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사넷

  • 연구실

지방대 교수의 단상

무서운 맹자

2021.09.23 27 12071

*현타에 끄적인 글이 IF도 받고... 이거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추가로 몇가지 더 넣어 봤습니다. (SKP, 연구중심대학 교수님들의 단상을 듣고 싶습니다.)
관심에 감사드리며 응원 받아 다시 달려보겠습니다. 피ㅡ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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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국립대 조교수 재직 5년차

5년간 교수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점 (feat. 지역 거점 국립대 아님)

1. 실험실이 없네?
- 임용되고 1년간 실험실 없음. 1년뒤 봉인되어있던 귀신 나올것 같은 공간을 얻음
- 요즘 젊은 교순 연구를 안해... 라떼는 말이야 연구실 없어도 SCI를 ...

2.나보다 나이 많은 장비님이 계시네?
- 올해 43살이 넘으신 고가 장비께서 실험실에 계시고...

3. 정착비가 있긴 하네
- < 500만원 (3년차에 소급해서 100만원대 한번 받았음... ㅠㅠ)

4. 입결
- 평균 5등급 초반 (21학번)
- 물리/화학/수학 안하고 싶어요 (... 그러게)
- 평균 학기당 수업 12학점 (강의 준비를 많이 하면 점점 줄어드는 논문 수)

5. 학부생/대학원생 모집 상담
- 공기업 갈 수 있나요? (학점은? 영어는?)
- 공무원 시험 준비할래요 (그래... 잘 가렴)
- 영어 성적 없어요 (feat. 4학년 졸업반)
- 석사하면 삼성 가나요? (갈 수는 있지... 갔다와 수원에 있어)
- 은연 중 풍기는 자신감 (저 학과 탑 티어 에이슨데요? feat.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뭐에요?, 나도 SPK 에이스였다)

6. 학생이 있긴한데..
- 3년차 되고 처음 석사 받음 (우수 학생에 대한 선택의 여지는 없음, 그냥 오면 됨)
- 아주 작은 난관 (실험하다 뭐가 안됨)이 있으면 멈추어 지켜보고 있음 (님.. 랩미팅 때 보고라도 해주세요)
이건 하위레벨 학교 학생들의 특성인 듯 (처음에는 이해가 안되었는데, 이제는 그러려니함)
- 실험실 고차년도 박사과정 또는 포닥, 능력 부족 (소규모 팀/후배를 리딩하기에는 ...)
- 실험실 행정 업무와 잡무는 모두 괴수가 함 (차마 제자들 능력 부족이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어서)
- 제안서도 괴수가 씀, 학생은 실험만 함 (어쩌겠어 ㅜ)
- 출퇴근은 9 TO 6 (나는 9 TO 12, 대학원생이 된 기분, 8살 아들 왈: 아빠는 왜 맨날 학교에서 늦게 와? 선생님한테 혼났어?)
- 학생들이 업무시간에 게임 안하고 잘있는것 만으로 만족하고 있음
- 인건비는 180 + 알파 (포닥이 신임조교수보다 월급 많을 수 있음.. ㅜ)
- 가끔 훌륭하신 석사과정생들이 지도교수보다 우수한 연구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함 (feat. 본인피셜)
건방.... 아니 뛰어난 제자님아... 칼리브레이션은 하고 실험하냐 ... ㅜ

7. 지역국립대의 장점
- 교육부 예산: 실험실 안전 장비 구매 (실험복, 폐시약통, 흄후드, 공기정화기, 생물/화학실험대, 소화기, 안전함 ,,, )
- 여유로운 승진 실적 (대략 6년간 SCI(E) 12편정도쓰면 됨)
- 실적 압박 없음 (일말의 양심은 있어서 네이쳐쓰라고는 안함)
- 편안한 정교수 생활 (수업만 해도 됨)
- 월급 잘 나옴/ 국립대 교수라 대출도 잘 나옴
- 학교 안와도 아무도 뭐라안함
- 학교 너무 자주와도 뭐라 함 (방학인데 학교 왜 와? 읭? <O_O??)
- 한미한 교수라 김박사넷 오각형 별점은 없음 (건수 부족, 내가 괴수인걸 안들킴)

8. 이상하다.. 내가 PI 이긴한데.. 세상은 참 다양한 대학원이 존재하였다는 것을 깨닫는 중 그리고 내가 다닌 대학원과 너무 달라서 적응이 잘 안된다 (지금은 내가 괴수구나).

