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11월부터 입학을 전제로 학부연구생을 시작했음 교수님께서 해당 분야에서 나름 유명하기도 하시고, 논문이나 졸업생도 맘에 들어서 대학원 진학을 하고싶다고 했음 그래서 현재 내년 3월 입시를 치르는 중임
근데 와보니 정말 너무너무 별로야... 우선 회사를 운영 중이셔서 방치당하고 있는 건 기본이고, 포닥 선배나 박사 선배도 나 들어오는 타이밍에 다 취직하셔셔 나가셨더라고.. 배울 게 없어 진짜... 그렇다고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또 교수님이 퇴임을 앞두셔서 별 욕심이 없으신 거 같아 분명 미팅할 때까지만 해도 실험실이 되게 활성화?되어있는 느낌으로 말씀해주셨는데 진짜 아무것도 없어 프로젝트도 없고 실험실도 그냥... 에휴 제일 스트레스 받는 건 같이 들어온 사람이 랩실에서 운영하는 분야를 아에 몰라 하나부터 열까지 다 물어보고 공부는 또 안하는데 나이는 많아서 잡일은 나 시켜..
교수님 자체는 너무 좋은 분이신데 이런 환경에서 석사 입학을 하면 나 너무 힘들 것 같아 뭐라고 말하고 나가야 할까...? 솔직하게 말하기에는 괜히 고자질하는 느낌이라 그러기 싫은데 마땅한 이유가 생각이 안나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9개
능글맞은 장자크 루소*
2023.11.27
퇴임을 앞두고 있는데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 노후자금 및 퇴임 후 취미생활로 돈벌이 할 목적 글쓴분의 느낌을 보자면, 젊고 능력있는 연구실에 가시면 많이 성장하실 듯 하네요. 고민해보세요
님 이야기만 들어보면 님 주변이 문제라는것 처럼 들림 그냥 느낌이 잘하는 선배들한테 낙수효과 받아서 좀 얻어 먹으려하는 느낌인데 본인이 그 분야에 관심이 많고 열정이 있으면 혼자서 뭐라도 해낼텐데 그런게 있음? 우리 연구실 학부 연구생들은 석사 오기 전에 논문 한편 드래프트까지 써놓고 석사 입학하면 바로 서밋하는데 님 실력과 노력에 대한 자기 객관화를 해보는것도 좋은듯
2023.11.27
대댓글 2개
2023.11.28
대댓글 1개
2023.11.29
대댓글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