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가장 핫한 댓글은?

대학원 각오는 했지만 진짜 정신적으로 힘드네요

2024.10.08

14

5067

안녕하세요. 눈팅만 하다 김박사넷에 처음 글을 씁니다. 익명의 힘을 빌려 솔직하게 제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글이 다소 길어질 수 있지만, 끝까지 읽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현재 박사 과정을 진행 중인 대학원생입니다. 어릴 때부터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셨으나, 대형 마트들이 들어서면서 손님이 줄어들었고, 그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가족 내 갈등을 심화시켰으며, 아버지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술에 의존하게 되셨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의 한 사건은 아직도 제게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술에 취해 집에 돌아오셨고 어머니와 크게 다투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집안 물건들이 부서졌고 어머니께서도 부상을 입으셨습니다. 저는 그때 너무 두려워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가족 문제'라며 별다른 조치 없이 돌아갔습니다. 그 사건 이후 저는 집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부에 몰두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공부는 잘했으니까요... 공부는 저에게 유일한 도피처였습니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을 때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대학에서는 심리학도 복수전공하며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꿈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새로운 어려움들이 시작되었습니다. 똑똑한 학생들만 모아놓은 새로운 출발점인 느낌? 연구실 내의 경쟁은 매우 치열했고, 지도 교수님께서는 성과만을 중시하셨습니다.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인정받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랩실 사람들과의 관계 또한 쉽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는 중요한 연구 발표에서 큰 실수를 했습니다.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자존감이 크게 떨어졌고 연구실에 가는 것이 두려워졌으며 동료들의 시선도 신경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도 교수님도 실망하신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가족에게 털어놓을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잘 지내고 있다고 믿고 계시고,,, 그 믿음을 깨뜨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여전히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힘들어하시기 때문에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더 큰 걱정을 끼칠 것 같았습니다. 제가 무너진다면 우리 가족 전체가 흔들릴 것 같은 부담감 때문에 더욱더 말할 수 없었습니다.

요즘은 매일이 버겁게 느껴집니다. 연구는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 커지고 있습니다. 한때 그렇게 즐겁던 공부가 이제는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이 길을 계속 가는 것이 맞는지, 다른 선택지는 없는지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질문하게 됩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꿈도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예전의 열정과 동기부여를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계신가요?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에 대해 조언이나 응원의 말씀을 주신다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글로라도 써보니 조금은 마음이 나아지는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힘내시길 바랍니다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14개

2024.10.08

비슷한 경험까지는 아니지만 내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든 적은 있습니다.

공부가 재밌고 하고 싶으면 적성에 맞는 겁니다. 결국 끝까지 남는 자가 승리하는 거에요.

달콤한 성과가 그리 쉽게 오진 않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다 인정 받을 수도 없어요. 하지만 한 편에서는 날 인정 하는 사람들도 꽤 많을 겁니다.

내가 묵묵히 해내서 두 발로 우뚝 서면 지금 나에게 짐이 되는 것 같은 버거워 보이는 집안도 극복이 될 날이 올꺼에요.
전 그랬습니다.

2024.10.09

학계는 힘들어요. 제발로 개고생 하면서 수많은 실패를 경험해본 입장에서, 감히 말씀드립니다. 만약 계속 대학원 생활을 이어가신다면 주변에 나를 응원하던 사람들로부터 인내심의 한계란 무엇인지를 느끼게 될거예요. 공부를 잘 한다고 해서 공부를 하는 것만이 모든 상황의 답은 아닙니다.

대댓글 1개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2024.10.09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댓글쓰기

게시판 목록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