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직장인D] 닮고 싶은 선배

[한심한 직장인D] 닮고 싶은 선배

멘탈이 안 좋을 때 글을 적습니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쯤부터 선배들을 좋아했다.


난 좀 둔했는데, 내가 하는 이 공부를 1~2년 전에 똑같이 했던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있다는 걸 그제서야 인지했다.


그리고 이내 '그분들은 이 문제집들을 어떻게 다 풀었지...'하는 생각이 들며 선배들을 막연히 동경하기 시작했다.


그땐 그냥 선배들이 선배라는 이유로 멋있었다.


그 후로도 내 주변엔 멋진 선배들이 많았다.


그런 선배들이 가까이 있어 그나마 대학과 대학원 연구실 생활이 덜 고통스러웠던 것 같다 . 




연구실엔 각자의 이유로 멋진 선배들이 많았다.


사람마다 어떤 타입의 선배를 좋아하는지 다 다르겠지만.


내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했던 연구실 선배는 실험을 잘 하거나, 발표 자료를 예쁘게 잘 만들거나, 후배들에게 밥을 잘 사는 선배는 아니었다. 



맨날 연구실 안쪽 자리에서 자기 연구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관련된 내용을 전부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자 고생했던 선배가 있었다.


선배가 이해하고자 했던 건 다른 논문 내용에서부터 수식의 유도 과정, 고분자 물질의 3D 분자구조, 실험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총망라했다.


이것들을 우직하게 시간을 들여서 이해하자니 당연히 남들보다 진행이 더뎌 보일 수밖에 없었다.


좀 빨리빨리 하지 못하냐고 그 선배를 채근하던 다른 선배들도 많았다.



선배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해갔다.


난 이 우직함이 정말 멋있었다.


게다가 그에게는 막혔을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을 주저 없이 청하는 용기도 있었다.


그는 같이 토의할 대상을 전혀 가리지 않았다.


교수님, 다른 선배, 다른 방 학생,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