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웍 이후 연구 관련해서는 마땅한 코칭이나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교수님들은 독립적인 연구자를 양성한다는 명분으로 대학원생들을 값싼 일꾼 정도로 소비하는 게 학계의 전통인 것 같아요.
졸업 앞두고 있는 학생으로서, 박사 학위 중에 배운 것이 많긴 하지만 이 길이 최선이었는지 자문하면 확답을 못 내리겠네요. 제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지도 교수님, 학교, 연구비를 대는 국가 입장에서도 더 나은 대안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계의 인재 양성 시스템이 이대로 변하지 않는다면, 어드바이저의 가이드 없이도 연구 환경만 갖춰지면 스스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극소수 능력자들을 제외하면 학계 잔류를 목표로 박사 과정에 진학하지 않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경험하기 전에는 자각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요즘 대기업들은 입사하면 업무 관련 교육을 엄청나게 시킨다고 하죠. 어떤 분들은 기업이 대학의 기능을 대체할 거라고 전망하기도 하더라고요. 요즘 계속 머리에 맴도는 생각이라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서 글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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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개
2021.11.01
코스웍 이후 연구 관련해서는 마땅한 코칭이나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교수님들은 독립적인 연구자를 양성한다는 명분으로 대학원생들을 값싼 일꾼 정도로 소비하는 게 학계의 전통인 것 같아요.
졸업 앞두고 있는 학생으로서, 박사 학위 중에 배운 것이 많긴 하지만 이 길이 최선이었는지 자문하면 확답을 못 내리겠네요. 제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지도 교수님, 학교, 연구비를 대는 국가 입장에서도 더 나은 대안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계의 인재 양성 시스템이 이대로 변하지 않는다면, 어드바이저의 가이드 없이도 연구 환경만 갖춰지면 스스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극소수 능력자들을 제외하면 학계 잔류를 목표로 박사 과정에 진학하지 않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경험하기 전에는 자각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요즘 대기업들은 입사하면 업무 관련 교육을 엄청나게 시킨다고 하죠. 어떤 분들은 기업이 대학의 기능을 대체할 거라고 전망하기도 하더라고요. 요즘 계속 머리에 맴도는 생각이라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서 글 남깁니다.
2021.11.01
실제로 박사학위를 마치고 얻게되는 가장 큰 자산은 problem을 define하는 능력이죠. 물론 problem solving 능력도 월등하게 올라갑니다. 그리고 이 능력들은 꼭 academia만이 아니라도 여러면에서 도움이 될껍니다. 저는 박사학위자들이 학계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영역에서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꼭 학계에 남을 필요는 없죠.
주제와는 다른 얘기지만, 원론적으로 생각해보면 본문에서 언급된 ‘어드바이저의 가이드 없이도 연구 환경만 갖춰지면 스스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자’가되어야 박사학위를 수여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죠. 실제로 시키는 실험만 하다가 technician에 가까운 상태로 박사학위를 받는 사람들도 정말 많습니다.
대댓글 1개
2021.11.01
사실 저는 처음부터 학계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어요. 기업에 가서 일을 배우고 보다 실용적인 연구를 경험하는 것도 나름 보람찬 일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제가 느낀 것은, 저뿐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어드바이저의 가이드 없이도 연구 환경만 갖춰지면 스스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자’가 스스로 되도록 내몰리고 있고 이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는 거였어요. 모르겠습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걸 수도 있고요.
2021.11.01
연구에 관련해서는 코칭이나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교수의 지도가 더 필요하겠지요.
대학원생들을 값싼 일꾼 정도로 소비하는 랩도 있겠지만 차근차근 지도받으면서 실력을 쌓아가는 랩도 많습니다.
물론 박사과정 코스웍까지 마쳤다면 어느 정도는 주도적으로 해야하고 그런 부분이 점점 늘어가야 하는 것도 맞고요.
그냥 그런 랩에 있지 않아서 그런 지도를 받지 못했던 겁니다.
랩마다 방임이냐 세심한 지도냐 분위기가 다르고 세심한 지도를 원하고 필요한데 방임 랩에 가면 망합니다.
이건 전 세계적으로 당연한거고 본인이 잘 알아보고 가야 하는 부분이지 학계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업은 당장 아주 구체적으로 진행시켜야 하는 프로젝트가 정해져 있는 거고 랩은 그것보다는 훨씬 더 자유로운 연구를 추구합니다. 완전히 다른 겁니다.
