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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4학기차의 푸념글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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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화공 계열 석사과정 4학기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김박사넷에서 석사, 박사, 그리고 그 이상의 과정을 거치신 분들의 글을 읽으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먼저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들 사이에서 제 이야기를 꺼내기가 부끄럽지만, 오래 고민한 끝에 마음을 털어놓고 싶어 글을 씁니다. 긍정적인 말만 들을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처한 상황을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싶고, 다른 연구실은 어떤지도 알고 싶습니다.

1. 박사 진학에 대한 동기가 사라진 것 같습니다.

학계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 박사 진학을 염두에 두고 타 대학 석사과정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연구 주제를 정하는 데부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연구를 진행할수록 제 부족함이 많이 보였습니다. 신생 연구실이라 물어볼 선배도 없어 혼자 끙끙대며 해결하려다 보니 실험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PI께서는 이런 모습을 좋게 보지 않으셨고, 같은 지적을 들으며 한 번에 두시간씩 혼나는 날도 반복되었습니다.
‘PI께 직접 물어보면 되지 않았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그 점은 많이 후회합니다. 다만 이후에 작성하는 내용으로 인해 '그냥 어떻게든 내가 먼저 해결해봐야겠다'는 생각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험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다만 소재 선정부터 테스트까지 진행해야 하는 주제라, 기대했던 데이터가 나오지 않을 때마다 개선을 거쳐야 했고 그만큼 시간이 들었습니다. 졸업 시기가 촉박해지자 PI께서는 이전에 지체된 일들을 반복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니 ‘내가 박사과정을 버틸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무엇을 바라며 박사과정에 진학하려 했는지, 이 길이 저와 맞지 않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됐습니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불확실한 미래가 더 불안하고 초조하게 느껴집니다.

2. PI의 말씀이 이제는 큰 스트레스로 쌓입니다.

PI께서는 랩미팅에서 질문에 꼼꼼히 답해주시고 피드백도 자세히 해주십니다.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는 것을 알고, 그 점은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저와 올해 초 들어온 후배를 대하시는 말투가 완전히 다릅니다.

계획보다 연구가 늦어진 만큼 저를 좋지 않게 보실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다만 현재 SCIE급 학술지에 제1저자 논문 1편이 게재될 예정이고, 다른 논문 1편도 작성 중입니다. 전체적인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긴 것은 아니며, 실험 중 사고를 치거나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습니다.

석사 입학 초기에 제가 A에 대해 질문했을 때는 “학부도 화공이면서 이것도 모르냐?”라고 하셨지만, 후배가 같은 질문을 하면 군말 없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십니다. 저에게는 AI를 아직 믿을 수 없다며 지적하셨지만, AI에서 가져온 내용을 그대로 쓰는 후배에게는 일처리가 빠르다고 하십니다. 매번 "MDPI는 논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분이 MDPI 논문을 긁어온 후배의 디스커션 또는 레퍼런스는 쳐다도 보지 않으시면서 말이죠.
'너가 개선한 것이 있느냐'고 물으시는데, 초기 소재 선정 이후의 과정은 제가 책임지고 진행했음에도 그 부분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낍니다. 제 면전에서 “이런 애를 왜 챙겨줘야 하지”라고 매번 말씀하시면서, “니가 똑바로 안 해서”와 같이 일주일에 두세번, 두세시간 동안 같은 말로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또 제가 '본인 잘못도 모르고 찌질한 모습을 가진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시키시는 일 + a]를 수행하고 있었고, 일정의 차질이라고 해봐야 논문 작성이 늦어진 점입니다.
억울한 감정이 들기도 하는데, 비슷한 일들이 쌓이다 보니 제게는 큰 스트레스가 되었습니다.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걸까요? 다른 분들도 이런 고민을 안고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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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2026.09.28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신생랩 1기라 시간을 정말 많이 버렸어요 삽질만 하고 못하면 짜증만 부리시고 질문드려도 제대로 답 안해주시는 경우가 많았는데 정작 후배들은 친절하게 알려주시는걸 보니 허무하더라구요

2026.09.28

아주 흔한 두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첫째로, 나쁜 인상이 임계를 넘어 나쁜 인상을 만들어내기 시작할수 있습니다. 작성자분도 타인을 볼때 신뢰도 라는게 있으시겠죠? 믿을만한 사람과 좀 의심스러운 사람의 말을 똑같이 받아들이진 않으실겁니다. 교수가 학생을 대할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뢰하는 학생 말은 맞겠거니 하고 아직 신뢰가 쌓이지 않은 학생의 결과는 혹시 실수하지 않았나 이리저리 체크를 해보죠. 문제는 입학 초기에 이런 검증에서 안좋은 인상을 여러번 남겨서 나쁜 인상이 임계점을 넘기 시작하면 교수의 검증이 깐깐해지기 시작하고, 발견된 실수를 더 크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매번 잘하던 사람이 하나 잘못하면 오늘 좀 집중이 안되나? 하고 넘기지만 매번 실수하던 사람이 잘못하면 '너 전에도 이러더니 이래서 대체 무슨 연구를 하겠다고' 가 되는거죠. 그런데 연구는 없는걸 만들어내는 작업이니 모든 면에서 다 맞는 말만 할수는 없습니다. 단순 실수같은거 뿐 아니라 의견이 갈리는 지점도 있겠죠. 교수가 오래 검증하면 틀린 부분이, 하다못해 교수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나올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럼 나쁜 인상때문에 검증이 더 어려워지고, 이 검증에 막히면 인상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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