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원 이야기

학부생 꼬꼬마 때

대학원 과정 기초 수업을 들으며 

대학원 생활에 대한 환상이 있었음

배우는 내용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고 할까

내가 대학 진학 후 가장 재밌게 듣는 수업이었음

주변에서도 "ㅇㅇ대학원은 아무나 가는 거 아니라며 배우는 내용이 진짜 어렵대" 이런 말 많이 하니까

열심히 해서 대학원에서도 잘 적응해야지

이런 생각이었음

그런데 막상 대학원에 진학하니, 

정말 분위기는 개판이었음

미래가 없는데 왔다고 비웃는 교수나 대학원 선배들

그리고 박사 유학을 준비하는 석사들을 비웃는 비유학준비생 석사들 

대학원 수업 내용이 어려우면 연구와 무관한 수업 내용으로 바꿔달라고 항의하는 취준 중인 석사들

그리고 제자가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수업 실라버스를 바꾸는 교수

권력으로 온갖 부정부패를 일삼고도 버젓이 왕노릇하는 교수

회사생활이 망해서 대학원으로 급하게 도망와 못 쫓아가겠으니까 후배 괴롭히는 선배

나는 이 학문이 좋아서 온거였는데,

인간관계는 어쩔 수 없다 치고

전망도 상상 이상으로 안 좋았음

연구실 사람들, 교수, 행정실 직원, 학부생 모두가 회의적이여서 나마저도 너무너무 아프고 힘들어야 했던 곳

실적 내고 드디어 전망 좋은 곳으로 옮긴다

더러웠고, 다시는 보지 말자

그리고 한 마디만 하자

본인 인생 갑갑하다고 밖에서 풀지 마라

너한테 해 한 번 끼친 적 없는 사람한테

갑자기 소리 지르고 뒤에서 뒷담화하고

정치질하는 거 아니다

평생 연구에 재미 한 번 느껴보지 못하고

대학원 온 거 후회하며 살아라

연구 좋아하는 후배 그만 갈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