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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대학원 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는 부모님

202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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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혹시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을까 싶어 글을 씁니다.
제 부모님은 양가 친가 모두 대가족으로 주로 1차 산업에 종사 하시는 분이 많으셨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유일하게 결혼 후 서울로 상경하였습니다. 아버지가 서울에서 일하신 덕분에 저는 학원도 다닐 만큼 다니고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맨 처음에는 부모님도 저도 대기업 취직을 원했지만 공부를 하다 보니 전공이 재밌었고 박사 유학이라는 선택지가 생겨 원서를 넣고 어쩌다가 덜컥 탑스쿨에 붙게 되었습니다. 모든 준비 비용(토플, 첨삭, 스터디, 리포팅, 원서비)은 제 월급에서 지출하였고 부모님께는 유학을 가고 싶다고 미리 말씀 드렸었습니다. 부모님도 니가 하고 싶으면 한번 해 봐라 했고요.
과분한 학교에 붙어 기분이 좋지만 그것도 잠시 부모님이 미국을 잘 알지 못하심으로부터 나오는 갈등들이 벌써부터 생기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미국을 가보신 적이 없으며 미국 문화도 전혀 모르십니다. 저도 딱히 가본적이 없어 모르지만 ㅡ 부모님은 길거리에서 조금만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은 학생들을 봐도 쟤 좀 봐라, 뭐하고 다니는 거냐 등등 싫은 소리를 아끼지 않으시는 보수적인 분들입니다.
제가 진학 예정인 대학원의 잠정적인 교수님의 웹사이트를 보여드리니 왜 (교수님의 성) group으로 사이트를 만드는 거냐, 자기 쫄따구들이라고 생각해서 이런식으로 그룹명 짓는거냐(…) 부터 시작해서 결혼할 때 깜x이(공개적인 사이트에서 이런 부적절인 표현 죄송합니다. 한두번 들은 게 아닙니다…) 데려오기만 해 봐라까지…
Open house 행사에 초대를 받았는데 가겠다고 말하니 엄마도 가고싶다, 왜 같이 못 가냐(호텔을 룸메이트랑 같이 사용해야 한다고 해도 가족끼리 간다고 입학처에 사정하면 되지 않냐라며…) 부터 시작해서 너가 박사 가면 엄마가 1년동안 같이 너랑 가서 영어도 배우고 너 밥도 해주면 좋지 않냐(어머니는 쿠팡 주문도 혼자 못하시고 혼자 있는걸 극도로 무서워하십니다) 까지… stipend 금액이랑 대학원생 기숙사 비용 보더니 날강도 새끼들이라고 욕하시는 등 ㅠ 옆에서 듣고 있는 게 너무 힘들고.. 가난한 대학원생이라 독립 못하고 얹혀 살았기에 버럭 화내기도 뭐합니다…
대학원생일 때도 늦게 들어오면 지도교수님 욕하고, 그런데 왜 다니고 있냐는 등의 소리도 엄청 많이 들었는데 정서가 아예 다른 미국 문화를 결코 받아들이시지 못할 게 뻔하고 박사 과정 동안 전화는 얼마나 많이 할 것이고 부모님 안 챙기는 자식이라고 얼마나 뭐라 할 지 눈에 선해서 가슴이 답답하네요… 술먹고 써서 맥락도 없고 전후사정도 명확하지 않아 죄송합니다 그냥 유학은 과고나오고 집에 돈 많고 부모님이 학식이 있는 엘리트들이 가는 거였나 그냥 대기업 취직할 거 그랬나 많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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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개

2025.02.02

이제 잘 정리해서 출국만 하시면 됩니다.
어쩔 수 없어요.

해외에서 이방인의 삶을 살다 보면 원가족, 특히 부모 형제와의 시간이 점점 파편화되는 것을 느낄 겁니다.

그런데 유학 준비하면서 한번도 생각해 보고 각오하지 않았나요?

원래 유학이 자기 삶을 걸고 하는 겁니다.
60년 전 쯤 1세대들도 그랬고 지금 막 은퇴하시는 70뇬대 학번들도 그랬고 IMF 직후에 나간 90년대 학번도 그랬어요.

2025.02.02

가족과 사이가 좋고 내 모든걸 이해해주고 지원해줘도 나이 30 넘어가서부터는 독립해야합니다. 자기만의 길을 개척해야한다는 의미입니다. 부모 자식 간 관계가 특별한거 없어요. 대학때까지 키워준것만으로 이미 부모님은 모든 의무 다 하신겁니다..

2025.02.02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게 아니라면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2025.02.02

미국 문화가 아니라 부모님 세대가 가진 전통적인 한국 문화가 강하신 것 같아요.
박사과정은 혼자서 잘 해나가시면 되요. 부모님께는 적당히 설명드리고 선을 잘 그으시길 바랍니다.

2025.02.03

나중에 배우자 만날때 엄청 신경쓰이시겠네요.. 그냥 본인 갈길 가면 됩니다.

2025.02.03

제 조부모님이 저 유학 올 때 보이셨던 태도가 떠오르네요. 저런 말씀을 하실 때 기저에 있는건 본인 자식을 자기가 아예 모르는 곳에 내놓는것에 대한 불안함을 자기가 아는 방식대로 통제하고 싶어서 그러신것 같습니다. 너무 말 내용 자체에 휘둘리지 마시고, 그냥 작성자님이 알아서 충분히 잘 할 것이고 부모님과 완전히 끊어지지 않을 것임을 가볍지만 꾸준하게 표현해드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픈 하우스 참석, 유학 따라가기 등 이런 요구를 하실 때에는 '현실적으로 비자 받을 명분도 없이 뭘 가냐, 나 혼자서도 충분히 잘 한다' 이런식으로 가볍게 쳐내시고요. 가치관적인 것들 (인종이나 문화 비하)도 그냥 '사람 사는게 다 다른거다, 나는 열심히 내 단도리 잘할 테니 걱정마라' 이런식으로 가볍게 쳐내세요. 돈 관련한 것들도, '귀중한 교육 받으러 가는데 이정도라도 돈 주는 게 어디냐, 이렇게 전문성 가지면 나중에 더 많이 벌 수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면 되구요. 적당히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되, 부모님의 안심은 챙겨드릴 수 있는 가볍지만 단호한 표현을 추천드립니다.