*9. 학교/학과 잡일
- 임용되고 1년 후 학과장 당첨 (이건 회의 회의 회의 연속임.. 사실 회의 내용은 잘 모르겠음, 별로 관심이 없음... 그저 조교 선생님만 바라보고있음, 학사, 졸업, 전공 시수, 수업, 회의 개최, 등등..)
- 기타 학과 사업 참여 제안서 및 잡일은 학과 바이 학과 (막내담당, 자율담당, 공동담당 등)

*10. 공동연구 (살기 위한 방편)
- 포닥처럼 자소서 들고 학회 여기 저기 기웃 기웃하면서 자소서 같은 연구 발표
(선생.. 아니 교수.. 아니 형, 누나, 동생, 박사님들 함 도와주십쇼...)
- 현실은 잘 안껴줌 (재밌는 연구하시네요? 뭐야 이 듣보는)
- 그래서 해외로도 눈을 돌림 (베리 인터레스팅~~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같이 하자고 함, 진짜지?)
- 마지막 희망(보험)은 역시 하청 (간단한 실험 추가 해주고 공저자 줍줍)과 흘린 먼지 주워담아쓴 논문 (국내지)

*11. 건강상태
- 아직은 괜찮지만 열심히 하는 주변 교수님들 보면 대상포진, 몸살, 잔/중병치레, 골골골....
- 생각보다 지역대에서 정치 말고 연구로 하드 캐리하는 교수의 생물학적 수명이 길지 않은것 같음 (ㅜ)
- 살기위해 틈틈히 운동 중

*12. 학생들 진로
- 대학원 석사 졸업후 괴수의 목표는 중소기업도 못가는 애들 중견 기업은 보내는것
- 이마저도 쉽지는 않음 (안갈래요, 영어 성적 없어요, 급여가 작아요, 또는 회사에서 "그 건방.. 우수한 " 친구를 거부할 때)
- 가끔 잘가는 학생도 있음 (확률은 1/5, 무려 대기업 연구원, 본인이 부단히 노력했음, 괴수도 매일 불을 뿜었지)

마무리...
- 정교수되고 편하게 놀아야 하나... 연구하고 싶은데...
- 일하다 찾아온 현타에 쓰는 넋두리 입니다 ㅎ. 다들 재밌게 연구하세요 ~

댓글 27

  • 꼼꼼한 존 롤스

    2021.09.23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 은연 중 풍기는 자신감 (저 학과 탑 티어 에이슨데요? feat.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뭐에요?)
    이건 지방국립대만 그런거 아닌거같아여 ㅋㅋㅋㅋ

    대댓글 0개

  • 체한 어니스트 러더퍼드

    2021.09.23

    정착비가 500 언더라니.. 그래도 1년에 하고싶은 연구 하나씩만 하면서 지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네요 학생도 소수로만 운영하고

    대댓글 0개

  • 씩씩한 쇠렌 키르케고르

    2021.09.23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추가 : 돈 걱정 없이 다닐수 있어니 오라고 해도 안옴
    위에 본문 처럼 다른 공무원 준비 하는게 쉽다고 함

