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저런

무엇인가를 관두고 싶어하는 분에게

열정적인 스티븐 호킹

2022.03.13 20 26498

안녕하세요, 게시판에 자퇴하고 싶어요 관두고 싶어요 하는 글들이 부쩍 많이 보이네요.
잠도 안 오고(제가 있는 곳은 지금 밤 시간입니다.) 제 예전 생각이 나서 좀 끼적끼적하다가 눕겠습니다.

지금 대학원생 학부연구생 분들은 다 정말 똑똑하신 것 같아요.
저는 아무 생각없이 대학원에 들어갔고 또 생각없이 지내다보니 박사가 됐는데
이 연구실 저 연구실 잘 따져보고, 분야 서치도 할 줄 아시고
나한테 뭐가 맞는지 안맞는지도 잘 생각해보시는 것 같아요.

지금 부당한 환경때문에 탈출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당신이 거기에 있는건 당신이 잘못 찾아갔기 때문이 절대 아니라는 말씀은 꼭 드리고 싶어요.
무조건 그 환경을 그 모양으로 만들어놓은 다른 누군가의 과실입니다.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어요.
내가 그 환경을 바꾸기 힘들다면, 그리고 그게 나의 안전과 건강에 심각한 위해가 된다면
더 돌아볼 여지는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학위와 내 안전, 건강 중 무엇을 더 우선시해야 할지는 굳이 얘기할 필요가 없겠죠.

현재 상황에 대한 판단과 남아있을 때의 이득, 나갈 때의 이득, 대안 등을 객관적으로 잘 생각해보시고
결정을 할 땐 단호하게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이런 판단을 할 때 주변 사람들과 많은 대화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때는 관두면 큰일나는 것처럼, 한두 학기 늦어지면 내 미래는 불투명해지는 것으로 느껴지겠지만
돌아보면 인생 최고의 결정 중 하나가 될 지도 몰라요.

모든 분들이 신나는 대학원 생활을 해도 모자라다고 생각해요. 왜 아직도 죄없는 학생들을 힘들게 하는 랩 환경이 도처에 널려있는지 참 안타까울 뿐입니다.
다들 똑똑하시니 넓게 멀리 보시고, 본인에게 가장 좋은 결정을 내리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은 코로나 상황도 꽤 심상치 않아 보이던데, 여러 가지로 안전하고 즐거운 생활 되세요!

댓글 20

  • 이기적인 비트겐슈타인

    2022.03.13

    참 위로가 되는 글이네요. 이런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댓글 0개

  • 활기찬 백석 (탈퇴한 회원입니다)

    2022.03.13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매 순간 자신감 있고 웃으면서 생활했던 제 모습이

    어느 순간 자신감 없고 볼품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열정 있던 순간들은 출근하기 싫어질 정도로 식어버린 순간들로 변질되고

    그러면서도 그만두는 게 무섭고 앞이 보이지 않을 것 같고..

    제 스스로가 문제고

    제 스스로가 이상하고 적응도 못하는 문제아라는 생각에

    하루하루 우울했는데

    이 글을 보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내려놓고 다시 해보려고 합니다.

    랩 사람들과의 관계, 교수님 과의 관계 그리고 연구 결과에 대해

    고통스럽게 휘둘리는 것이 아닌

    순수하게 이 학문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만약 힘들다면 그때는 제 스스로 단호한 결정을 해보겠습니다.

    제 스스로를 사랑해도 된다는 믿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댓글 3개

    • 나른한 에이다 러브레이스

      2022.03.13

      마음 가짐이 건강하신 듯. 잘 하실 것 같아요. 저도 처음 3년 정도 너무 힘들었는데 졸업을 앞둔 지금은 예전에 그렇게 힘들게 느껴지던 것들이 별 거 아닌 것들로 느껴집니다. 활기찬 백석 님에게도 비슷한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 명석한 프란츠 카프카

      2022.03.14

      마음 힘들어도 끼니 챙겨드시고 건강 잃지 마세요. 같이 기운내서 꽃길걸어요!

    • 심심한 코페르니쿠스

      2022.04.11

      제가쓴건줄알았네요..

