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3년 차..이제는 그만둬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지방 국립대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그동안 책으로 보고, 주변에서 듣기만 했던 김박사넷에 방금 처음 가입해서 글을 쓰러 왔습니다.

혼자 생각하기보단 여러 사람의 조언들을 귀담아 보면 어떨까 하는 심정에 몇 자 끄적여 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연구실 생활을 계속 이어가야 하나 고민이 듭니다.

지금 현재 상황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제 대학원 생활을 돌이켜 보면 정말 평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입학 과정부터 잘못된 걸까요?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교수진들 사이 이슈와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입학 후 한 학기가 지난 뒤 지도 교수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한 학기가 인정은 되었지만, 연구는 세부 분야가 달라졌기에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졸업이 자동으로 한 학기가 미뤄졌고...

진행하던 연구 주제의 리스크를 발견 후 올해 2월에 진행하던 연구를 중단하고, 4월에 새로운 주제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학기가 더 미뤄져서 총 1년...

2022년에 입학해서 2025년 2월에 졸업하는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그런데, 올해 2024년 4월에 새로운 주제를 세우고 10월 중순에 공개논문심사를 도전하기에 너무나 시간이 빠듯한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5월에 쓰러지시는 바람에 한 달 내내 또 학교를 나오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4,6,7,8,9월 5개월 준비하고 10월에 논문 발표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과는 다르게 시간이 너무 촉박하였고, 결국 연구를 끝내지 못한 상황입니다.

제 개인적인 사정이 딱한 것은 이해하시지만, 이번에 졸업하려면 어느정도의 바운더리 안에는 충족이 되어야 졸업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신 교수님이 냉정하고 서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당연히 맞는 말씀을 하셔서 원망의 화살이 제 스스로에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교수님과의 관계도 좋지 않습니다. 제 정신상태도 좋지 않아서 해야 하는 일이 있음에도 자꾸 회피하게 되고, 결국 준비를 못해서 혼나고...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다보니 교수님도 많이 지치신 것 같습니다.

제 스스로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고, 다 제가 만든 상황, 제 탓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끊임없이 맴돌고 있습니다.

제가 연구랑은 안 맞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자질 부족인지 남들은 쉽게 하는 졸업 저만 못한다는 생각에 괴롭습니다.

내년이면 서른인데 졸업하나 제대로 못하고.. 이대로 수료하고 나가면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고

사면초가인 상황에 놓인 제가 너무 불쌍하고 스스로 답도 못내리고 있습니다.

교수님은 지금 상황을 보니 졸업은 어려울 것 같고,

1. 수료한 상태로 일단 나가서 취업을 하고, 기회를 봐서 파트타임처럼 논문을 마무리 할 것인지

2. 한 학기 더 풀타임으로 있으면서 내년 봄에 발표를 진행할 것인지

결국 선택지에 이번 학기 졸업은 없다는 것을 알고 좌절감, 슬픔, 분노, 허탈감, 스스로에 대한 원망에

글을 쓰러 왔습니다.

저 어떡해야 할까요?

이 분야에 흥미가 있어서 왔는데 요즘은 연구가 즐겁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석사를 받고 졸업해서도 취업한다면 결국 또 연구와 관련된 일을 할텐데 과연 내가 좋아하는 것이 맞는지 이제 의문도 듭니다.

두서 없이 글을 너무 늘어놓아서 죄송합니다.

주변에 친구들도 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하소연 할 곳도 없어서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