대댓글 2개
2021.11.01
사실 제가 지도 교수님과 의사 소통을 잘 못한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적절한 훈련 과정을 경험하지 못하는 대학원생들이 생기는 게 학계의 문제라고 말하는 게 과장일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다만 처음 일을 배울 때 모든 것들이 너무 주먹 구구식이고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었던 게 너무 아쉽습니다. 분명 훨씬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는 것들이었는데 너무 먼 길을 돌아온 것 같아서요.
IF : 5
2021.11.02
항상 가까운 길만 갈 순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다는 것, 먼 길을 가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학원이기때문에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다음 일할 때는 좀더 체계를 갖추게끔 바꿀 수 있다면 대학원 초기 레벨에서는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갈 길을 자세히 다 알려주는 것이 지도교수의 역할인가 하면 전 잘 모르겠어요.
IF : 5
2021.11.01
일단 기업에서 절대 그렇게 트레이닝 시켜주지 않아요... 다루는 범위가 보통 매우 방대해서 트레이닝을 받는다 해도 거기서 써먹을 수 있는게 많지도 않고요. 비슷한 30초반 나이라면 기업에서 구르면서 트레이닝 받아온 사람이 빨리빨리 일하는건 좀더 잘할지 몰라도, 연구개발 측면에선 박사과정 통해서 잘 트레이닝 받다 갓 들어온 사람 넘어서기 정말 쉽지 않아요. 윗분 말씀대로 전 박사과정이 학계 안남을거면 의미가 없다 생각하진 않아요. 기여하고 능력발휘할 부분은 많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어드바이저 없이도 알아서 프로젝트 수행 가능한 사람이 되어야 박사급이 되는건 맞아요. 다만 교수들이 착각을 자주 하는 부분은... 그들이 박사급을 데리고 일하는 중이 아니라 박사급들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는걸 아주 자주 잊고 사는 것 같단 생각은 해요.
대댓글 4개
2021.11.01
기업이 인력 수급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면 특정 분야에서 대학원의 기능이 축소되지 않겠냐는 정도의 생각입니다. 그냥 주워 들은 건데 일리가 있는 것 같아서요.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은 기업에서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다양한 그룹과 교류하고 협조하는 건 기업에서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IF : 5
2021.11.01
제가 봤을 때 학교와 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시간이 있는가, 효율을 추구하는가 입니다.
적어도 제가 지금 겪고있는 기업이라는 곳은 효율추구 이윤추구의 집단이라, 생각보다 먼 미래를 보지 못합니다. 당장 먹거리 챙기는데 바쁘고, 또 최대한 적은 인원(=인건비)으로 그것을 해결하고 싶어해요. 인력도 너무 많으면 리스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기업의 주니어 직원들은 문제해결, 문제정의같은 트레이닝을 받을 시간이 사실상 없습니다. 시킨 잡일하기에도 근무시간 모자라요. 주니어든 시니어든 조금만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하면 다들 똑똑해서 충분히 생각해낼만 한데, 너무 시간이 없고 데드라인이 촉박하다보니 그게 안되고 항상 혼만 나서 왜그럴까 생각을 입사 초기에 많이 했습니다. 결국 시간이더라고요.
저도 그런 식으로 더 장기적으로 볼 줄 아는 오너와 관리자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말씀드리고 갑니다.
2021.11.01
현실적인 조언 감사합니다.
IF : 5
2021.11.02
네, 갈수록 대졸 공채보다 수시채용, 박사급 경력채용이 더 보편화되어가고있는 현상이랑 같이 보세요. 내부에서 오래 공들여 키우는 대신 박사뽑기 해보겠다는 의도가 적나라하게 보이는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심지어 임원조차도 외부 스카우트 많이 해요.
기업은 시간들여 그렇게 키워줄 생각과 여력이 없습니다. 거기서 크고싶으면 알아서 커야해요. 이건 박사급으로 입사해도 들어간 이상 다 마찬가지고요.
긍정적인 맹자*
2021.11.01
이런 의견들이 하나씩 모이다보면 자연스레 대학원은 소멸하겠죠.
대댓글 1개
2021.11.01
기다려보면 알게 되겠죠.
2021.11.01
박사 자격증이 필요하니까 하는거지 사실상 뭐든 박사급이라는 기준을 필요로하니까..... 능력이야 어디든 키울수 있음
2021.11.01
2021.11.01
대댓글 1개
2021.11.01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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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1
2021.11.02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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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1
2021.11.01
2021.11.01
2021.11.02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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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1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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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