면 시간 할애하면서 후배들을 가르치는데에 시간을 많이 쓰겠지만, 대부분이 그렇지못하는게 현실이고 결국 알아서 잘 해야 살아남는것이지요. 그리고 많은 인원들의 인건비를 챙겨주기 위해서는 과제를 정말 많이 따야하고, 그만큼 과제를 위해 해야할 일이 많은데 그 일은 석사 저년차에게 몰리겠지요.. 교수님도 대형랩 인원들에게 모두 세세하게 지도하는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며 선배들한테 지도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대형랩이라고 무조건 이러지는 않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대형랩이라면 대부분 이런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25.06.16
저 위의 모든 단점+지거국이라는 환경에서 벗어나 더 큰 곳으로 가보세요. 더 낯선 환경이더라도 더 마이너스일게 있을까요? 도전하고 탈출하고 벗어나세요. 거기 계속있으면 서커스장 코끼리가 될 거에요. 족쇄를 풀어줬는데도 거기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2025.06.15
2025.06.16
2025.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