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저희 오빠가 30대 중반에 말레이시아에 있는 IT 대학원으로 유학 가겠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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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재 자그마한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석사연구원입니다. 제가 사회과학분야 사람인데다가 공공부문에서만 근무해봤어서.... IT분야랑 사기업에 대해선 잘 몰라서, 선생님들의 고견을 구하고자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저희 오빠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고, 두어번의 중소기업 경험 후에 그냥 백수로 집에서 지내고 있는 사람입니다. 백수로 지내는 기간이 길어져서 불안했지만, 아무튼 부지런하게 운동도 다니고 성실하게 살길래 그러려니 하고 내버려 뒀답니다.
근데 어제 퇴근하고 집에 오니 오빠가 갑자기 말레이시아에 있는 IT 대학원으로 유학을 갈 거라고 하더군요. 어떤 분야를 연구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데이터 사이언스라고 해서, 교수님께 컨텍 메일은 보냈냐고 하니까 묵묵부답입니다. 컨텍메일을 안 보낸 것 같아서 어느 교수님과 어떤 연구를 하고 싶냐고 하니까, 그것마저 묵묵부답입니다. 답답해서 대체 유학 후 뭘 하고 싶은 거냐고 물어봐도 묵묵부답입니다.
저희 분야는 박사를 했어도 신입이 40을 넘으면 조금 애매하게 여기는 분위기라, IT분야도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차라리 직장을 다니면서 국내 대학원을 다니는게 어떻냐고 해도 막무가내입니다. 컨텍메일은 지금 쓰면 그만이고 말레이시아에 당장 가겠답니다. 그냥 자기는 유학을 가야겠답니다.
결국 크게 결론이 나는 일도 없이 그냥 대화가 끝나버렸는데, 오늘 컨텍메일을 작성하더니 1월 말에 말레이시아에 가보겠다고 합니다. .... 그... IT 쪽은 말레이시아가... 많이 전망이 좋은 건가요? 특정 교수님을 염두에 두지 않고 가도 괜찮을만큼...? 그리고 30대 중반에 석사 시작하면 40대는 넘어야 박사가 끝날텐데, 그렇게 해도... IT는 괜찮은건가요? 자기 돈으로 가겠다고 하면 그냥 그래 니 인생은 니가 맘대로 하는 거지, 하겠는데, 오빠가 모아놓은 돈도 별로 없어서.... ....뭔가... 잘 모르겠습니다. 이거 보내도 괜찮은 걸까요... 괜찮기만 하다면 제가 모아둔 돈 긁어모으면 넉넉하게 보낼 수 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 아, 오빠는 국내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다가 포기한 적 있습니다. 그래서 더 걱정됩니다... 국내 대학원도 물론 충분히 힘들겠지만, 국외에서 대학원을 다니는건 국내보다 더 힘들 것 같은데...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을런지...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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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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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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