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도 일기를 씁니다.
최근에 결혼이라는 걸 했다.
결혼 후기: 한 번 해볼 만하긴 한데 두 번 할 일은 아니다.
휴가를 다녀와보니 인사팀장과의 정기 면담이 바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 회사에서는 인사팀과의 만남이란 내가 사고를 쳤거나 조만간 잘못될 예정이라는 걸 의미했다.
지금 회사는 모든 직원들이 인사팀과 친하게 지낸다.
면담하고 싶거나 불만사항 있으면 바로바로 인사팀장을 붙잡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니까.
그래서 이번 면담도 크게 부담스럽거나 하진 않았는데, 업무 시간 중에 30분 화상전화가 조금 귀찮은 딱 그 정도로 신경 쓰였다.
팀장은 30분 중 마지막 10분씩이나 할애해 개인적인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제가 인사 쪽 경험을 하다 보니까, 보통 D 님 정도 나이의 젊은 직원들이 커리어와 삶에 큰 변화를 겪는 계기가 (1) 아이 학교 보내는 것, (2) 아이 태어나는 것, 그다음이 (3) 결혼이더라고요.”
“사람이 계획한 대로 되는 일이 별로 없지만, 이제 결혼이라는 커다란 변화를 겪고 계시니 이다음 페이즈에서는 내가 어떻게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생활이랑 어떻게 같이 공존을 해 나가실지 천천히 고민도 하시면 좋겠어요.”
뭐, 다른 사람이 내 삶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걸 전혀 즐기지는 않지만, 그 입장에선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D 님, 결혼하시고 나서 일하는 환경이나 생활이 많이 바뀌지 않으셨어요?”
이것 또한 인사 입장에서 개인의 생산성 내지 업무환경이 어떤지 체크해 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다만 나에겐 바뀐 게 거의 없었다.
“집안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