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유학하니 영어가 안늘어요

일본에서 물리학 전공으로 석사 과정중인데요,

일본인들은 뭐 토익 500점만 넘어도 영어 잘하는 축에 드니
고딩때 유학 준비하느라 토익 800점 따서 들어온걸로 교수한테도 영어 천재 소리 들으며 학부 졸업하고...

대학원은 꽤나 글로벌한 분위기의 연구실에 들어오게 되었는데요
절반이 일본어 못하는 유학생이라 랩미팅이 영어이긴 합니다.
교수님들도 해외 자주 다니셔서 나름 일본 교수들 중에서는 탑급 영어 실력이신 것 같고... (의외로 영어 못하는 교수들도 수두룩 하더군요)
갑자기 랩미팅에서 영어 말하려니 처음엔 적응이 어려웠네요.
지금은 듣는 건 적응이 됐습니다.
네, “듣기”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논문 읽기나 영어로 메일 쓰는 거나 다 챗지피티에게 시키는 게 익숙해지다보니 영어 독해 능력도 떨어지는 것 같네요...
해결법은 챗지피티 안 쓰고 스스로 읽고 쓰기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만 전공 공부하기도 부족한 시간에 이정도 도구는 활용해도 되겠지, 영어 공부는 쓸 일이 생기면 하자, 하고 합리화를 하고 있습니다.

어느 반도체 기업에 내정 받은 상태인데 면접 때 한국어 일본어 영어 가능하다고 입을 털었어서 졸업이 다가오는 이제서야 슬슬 영어 공부를 해야된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챗지피티 없이 당연하게 스스로 과제하고 졸업논문 쓰던 학부 시절이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