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 요청] 재현되지 않는 연구와 조작된 데이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오랫동안 고민 끝에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남깁니다.

저는 현재 학부 연구생으로, 2학년 1학기 무렵부터 친한 선배의 권유로 자대 연구실에서 교수님 지도 아래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맡은 주제는 이전 석사 선배가 진행하던 연구의 연장선으로, 교수님께서는 “이전 연구자가 했던 조건 그대로 재현하고, 결과가 비슷하게 나오면 논문을 써서 투고하자”는 방향을 제시하셨습니다.

그래서 약 7개월간 이전 연구자가 사용했던 조건을 그대로 따라가며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결과가 재현되지 않았고, 수십 편의 논문을 찾아보며 원인을 분석하던 중, 결국 실험 조건을 일부 수정하고 새로운 경향의 데이터를 얻어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습니다.
교수님께 이 결과를 보고드리니, “왜 이전과 경향이 다르냐”, “너 실험 제대로 한 거 맞냐”는 식으로 오히려 제 실험을 의심하셨습니다.

그 뒤로 밤새 이전 연구자가 쓰고간 데이터를 보면서 이미지가 조작된 픽셀을 발견을하고 이전 컴퓨터를 찾아서 증거도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사실을 알고도 쉽게 입을 열 수 없었습니다. 연구실 분위기를 해치고 싶지 않았고, 교수님이 실험실 인원의 모든 데이터를 의심하실까봐, 제 말이 오히려 독이 될까 두렵습니다. 그래서 조작 사실을 숨기고, 새로운 실험 조건에 대한 설명으로 교수님을 설득해보려 했지만… 돌아오는 건 의심과 부정적인 평가뿐이었습니다.

정말 미치겠습니다.
7개월간 제 시간과 에너지를 다 쏟아부었는데, 조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연구를 재현하라는 상황에서 생긴 간극은 오롯이 제 몫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는 정말 갈림길에 선 것 같습니다.
• 조작 사실을 교수님께 알리는 게 맞을까요?
• 아니면 어떻게든 지금의 결과를 가지고 계속 설득을 시도해야 할까요?

혹시 비슷한 경험을 하셨거나, 이 상황에서의 현명한 대응법을 알고 계신 분들 있다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