2025.02.03

와 생각만해도 갑갑하네요..! 어제 부모님이랑 별거아닌걸로 싸웠는데 이글보고 화해하러 갑니다.

IF : 1

2025.02.03

미국 살다보면 생각 많이 바뀌실분 같네요. 당장 좀 힘들어도 새로운 세상에서 경험많이 하시길 바라요. 화이팅입니다

2025.02.03

저는 부모님 세대정도 되겠네요. 저는 이민와서 큰아이가 뉴욕에서 빅테크에서 인턴해요.

제가 겪었던걸 지금 세대에도 겪는다니 마음이 그렇네요.
지금도 그렇게 느낄거고 미국에 가면 더 느낄거지만..
그래도 가세요. 저라면 그랬을거같습니다. 가서 열중하다보면 이런 번뇌는 조금씩 무던해질거에요.

건승하시길 빌게요

2025.02.04

필터없는 표현으로...
가족이 아니라, 저 정도면 혹입니다.
여력이 되면 방을 구해서 어머니랑 같이 살면 되는데, 그게 어렵죠..공부하러가는거지 놀러가는게 아닌데요. 불도저 처럼 밀고 나가시죠. 부모님이 인생 대신 살아주실것 아닙니다.

2025.02.04

좋은 기회 가지게 되셔서 정말 축하드려요!
혼자서 열심히 하시면서 꼼꼼히 알아보시고 자기 길 개척해나가서 이런 기회 가지게 되셨을 거에요.
당신들 챙기는것, 이만큼 해줬으니 이정도는 당연하지 않냐 등.. 대기업을 가셨어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을 것 같아요.
자식과 부모는 결국 서로에게 독립을 해야하는 관계입니다.
어떠한 스탠스를 취하는게 결국 글쓴이님에게 좋을지 고민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할것은 하지만 끝까지 매여있지 않으실 수 있도록 건강한 관계 만드시길 바랍니다!
허기진 소크라테스*

2025.02.04

;;; 나이가 몇이세요 대체... 잘 됐네요 이 기회에 부모님과 바운더리 재정립하세요.

2025.02.04

부모님을 설득할 생각은 하지 마시고요 그 분들 미국 못 가게 하세요 ㅠㅠ

2025.02.05

1. 미국 유학을 이미 가 있거나
갈 예정인 친구들을 최대한 많이 만드시고
그 친구들과 꿈을 공유하세요.
가족보다 더 큰 지지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2. 글쓴님처럼 여러 고난을 이겨내고 유학가신 분들이
오히려 엘리트 코스 밟은 사람보다 미국생활 잘 버틸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과고 출신인데, 제 주변에 진짜 독보적으로 뛰어난 친구는 일반고 출신입니다.

2025.02.08

그냥 하지마
부모가 대가리가 업으면 못하는게 유학임
속시원하게 들이 박으셈.
엄마아빠, 나 건들지마. 내 앞길 알아서 할게. 등으로.
그래야 정신 차리, 아니면 항상 애처럼 보실듯.
80을 먹어도 부모눈엔 애임.
보수적인 옷차림에대한 눈길은 본인이 부모님께 정서의 차이점을 설명드리고 인내하는수밖애.
부모님 입장에서는
'아이고 우리 아들이 저렇게 배꼽 자랑하는 애들을 만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실거임.
난 아들놈이 그런애 만난다? 아무생각없음. 지선택임.
범죄자 같은 년만 사라락 걸러주는게 내 역할일뿐.
여튼 유학 생활 화이팅.

2025.02.10

아무런 지원 없이 탑스쿨에 풀펀딩이라니 대단합니다

쉽지 않아요

나중에 잘 풀릴거니 걱정 마시고 이제 독립하고 자신의 길을 가세요

2025.02.18

다른 사람의 일이라 함부로 얘기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참고용으로 그냥 편하게 들어주세요.

자식은 언젠가는 부모로부터 독립해야합니다. 여기서 독립을 한다는것은 단순히 무관심해진다거나 거리가 멀어지는게 아닌, 부모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가는 과정입니다. 이는 모든 부모 자식이 반드시 한번은 거쳐야 하며, 그게 비교적 평탄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있고 또 전쟁과도 같은 갈등속에서 진행되는 경우도 있는것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누구나 언젠가는 거쳐야하며 너무 늦어져도 좋을게 없습니다.

작성자님은 분명 본인이 계획한 삶의 방향이 있고, 그것을 잘 진행중인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부모의 영향력에 상관없이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추진해나가는게 부모로부터 진정한 독립을 이루는 과정이겠죠. 이런 시점에서 부모와 떨어져지낼 상황이 만들어진것은 어떻게보면 좋은 기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차분히 계획하신걸 이루어나가되, 부모님의 요구를 다 들어줄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어차피 최대한 요구를 들어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바엔 그냥 미움받기를 택했습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많은 경우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요. 끝까지 이해를 못하더라도 차라리 그편이 낫다고 봅니다. 원래 자식은 부모를 이해못하고 부모도 자식을 이해하지 못하는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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