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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른 연구실도 다 이런줄 알았는데 아니라더군요...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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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는 학부생이고 직접 겪고 옆에서 지켜본 것 위주로 이야기를 할게요
적고나니까 엄청 기네요... 심심하신 분들,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신 분들 보세요 ㅎㅎ
정신 없어서 오타가 많을수도 있습니다! 맞춤법도... 그럴 수 있는데 양해바랍니다

음.. 사실 그냥 연구실 자체도 설명하기 살짝 복잡합니다
지도 교수님이 계시고 랩실 들어가거나 대학원생으로 밑에 들어가면 교수님 연구실 방에서 실험을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곳으로 보내져요 (다른 곳은 X라 칭하겠습니다)

실험, 연구 뭐 이런 건 X에서 전부 이뤄지고 논문지도만 지도 교수님께서 해주셔요
저 말고 대학원생 두분이 계신데 달에 40씩만 받구요 다른건 없습니다...다른 사람들한테 들어보니 40만원은 학부연구생 수준이라 하더라구요(심지어 저는 연구생 등록도 안되어있고 교내근로 TO도 사라져서 연구실 들어간 후로 돈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근데 업무 강도가 쩔어요...
다른 곳도 이런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처음 겪은 입장에선 쩔어요..
진짜 와..미쳤다 싶을 정도고 주위에서 다 나오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우선 여기서부터는 지도교수님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X로 떠맡기신 느낌이라...

X에는 박사님 두 분이 계신데 편의상 수업 안들어가시는 분은 박사님으로 수업들어가시는 분은 교수님으로 호칭 중입니다.
박사님 앞으로 들어오는 의뢰들은 대학원생 두 분과 제가 합니다. 저는 학부생이라 대부분은 대학원 졸업반이신 분이 거의 모든 것을 혼자 해요. 여기까지는 뭐 당연하고 이정도는 할 수 있는거 아니냐고 할 수 있죠 ㅎㅎ

1) 의뢰 분석
근데 박사님은 의뢰 들어온 게 정확히 뭔지 모르시고 그냥 저희한테 다 맡기십니다.
시료에 따라 3g씩할지 5g씩 할 지가 다른데 그런 것도 말씀 없으시고 질문하면 그제서야 내가 알아볼게라고 하십니다 허허
그러고는 의뢰받은 기관에 전화해서 이게 뭐냐고 여쭤보시는데 보통 의뢰서에 다 나와있을텐데.. 확인안하고 전화부터 때리십니다 허허 ㅠㅠ

그래요 여기까진 그럴 수 있어요 ㅎㅎ 모든 곳에서 일어날 수 있겠죠...?

2) 교외 수업준비
1주~2주 간격으로 하는 수업이 있어요. 학교 수업이 아니고 원서에 면접까지 해서 뽑은 농민들 대상으로 하는 수업인데 수업준비를 저희가 합니다. 다과류, 빔프, 강의실 청소, 물 가져다 놓기(3L정도 아래층 정수기에서 가져옵니다) 뭐 등등 합니다.
ppt도 올려놓고 포인터 확인 등 전부 다 합니다
(아 수업이 이뤄지는 곳은 4층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고 저희가 지내는 연구실은 다른 건물입니다)

수업준비? 그래요 좀 도울 수 있겠죠?

3) 필요없는 일
어느날 포도주를 담글거라고 하더군요. 네, 그래요
포도밭으로 끌려갔습니다. 포도도 따고 돌아와서 줄기 다따내고 씻고 쇼를 했네요 ㅎㅎ
그러고 와인가게에서 빈 와인병을 얻어오셨어요. 새 와인병? 그럴리가 없겠죠? 목욕탕에 가면 있는 그런 큰 고무대야 가득 2대야 정도 되는 와인병을 두고 라벨하고 다 벗겨서 씻어놓으라 하시더군요 ㅎㅎ (하.. 인생...)