    대댓글 0개

  • 호탕한 박경리

    2021.09.23

    우리나라에 대학원이 있고 연구중심대학이라 할 수 있는데가 몇군데 안되요 ㅠㅠ 애들 레벨은 좀 낫긴하겠지만 일부 인기 공대랩 말고는 서울 중위권만 가도 대학원 초토화되어있다고 봐야;; 그리고 연구비는 재단 연구비든 뭐든 알아서 따오라는게 요즘 대학들의 분위기인 것같아요. 어떤 수도권 사립대는 입사할 때 연구비 몇푼 따올지도 서약하라고 .. 지거국도 충남.전남 정도까지만 대학원이 좀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대댓글 0개

  • 이기적인 아이작 뉴턴

    2021.09.23

    구구절절 공감이 됩니다. 수업시간에도 왜 자기를 이해시키지 않고 넘어가냐.. 이런 류의 클레임이 되게 많죠.

    대댓글 0개

  • 이기적인 아이작 뉴턴

    2021.09.23

    제가 느끼는 가장 큰 낙차감은.... 뭔가 자기가 잘 모르거나 잘 못하는 것에 대해서 본인이 아닌 주위 (교수, 학교, 환경) 등 모든 탓을 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대댓글 2개

    • 무서운 맹자 (작성자)

      2021.09.23

      네 저도 공감합니다... 저는 프로 불편러들이라고 칭합니다..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고 점점 방어적으로 수업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무서운 스티븐 호킹

      2021.10.22

      사실 본인이 알아서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대학원에 갈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학문에 뜻이 있고 알아서 척척 하는 학생이면 상위권 학교에 있을 거고요. 학생은 교수에게 도움을 원하고, 교수는 학생에게 실적을 원하니 생기는 불협화음인 것 같아요.

  • 재밌는 에이다 러브레이스

    2021.09.23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본인의 역량 개발 마저도 다 학교, 교수, 연구실 탓만 하고 박사과정 진학할 때도 본인이 입학을 해주는 것이니 알아서 모셔라, 하는 태도들도 꽤 있습니다.

    대댓글 0개

  • 시끄러운 아인슈타인

    2021.09.23

    수도권 사립대인데 뭐 비슷합니다. 입결은 더 높은데 실험실이나 장비, 정착금 같은 건 거의 비슷하네요.

    대댓글 0개

  • 긍정적인 호르헤 보르헤스

    2021.09.23

    와... 저정도 지원에 승진실적은 연간 2편을 요구하다니
    진짜 직위만 주고 "나머진 알아서 해" 네요..
    독립적인 연구를 할 수 있나요 저런 상황에서..?
    이론쪽이면 몰라도 실험으로 시작하고 실험으로 끝내는 연구쪽은 조교수 내내 과제 따고 실험실 셋업하다 끝날거같은데ㅠㅠ

    대댓글 2개

    • 무서운 맹자 (작성자)

      2021.09.23

      연구재단 개인기초, 집단, 기업과제 돌리는데 제가 직접 실험합니다... 이러다가 나이들어 모두 지쳐서 연구를 안하나봐요

    • 긍정적인 호르헤 보르헤스

      2021.09.23

      고생이시네요.. 이러니 조교수 부교수때 일에 치여 살다가 정작 테뉴어 받으면 퍼진다는 소리가 나오는거같네요 ㅠㅠ 홧팅입니다..!

  • 무기력한 르네 데카르트

    2021.09.23

    댓글에다가 질문을 드려서 죄송한데, 어떤 원생을 좋아하시나요 ㅜ 서울 중위권(중시) 학부 졸업하고 자대 석사중인데 저도 교수님께 한숨만 나오는 학생이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대댓글 1개

    • 무서운 맹자 (작성자)

      2021.09.23

      어떤 학생이 개인적인 호불호는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비슷할 것입니다. 연구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학생을 좋아하지요. 이 말은 수동적이지 않고 주도적으로 연구와 공부를 하는 학생일 것입니다. 여기서 능력치는 별개인 것 같습니다. 국내 저널이라도 본인이 고민하고 주도적으로 연구하면서 교수님과 토의를 학생이 우수한 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

  • 무심한 제임스 맥스웰

    2021.09.23

    안녕하세요. 지방 국립대이시군요! 저는 지방 사립대 다니는데 여기는 더 처참합니다. 다만 연구실은 나름 쾌적한 환경입니다. 장비 같은 경우 지방국립대 연구센터 과제참여해서 빌려쓰고 있고요 ㅎ 대학원생은 내국인을 찾아보기 드물어요 거의 중국인... 쨋든 건투를 빕니다!

