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한국사회가 10년대에 엄청나게 바꼈는데 교수는 아직도 한국 떠나던 00년대에 머물러있는거지
그러다보니 지금 관점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연구실은 대부분 해외출신 교수들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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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2024.01.08
80년대생들, 00학번~10학번 정도? 그정도 나이대 교수라면 충분히 가능함. 그 이전 나이대인 70년대 후반생 99학번 이전 세대들은 확률이 더 높고. 어떻게 잘 아느냐하면 나도 그 세대라서.
내 비슷한 연배 학번대인데 한국에서 학연생+석사하고 미국 박사 갔거나 한국에서 박사까지 하고 미국으로 포닥 갔다 와서 한국 교수 하는 케이스라면 한국 랩 생활을 크고 작게 경험해 봤을 것임. 그때는 랩장이 군기잡고 곤조 부리던 랩들이 엔간한 인서울 학교들이 여기저기에 많았음. 서카포에도 있다는 소문은 봤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그런걸 직접 당한적은 없었음.
암튼, 그때 연구실 생활 하고 보고 배우고 들은게 그런 군기잡고 관행을 유지시키며 랩을 굴리던 사람이라면, 아니만 아예 본인이 군기반장 하던 사람이라면, 자기가 아는 그 방식 그대로 랩을 꾸려가려 할 확률이 높음. 보고 듣고 배우고 깨달은게 그런거니 어쩌겠어. 이 또한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오늘날 K-연구실의 모습인 것을.
물론 내 주변 내가 직접 알고 지내는 내 위나 아랫 사람들 중에서도 그랬던 사람들 + 지금도 그러는 사람들 존재함. 나는 미국 나와서 그꼴 안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만, 참 한심스럽기 그지 없는 모습이라 할 수 밖에.
2024.01.08
2024.01.08
2024.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