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석사 4학기차를 접어가고 있는 이공계 대학원생입니다. 없다시피한 보름간의 인턴 경험과 수도권 사립대 대학원에 컨택하여 입학하고 힘들게 보낸 것 같은데 시간이 긴지 짧은지 분간이 힘들 정도로 힘들게 지내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대학원 진학을 생각한다면, 지도교수님이 어떠신지, 연구분야도 좋은 고려사항에 해당되겠지만 꼭 인턴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시는 것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짧으면 2년, 길면은 5년 이상을 보내게 될 대학원 생활인데...
성급하게 진로 결정을 하여, 인턴 없이 대학원에 온 것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인턴을 하면서 연구실 사람들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고 결정을 할 것 그랬어요. 일찍 판단했다면 화끈하게 나갔겠지만 이제 곧 4학기니 졸업 준비를 속도를 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뿐.
이공계 대학원 생활은 연구활동이나 할 일들이 있어 나름 힘들겠지만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전체의 70%를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한국식 선후배 문화가 구축된 사회에 있는 것과 갑과 을의 관계에 있는 것도 숨막힐 것 같은데 피하고 싶은 선배가 한 명 이상 있다는 것 만으로도 대학원 생활이 험난합니다. 진짜....
#1 대부분 대학원에서는 연구실과 교수님이 계시는 방이 가까워서 언제든 교수님이 실험실에 와서 대학원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고 알고 있는데 저희 지도교수님이 학회 발표 준비 등 업무 때문에 평소 바쁘셔서 랩에 잘 안 오는 환경에 있다 보니까 대부분 새로 들어온 사람이 있다면, 선배한테 뭔가를 배워서 생활을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교수님보다 선배 등 윗사람의 영향력이 대부분 강한 편에 있습니다.
저는 악마같은 한 선배만 없었더라면 대학원 생활은 어땠을 까 계속 고민을 했었습니다. 할 일을 마치고 제 때 퇴근하려고 하면, "너 요즘 일찍 가는 거 같다?" 남아서 공부하라는 눈치를 주거나 먼저 요청하지 않았는데 '왜 실험을 이따구로 하냐' 식으로 간섭을 했을 때 불쾌감이 순간 들었지만 연구실 특성상 올바르게 실험을 해야 하는 차원에서 그랬다고 칩시다. 그런데 '머리 감았냐' 등 상식의 선까지 뭐라하는겁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랑 똑같은 실수를 해도 나한테는 꼭 더 뭐라고 합니다. 얼마나 아니꼽게 봤으면, 아니면 본인의 기준이 높은건지... (자신만의 기준으로) '넌 평균의 이하이다, 밑바닥이다' 평가하지를 않나... 늦게까지 남아서 하라고 하지 않나... 선배가 뭘 가르쳐줬어, 월급을 준적 있어?
그 XX의 영향력 때문에 오늘 할 일과 실험을 다 마쳐도 울며 겨자먹기로 남아서 공부를 했고 퇴근하면 개인 시간이 1~2시간 정도로 없다시피 합니다. 대학원 오기전에 여러모로 알고 온 것은 있겠지만, 사람을 퇴근 시간으로 차별해서 초라하게 만들어버린 선배를 원망할 뿐입니다. 공부나 연구는 그렇다 쳐도, 정시 퇴근 하는 윗사람분과, 후배를 본 게 한 두번이 아니어서 상대적 박탈감이 들어 정신적으로 매우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다 각자도생인가? 썅... 나를 힘들게 하면서 초라하게 만든 그 모든 것이 그 선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퇴사하는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화끈하게 때려쳤을 겁니다. 순간적인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환경에서 일을 하는 것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2 그리고.. 실험실 청소나 증류수 채우기, Tip box 채우기 등 온갖 잡일은 막내 라인들만 도맡아 했습니다.
심지어 내가 할 일을 하고 있는데 불구하고, 옆에서 증류수가 떨어졌다고 채워달라고 하지를 않나... 카트에 실험 비품을 채우라고 하지 않나... 솔직히 저 포함 막내라인들이 시간이 날 때면 온갖 잡일들을 해왔었는데 본인 실험 및 스케줄 때문에 바쁜데, 이런 거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시피 합니다. 내 위에 선배들한테 이런거 시켜본 적이 있나...
랩 인원 전부가 자기 할 것 외에 관심 가져주지 않은건지... 다 같이 쓰고, 한 번 씩은 보게 될 공공장비인데 뭐 하나 떨어지면 누구 한 명 나한테 알려주는 사람 없습니다.
오늘 정신의학과 예약하렵니다 아휴~ 대학원 생각한다면 신중히 생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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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2023.02.22
이건 일반화하기에 좀 아닌 듯. 글쓴이의 상황은 좀 안타깝지만, 인턴 안하고 대학원 생활 잘 하는 사람들도 많음.
오히려 내 주변에 글쓴이처럼 수도권 사립대 대학원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프로젝트 많이 하는 기업형 랩들에서 (특히 성한 대학원) 글쓴이처럼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음.
대댓글 1개
2023.02.22
맞아요, 제 주변에도 사립대(성균) 대학원 가고 많이 힘들어 하는 후배 있음. 랩이 기업형으로 유지되다 보니 사람들이 좀 각박해지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꼼꼼한 카를 마르크스*
2023.02.22
공감합니다. 저도 이런 문제 때문에 실험실 한번 옮겼어요. 제가 석사 3학기차때 석사 신입생 막내가 들어왔어요. 그 친구가 가끔 실수?하더라구요. 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냥 좋게좋게 말해서 넘기거나 제가 조용히 실수 커버하는 타입이거든요. 하루는 선배 한명이 엄청 노발대발하면서 막내에게 뭐라 하길래 저는 진짜 큰일(기기 사용중 전원 갑자기 꺼서 데이터 날라가거나, 실험 중간에 큰 실수해서 실험 엎거나)인줄 알았는데 클린벤치 사용하고 u.v 안 킨거 가지고 그렇게 노발대발한 인간은 처음봤어요. 솔직히 그 선배가 할말은 아닌게 그 선배도 그런적 많아서 제가 조용히 켜준적 있거든요. 그리고 저는 누군가를 혼낼때 따로 불러서 조용히 조곤조곤 말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무슨 자기 권력 과시하듯이 남들 다 보는 앞에서 망신주는건 진짜 최악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무튼 그 막내 다음날에 그만 두더라구요. 그 일이 얼마 지나지 않아 저도 그 선배랑 대판 싸우고 실험실 옮겼어요.
실험실에서 일 힘들어서 그만두는 경우 많이 없어요. 거의 인간관계 때문이에요. 그걸 파악할려면 인턴생활이 최고의 방법이에요
2023.02.23
사립대 가고 싶으면 왠만하면 인턴 해보는 게 맞는 듯
내 주변에도 학교 자체에서 지원이 쩌는 포공말고는 사립대 가서 힘들어하는 사람들 많아서...
2023.02.22
대댓글 1개
2023.02.22
2023.02.22
2023.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