    대댓글 0개

  • 너그러운 장자크 루소

    2021.09.23

    토닥토닥

    대댓글 0개

  • 대담한 앨런 튜링

    2021.09.23

    혹시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이 가는 학교인가요? 외국인 학생을 잘 선별해서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외국인이 오면 신경써야할 게 많고 잘 선별하지 못하면 진짜 이상한 애들이 와서 고생하는 경우들이 있긴 하지만... 잘 고르면 국내학생들보다 동기가 강하고 똑똑한 친구들이 들어올 수도 있어서요. 학교마다 외국인 장학금 따로 있는 경우도 있고요. 비슷한 출신 (착한) 외국인 2-3명 데리고 있으면 애들끼리 지지고 볶으면서 으쌰으쌰 연구실 잘 굴러가게 하는 경우도 있는듯..

    대댓글 0개

  • 화난 베르너 하이젠버그 (탈퇴한 회원입니다)

    2021.09.24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또다른 대학원의 세계가 있군요 ....
    학벌은 중요하다.

    대댓글 0개

  • 명석한 막스 베버

    2021.09.27

    포닥인데, 요즘 pi에게 열심히란 소릴 듣고 멘붕입니다.
    아니 저 중딩 이후로 잠 세시간도 안자면서 공부하고 실험하고 논문 썼어요.
    박사 끝내고 6개월간 퍼져서 9 to 6 그때 첨 해보고 잠 8시간 자본게 전붑니다. 이후 포닥생활도 평균 3-4시간입니다.
    교수가 당연히 꿈인데,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현실을 냉정히 보면, 제가 교수 되도 파이펫 잡고 실험+수업 준비면, 전 대체 언제 자나요??? 과로사 하려나?

    대댓글 1개

    • 후회하는 플라톤

      2021.09.28

      많이 하는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잘해야죠.
      충분히 잘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잠도 좀 주무시고, 하고싶은 일 같이 하면서 현재 효율의 90%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지금까지 앞뒤없이 달리는걸 잘 해오신 만큼 이것도 잘 하실 수 있을겁니다.

  • 후회하는 플라톤

    2021.09.28

    현직 포닥이고... 대학 / 연구소 지원중입니다만,
    원글님 말씀 들어보니 왠지 정출연이 더 가고싶어지네요. 당장은 그 이상 상위권 대학은 힘들 것 같아서... 물론 현실은 어디가됐든 뽑아줘야 가죠 ㅠㅠ

    대댓글 0개

  • 공허한 존 필즈

    2021.10.15

    저는 지J대에서 spk석박하고 모교 교수중인데, 맘 다 털어내고 후배들이랑 놀면서 회사생활한다 생각합니다. 2년만에 다 포기했습니다.. 후.. 17학번 과잠입고 애들이랑 드론날리고 요즘 젊은 애들 욜로라이프 처럼 하고있습니다.

    대댓글 3개

    • 침착한 척척박사

      2021.10.19

      ㅋㅋㅋㅋㅋㅋ

    • 겁먹은 소크라테스

      2021.10.20

      재밌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허탈한 그레고어 멘델

      2021.10.21

      앜 귀여우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웃는 아리스토텔레스

    2021.10.23

    정말 백 번 천 번 공감합니다.. 지방 사립대 공대 교수입니다.(재직3년차)
    후....
    원자량 알아?
    (저 고등학교 때 문과였는데요???)
    아...

    대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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