  • 염세적인 마르셀 프루스트

    2022.03.16

    하 진짜 너무 따뜻하다

    대댓글 0개

  • 염세적인 로버트 후크

    2022.03.17

    내 탓이 아니라는 게 항상 제 탓만 하고 있던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네요.

    대댓글 0개

  • 쇠약한 임마누엘 칸트

    2022.03.21

    졸업 얼마 안 앞두고 오늘 그만두고 나온 사람으로서 참 위로가 되는 말씀이네요. 내내 왜 더 일찍 나오지 못했을까, 난 그냥 열심히 한 죄 밖에 없는데 왜 내가 욕을 먹어야 할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걸까 싶은 생각에 괴롭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졸업이야 얼마 안남았고 학위는 딸 수 있겠지만 남은 시간 동안 내가 결과 끼워맞추기식이 아닌 진짜 가치있는 연구를 할 수 있을까, 그 학위가 과연 그동안 나의 정신적 육체적 힘듦을 견딘 시간을 보상해줄 정도로 보람이 있을까. 제힘으로 바꿀 수 없는 현재에 대한 불만족이 미래의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게시판 들여다보면 저보다 훨씬 힘든 환경 속에서도 꿋꿋히 버텨내시는 분들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이도 이젠 좀 차서 있는지라 예전보다 기회가 많이 줄어든게 아닐까 싶어 저 또한 앞으로의 나날들이 걱정되기도 하고 두럽긴 하지만…그래도 꿋꿋히 걸어가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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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쇠약한 임마누엘 칸트

    2022.03.21

    졸업 얼마 안 앞두고 오늘 그만두고 나온 사람으로서 참 위로가 되는 말씀이네요. 왜 더 일찍 나오지 못했을까, 내내 난 그냥 열심히 한 죄 밖에 없는데 왜 내가 욕을 먹어야 할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걸까 싶은 생각에 괴롭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졸업이야 얼마 안남았고 학위는 딸 수 있겠지만 남은 시간 동안 결과 끼워맞추기식이 아닌 진짜 가치있는 연구를 할 수 있을까, 그 학위가 과연 그동안 나의 정신적 육체적 힘듦을 견딘 시간을 보상해줄 정도로 그만큼 보람이 있을까. 무엇보다 제 힘으로 바꿀 수 없는 현재에 대한 불만족이 미래의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게시판 들여다보면 저보다 훨씬 힘든 환경 속에서도 꿋꿋히 버텨내시는 분들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이도 이젠 좀 차서 예전보다 기회가 많이 줄어든게 아닐까 싶어 저 또한 앞으로의 나날들이 걱정되기도 하고 두럽긴 하지만…그래도꿋꿋히 걸어가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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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쇠약한 임마누엘 칸트

    2022.03.21

    졸업 얼마 안 앞두고 오늘 그만두고 나온 사람으로서 참 위로가 되는 말씀이네요. 왜 더 일찍 나오지 못했을까, 내내 난 그냥 열심히 한 죄 밖에 없는데 왜 내가 욕을 먹어야 할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걸까 싶은 생각에 괴롭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졸업이야 얼마 안남았고 학위는 딸 수 있겠지만 남은 시간 동안 결과 끼워맞추기식이 아닌 진짜 가치있는 연구를 할 수 있을까, 그 학위가 과연 그동안 나의 정신적 육체적 힘듦을 견딘 시간을 보상해줄 정도로 그만큼 보람이 있을까. 무엇보다 제 힘으로 바꿀 수 없는 현재에 대한 견딞의 시간이 미래의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게시판 들여다보면 저보다 훨씬 힘든 환경 속에서도 꿋꿋히 버텨내시는 분들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이도 이젠 좀 차서 예전보다 기회가 많이 줄어든게 아닐까 싶어 저 또한 앞으로의 나날들이 걱정되기도 하고 두럽긴 하지만…그래도꿋꿋히 걸어가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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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쇠약한 임마누엘 칸트

