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로테이션. 타대학생 TIP!

먼저, 입학을 축하드립니다!
그렇지만 입학은 시작일 뿐,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가장 먼저 정해야 하는 것은 실험실일 텐데요.
카이스트는 입학 후 로테이션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관심 있는 실험실을 경험해 보고, 교수가 학생을 평가함으로써
학생-실험실 간 미스매치를 줄이자는 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항상 현실은 이상과 달라서,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피해자를 만들곤 합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몇 자 적어봅니다.


1. 교수 컨택을 무조건 하자

학과 차원에서 컨택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조건 하는 게 좋습니다.
학과사무실에 물어보면 '미리 컨택 안 하고 와도 괜찮다'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거 믿고 안 하면 낭패 볼 가능성이 큽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개별연구라든지, 선배들을 통해 교수님,
실험실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어서, 인기랩이라든지,
본인이 가고 싶은 실험실에는 미리 인턴을 하고 줄 서서 들어갑니다.
그만큼 타대생이 갈 수 있는 자리는 좁아집니다.

이메일로 교수님께 꼭 여기 가고 싶다 할 필요는 없고,
자기소개 + ~분야에 관심이 있다. 학생 TO 문의드립니다.
라고 하면, 웬만하면 답장 주십니다.
합격 전, 합격 후 아무 때나 괜찮습니다.
한 번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본인의 선택지를 계획할 수 있습니다.

+)인턴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급적이면, 카이스트 해당학과에 진학한 학교선배를 통해 정보를 미리 얻으세요.


2. 1-2-3지망을 잘 쓰자

1번의 연장선으로, 진짜 고심해서 써야 합니다.
대부분 학생들이 2지망 안으로 실험실 선정을 마칩니다.
교수님들도 3지망에 오는 학생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결국에는 눈치싸움이라 어렵지만, 잘 계획하세요.

+)혹시라도 1-3지망에 없는 분야로 로테이션을 변경하게 되면,
교수님들은 어떤 계기로 여기 오게 되었냐고 물어보시기도 합니다.


3. 여유를 가지고 선택지를 다양하게 보자

본인이 원하는 분야가 생각보다 흥미가 떨어지고,
뜻밖의 분야가 재미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너무 한 가지 분야로만 가야지 하는 것은 실험실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게 좋지만, 저것도 괜찮을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선택지를 넓게 본다면, 좋은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본인 하고 싶은 연구는 포닥 때 할 수 있습니다.
(분야가 겹친다는 전제 하)

학위과정에서는, 내가 엄청난 걸 발견한다기보다는
과학적 연구 방법을 익혀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4. 로테이션을 잘 활용하자

4-1) 교수님과 많이 면담하자

여기저기 많은 것을 알아봐야 할 때입니다.
시간적 여유도 있는 편입니다.
교수님들과 면담을 통해 질문도 많이 해보고, 받아보세요.
자신의 생각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고,
굳이 가지 않더라도, 이곳은 어떤 연구를 하는 지 아는 계기가 됩니다.

+)세미나를 참여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4-2) 동기들, 선배들과 친해지자

대부분의 학생이 졸업 후 연구 쪽으로 자리를 잡게될 텐데,
네트워크를 미리 쌓아두는 것은 본인의 연구에 알게 모르게 큰 도움이 됩니다.
더욱이, 힘든 학위과정 동안,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긍정적인 자극을 주기도 합니다.
로테이션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보고, 알아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밥을 혼자 먹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같이 밥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따로 시간 낼 필요도 없고 여러모로 좋은 것 같습니다.

4-3) 김박사 너무 믿지 말자

김박사 평가가 그다지 좋지는 않은데, 생각보다 괜찮으신 교수님들도 있습니다.
로테이션을 하는 실험실 선배들한테, 다른 실험실은 어떤지 물어보면,
직접적으로 이야기 해주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어느정도 답이 나옵니다.
로테이션을 통해 내부 정보를 많이 얻으시길 바랍니다.


5) Positive Selection? Negative Selection?

본인 취향 따라 하면 됩니다.
결정되지 않은 것에 대해 불안하고, 한 분야를 꼭 하고 싶다면 Positive Selection도 좋고요
여유를 가지고 흐름대로 가도 괜찮다 하면 Negative Selection도 좋습니다.


+) 정리하며..

실험실을 정한다는 것은, 긴 학위과정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그에 맞게 계획한다면, 선택에 큰 무리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연구 외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로테이션 제도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이런 것들을 미리 경험해보고,
잘 판단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