태생 처음으로 포도를 땄네요

4) 청소
연구실 건물이 따로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2층 짜리 건물인데
1층은 현장(각종 기계)과 화장실, 2층은 사무실 그리고 실험실 이렇게 있습니다.
제가 다 청소 했습니다. 현장은 건드리면 위험한 게 많으니 하지 않구요. 방3개 정도 청소합니다.
실험실은 실험하는 사람들이 치우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곳들은....
박사님께 학장님인지 누군지 어떤분하고 싸워서 청소하시는 분이 안온다 하더라구요 ^^
기사시험 이틀 전 냉장고 청소를 시키셨고 냉동실은 건들지를 못해서 아직도 문열면 항상 뭐가 떨어질 정도입니다
방학 중에는 화장실 청소를 아무도 안하니까 곰팡이가 아지트로 만들어놔서 도저히 앉을 수가 없어 직접 청소했습니다

슬슬 힘든 것 같지 않나요...?

5) 교수님 서폿..?
교수님께서 작년부터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셔서 잘 못움직이십니다.
음... 어느정도냐면 수업나가시는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휴대폰으로 하시는 개인업무? 저 부릅니다. 보험사 관련해서 하시는 업무 제가 전화 받아서 메모 다해서 드렸어요.
컴퓨터 검색? 저 부릅니다. 이거 좀 검색해달라고, 타이핑 해달라는 말씀이십니다.
공부한다고 앉아있으면 오셔서 갑자기 질문을 합니다. 대답못하면 혼나요. 그러고 강의를 시작하십니다. 종이와 펜을 달라하시면서 설명을 해주십니다. 악필입니다. 고대문자마냥 지렁이 밖에 없어요 종이에 진짜로 뻥 하나도 없이...
그리고 아무도 없고 저랑 교수님만 연구실에 남아있는 점심때는... 식사를 챙겨드려야 됩니다....
(원래 안되는거지만 여기는 밥을 해먹거든요..)

서폿이라 쓰고 간병인이라 읽어야 될 듯...

6) 연구실 분위기
분위기... 살얼음판이에요
박사님 교수님 맨날 싸우십니다. 티격태격? 틱틱? 그러면 좋겠네요. 소리지르고 욕하고 싸워요
그런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을리가... 심한 날은 불똥도 튑니다. 쌤은 아는게 도대체 뭐냐 / 18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모르면 다시 얘기해주면 되지 않냐(근데 이건 교수님도 안지키심) / 씹음 / 어휴... 18..내가 어휴...
라는 대화가 오가는데 약과입니다 :)
여기만큼 공부하기 좋은데가 있냐면서 그러시는데 엄청 많아요 ^^ 널렸어요 여기만 아니면 공부 다 잘 될거 같아요

대학원생분 중 한 분은 외국인인데 말빠르면 잘 못듣는데 이런 상황에서 퍽이나 편하겠어요 ㅎㅎ

7) 분신술
위에 모든 게 몇개월간 겪은거 모은거? 물론 맞는 말이지만 하루에 다 일어나기도 합니다 :)
자 저 모든 것들을 하루만에 겪어요. 분석도 청소도 다 시키는데 시켜놓고 빨리 공부하라고 하십니다 ㅎㅎ
시간을 주셔야 공부를 하죵? 그렇지 않나요..?

전에는 또 2)번에 있는 수업에 대해 중간 보고서를 올리는 날이 있었습니다. 부탁 받은게 9월 초였으니까..8월까지겠네요
출석부 정리를 부탁하셨습니다.
엑셀에 입력해서 출석인정 %를 보는거였는데 양식도 따로 없고 자세한 설명도 없이 빈 엑셀만 열어주고 외출하셨습니다.
근데 그 수업이 개강한 3월부터 아무것도 정리가 안되어 있는 상태였어요
당연히 저는 물었죠. 어.. 이거 언제까지 제출해야하는 거에요? 대답은 당연하게도 기대하면 안됐어요(사실 그냥 설마설마 하고 있었습니다)
다음날까지 제출이라 하더군요 ㅎㅎ 그렇게 미리미리하라고 잔소리하고 화도 내시면서...ㅎㅎ