    2022.03.21

    졸업 얼마 안 앞두고 오늘 그만두고 나온 사람으로서 참 위로가 되는 말씀이네요. 왜 더 일찍 나오지 못했을까, 내내 난 그냥 열심히 한 죄 밖에 없는데 왜 내가 욕을 먹어야 할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걸까 싶은 생각에 괴롭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졸업이야 얼마 안남았고 학위는 딸 수 있겠지만 남은 시간 동안 결과 끼워맞추기식이 아닌 진짜 가치있는 연구를 할 수 있을까, 그 학위가 과연 그동안 나의 정신적 육체적 힘듦을 견딘 시간을 보상해줄 정도로 그만큼 보람이 있을까. 무엇보다 제 힘으로 바꿀 수 없는 현재에 대한 견딞의 시간이 미래의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게시판 들여다보면 저보다 훨씬 힘든 환경 속에서도 꿋꿋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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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려깊은 피에르 페르마

    202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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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려깊은 피에르 페르마

      2022.03.30

      너무 잘 들었습니다.

  • 바보같은 아이작 뉴턴

    2022.04.05

    교수들도 참 어지간히 하지...애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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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된 알베르 카뮈

    2022.04.14

    제 상황때문인지 한줄한줄 읽는데 눈물이 나네요. 졸업을 2년정도 남겨둔 박사과정학생입니다. 석사를 마치면서 교수님이 은퇴하시고, 타대학 다른 랩실로 박사진학을 하게 되었는데, 정말 쉽지 않은것 같아요. 다른 랩원들을 위해 페이스 메이커가 되버린게 부족한 제 능력의 문제인지, 이 랩 사람들이 이상한건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위로가 많이 되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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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석한 프리모 레비

    2022.04.19

    뭔가 나보라고 쓴 글 같은데 직장다니며 논문 마무리 못해서 간신히 8년만에 대학원가서 논문쓰는데
    안그래도 50다되서 직장-학업에 힘들어 죽겠는데 산학에 미친교수가 얼렁뚱땅 산학에 집어넣었다. 분명히 생각있다면 다른 수업을 시켰어야하는데 산학 욕심에 빡센 과목에 집어넣고 동의 없이 무조건 산학 진행. 이건 그래도 교수 스타일 돈밝혀서 그렇다면 어떻게든 이해가능하다 쳐도 논문은 지가 원하는 키워드 못나오게 생기니까 여지껏 매주 지도해온 논문을 학기 중간에 근본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오늘 결심했다. 어차피 내가 무슨 교수할것도 아니고 학업 못마친게 찝찝해서 오백만원 내고 복귀했는데 여기까지다. 이러다 스트레스 받아서 내가 망가질거 같다. 논문 써야하는 시간에 산학하고 ㅈㅏ빠졌으니... 직장다니다 오니까 씨바 이런 모순이 아직도 있다는것도 놀랍고 세계적 석학들도 돈 졸라 밝힌다고 하더니 교수들은 학생이 무슨 지 들 노예인줄 아는것 같다. 교수들한테 말하고 싶다. 니들이 하는게 불법이 아니라고 학생들한테 다해도 되는건 아니라고. 거기엔 배려도 있어야 하고 니들도 양보해야하는 것도 있는거라고. 수강취소하고 등록금환불받을거다 내일. 교수들아 이거 보면 니들이 산학하는거 배려없이 하면 니들 위치 이용해서 애들 부려먹는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거 명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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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하는 그레고어 멘델

    2022.04.20

    좋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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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한 존 필즈

    2022.04.24

    이런 글을 좀 더 일찍 봤더라면...10년 세월이 공든탑무너지는 것처럼 그렇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텐데...그놈의 10년 세월이 도박에서 말하는 본전생각때문에...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학교가 이렇게 무서운 곳인줄 몰랐고, 편법과 악용이 설치는 곳인줄 몰랐습니다..정의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인듯 싶고...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할 만한 결정이 바로 박사를 끝까지 쟁취하지 못한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버티고 있으나....언제까지 버틸수 있을지...모르겠네요...운이 없었다치고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면...과연 행복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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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징징대는 카를 마르크스

    2022.06.16

    그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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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여운 앨런 튜링

    2022.06.27

    정말 고생하셨고, 감사합니다. 저도 위로를 받는 것 같네요

    대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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