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한 연구소 소속 랩실에서 석사 과정 2학기 차를 보내고 있는 대학원생입니다. 반도체 분야에 대해 공부를 더 하고 싶고, 반도체 분야에서 마이너한 주제를 다루는 곳을 찾던 중 자대 (지거국) 교수님 소개로 현 소속 랩실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입학 전 들었던 것과 현재 랩실 분위기 및 연구 환경이 너무 달라 자퇴를 심각하게 고려 중입니다.
제가 자퇴를 고민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들어와서야 알게 된 랩실 규칙 및 환경 - 주말/공휴일 출근 (강제는 아니라고 하나 지도 박사님 눈 밖에 안 나려고 다들 출근하는 분위기) - 논문 출간 제한: 석사는 졸업논문 외에 1저자 논문 게재 불가 (박사들이 게재하는 논문에 2, 3저자 로만 참여 가능) - 휴가 및 휴학: 연가는 1년에 단 5일, 중간 휴학 절대 불가
2. 동기의 석박 전환 포기와 함께 몰린 잡일 폭탄 저와 함께 입학한 여자 동기(석박 통합으로 지원)가 1학기 중간에 삭막한 분위기와 과도한 잡일을 견디지 못하고 석사 과정으로 전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도 박사님, 랩 매니저 선배와 면담을 진행했고, 이후 동기는 물품 구매/정리 같은 잡일 부담이 줄고 SEM 등 분석 장비 교육도 받았습니다. 심지어 석사는 원칙적으로 개인 실험을 못 함에도 예외적으로 본인 논문 주제를 받아 한창 실험 중입니다.
문제는 동기가 내려놓은 잡일과 기존 박사 선배가 하던 다른 잡일까지 전부 저에게 넘겨졌다는 점입니다. 최근 2달 간은 잡일만 처리하다 보면 밤 21시~22시가 됩니다. 정작 제 논문 실험은 4개월 동안 대략적인 계획만 세운 채 방치되어 있고, SEM 같은 주요 분석 장비 교육은 시작도 못 했습니다.
3. 외주 서비스 우선 가동 및 지도 박사님의 장비 파손 저희 랩실은 국가 예산을 지원받아서 구축한 고가의 장비가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 목적 실험은 뒷전이고 민간 기업의 시험 의뢰 서비스 업무 비중이 너무 과도합니다. 기업 의뢰 하나당 최소 3일 이상 장비를 돌려야 해서 주말/야간 가동이 일상입니다. 장비 가동, 데이터 정리, 보고서 작성 등 후처리까지 하면 일주일이 통째로 날아갑니다. (이 과정에서 장비를 수백 시간 돌리며 장비 사용법과 트러블 슈팅은 반강제로 터득하긴 했습니다.)
한 달 전에는 지도 박사님이 저를 따로 불러서 말씀하시기를, '너는 이제 입학한 지 반 년이 됐는데 네가 쓰는 장비도 잘 못 다루고 할 줄 아는 것이 무엇이냐' 고 따로 타박을 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불과 2주 전에 지도 박사님이 해당 장비의 내부 구조도도 없고, 해당 장비에 대해 잘 모르심에도 불구하고 내부를 알고 싶다며 장비를 뜯었다가 냉각수 라인을 터뜨려 핵심 부품이 녹슬고 손상되었습니다. 결국 장비는 12월에야 정상화 예정이고, 타 기업 의뢰와 졸업 예정인 선배들 실험까지 밀리면서 원래 8월 예정이던 제 논문 실험은 내년 2~3월로 연기되었습니다.
4. 수직적 문화 및 뒷담화 지도 박사님과 고연차 선배들이 "연구소 내에 있으니 비즈니스 캐주얼 착용할 것", "병원 진료/조퇴 등 특이 사항 있을 시 반드시 보고할 것", "지도 박사님께 질문/답변 시 사수 선배 컨펌 후 말할 것" 등의 직장 문화를 강요합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도 박사님과 고연차 박사들의 기분에 따른 폭언도 감내해야 합니다.
과거 지도 박사님과 작업할 때 모르는 부분이 있어 얼을 탔던 적이 있는데, 제 앞에서는 말 안 하시고 제가 없을 때 선배들 앞에서 저를 비난하며 마음에 안 들어 하신다는 이야기를 선배들 통해 몇 번 전달 받은 적이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오늘 물품 구매 건으로 모르는 게 있어 선배들에게 물어봤으나 다들 모른다며 지도 박사님께 여쭤보라고 했습니다. 그레서 해당 내용을 정리해서 카톡을 드려서 어떻게 조치할 지 지도 박사님께 여쭤본 후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옆자리 선배 스마트폰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도 박사님 + 박사 4명 단톡방'에 지도 박사님이 저와의 카톡 대화 내용을 캡처해 올리며 저를 비난하고 있는 모습을 눈앞에서 직접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랩미팅 때 제가 내용은 빨리 컨펌도 잘 안하고 치워버리시려고 하시는 등 여러 사건들로 인해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아직 제 연구 주제 관련해서 논문도 찾아보고 내용 정리도 꾸준히 할 만큼 제 연구 주제에 대한 흥미는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내 연구는 언제 시작할지도 불확실하고, 막상 들어와 보니 잡일이나 하다가 어느새 두 달이 가버렸습니다.
다른 선배들도 지도 박사님 눈치 본다고 쉬쉬하는 분위기라 도움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때문에 대학원 입학 시 했던 굳은 결심이 다 무너졌습니다.
요즘은 랩실에 가기도 싫고, 출근길에 차 사고라도 나서 출근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그렇다고 자퇴하자니 지난 몇 개월 동안의 고생과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될까 봐 두렵습니다.
너무 안 좋은 이야기만 나열해 답정너처럼 보이실 수도 있겠지만, 이런 환경에서 이 악물고 버텨서 졸업이라도 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자퇴하는 게 맞을까요? 선배님들의 솔직한 조언 들어보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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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2026.09.29
아... 진짜 개 오반데? 진짜 노예네
학위만 따고 나가려고 해도 스트레스 너무 받으실 것 같은데요.... 정말 아무생각 없이 학위만 따고 위에 적힌 정도의 성과만 가지고 졸업해도 상관없으면 또는 지낼 수 있으면 있는게 맞는데 시간 아까워서
전 못 버틸것 같음....
아... 진짜 좀 그렇네요 2026년에 저런랩이 진짜...
잘못해서 억지로 버티다간 정말 정신이 더 힘들어지실까 걱정입니다 ㅠ
어떤 조언을 드려야할지 너무 조심스러워서...
좋은 선택하시길 응원할게요 ㅠㅠ
너무하네요 다들 ㅠ
2026.09.29
그냥 나갈 이유가 그렇게 긴거 보면 그냥 나가는게 맞음
2026.09.29
그냥 나가라라고 하고는 싶지만... 다시 보니, 이미 "석사 2기"시네요;;;;; 버티세요. 어떻게든 버텨서 학위라도 따고 나가요...
물론 아 도저히 못버티겠다, 이러다간 내가 진짜 말 그대로 어디가서 뛰어내릴거 같다 싶으면, 당장 그만두셔야죠. 근데, 다 ㅄ같고 모든게 진짜 다 ㅄ같지만, 아직 그래도 좀 버틸 수 있겠다 싶으면, 조금만 더 버티세요.
2026.09.29
2026.09.29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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