실험 후 다른 대학원생분들이 정리 제대로 못한걸 제게 혼냅니다. 실험실이 이게 뭐냐고 실험 후에는 항상 깨끗하게 하고 흔적을 남기지 말라고...저는 분석외에는 다른 실험을 하지 않아요.. 심지어 분석은 다른 건물에서 합니다.
왜 나한테만 그래..후..

도대체 몸이 몇 개여야 박사님, 교수님이 어지르신걸 다 치우고 실험도 하고 청소도 하고 공부도 하고 수업도 듣고 다 할 수 있는거죠..?




현재 학부 4학년이구요. 수업 없는날?이 아니라 월~금 수업 없는 시간에 무조건 연구실을 가야합니다.
9시출근 6시퇴근은 다른분들처럼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돈도 안받는데 출근 퇴근이 맞나 싶긴하지만..9시에 가서 6시에 돌아옵니다...면 좋겠지만
9시 연구실가서 6시 퇴근과 함께 알바출근 밤 11시에 퇴근해서 집에 11시반에 돌아가기를 반복했습니다.
박사님은 저보고 이건 일이 많은 것도 아니고 바쁜것도 아니라고 하시더군요
연구실에서 한 청소를 알바가서도 하고 박사님,교수님과 사장님이 잘 아시는 사이라 알바가서도 이야기를 듣고 알바 오래하는날엔 찾아오셔서 커피도 드시고 가고 저 퇴근하면 납치해서 저녁도 먹으러 갑니다...

사실상 상사아닌지.. 퇴근 후 상사보고싶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아니 있긴할지..

아, 또 기사공부 본격으로 시작하기 전에 학과수업 시험 정리하고 있으면 꿀밤도 맞습니다.
무슨 공부가 더 중요한지 모르냐고...학점이 더 중요하지 않나요..? 기사야 다음에 봐도 되지만 졸업앞두곤 재수강도 못하는데 무슨.. 제 생각이 잘못됐나요..?


아이고,... 쓰고보니 너무 기네요.. 다 읽어주실분이 있을란지 모르겠지만
읽으시느라 고생하셨고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D

사실 이렇게 길게 말해도 더 많이 남아 있어요!
두서없는 글이었을 수 도 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다 포기하실분들은 나가고 안계시겠죠 ㅎㅎ

그냥... 저는 여기만 겪다보니 모든 랩이 이런줄 알았어요...
다른분들이 보시기엔 어떠하신지 궁금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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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5개

2022.10.19

우리 연구실도 편하게 다니는 학부연구생도 50-60정도 받는데 너무하네요. 들어가기 전에 타 연구실과 조금은 비교해보고 김박사넷이라 이런곳에 몇글자만 검색해봐도 이런 일은 없었을건데 ㅠㅠ

대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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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제가 대학원생때 한일.
1. 후배들 실험 및 장비 교육
2. 내실험 및 논문쓰기 그리고 학회가기 (포스터 or 구두발표)
3. 연구를 위한 구매 처리 (사무담당 선생님 있어서 물품 뭐사고 견적서 받는정도)
4. 원하면 TA (현재는 의무됨...한학기)
5. 고년차 박사는 연구제안서 작성 (본인연구 관련)
6. 박사학생 월급은 150에서 190 정도
7. 가끔 교수님이 컴퓨터 새로운 프로그램 익히실때 잠깐 부르는정도
8. 위에꺼 잘하면 교수님이 해외학회보내주심 (박사학위동안 총 3번의 해외학회 다녀옴)
불만없이 행복한 박사생활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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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저 정도면 김박사넷 평 없어도 실제로 가서 보면 바로 견적이 나올 정도인데...
빨리 나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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