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학교에서는 이런 거 안 가르치나 봐요

대학원 면접 당시 교수님한테 들은 말임.

좀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고 싶어서 소위 명문 대학에 지원했고 서류 합격 후에 면접을 갔음.

전공 관련한 질문에 잘 대답하다가 갑자기 그 교수님이

이거는 그 A방법 말고 B방법이 더 잘 쓰이는데 그런거 알고 있나요? 라고 물으셨음.

근데 B가 있는건 알았는데 구체적인 지식이 없었고, 아는척 하기 싫어서 그냥 그 부분은 모르겠다고 답변해버렸고

근데 갑자기 거기서 그 학교에선 이런 거 안 가르치나 봐요라고 하셨음.

그러고 면접은 끝났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내가 열심히 더 구체적으로 공부안한 자신이 부끄럽고 민망했음.

그러다가 우리 학교도 서울권 명문대, 카이스트, 포스텍, 해외 출신 멋진 교수님들도 있고

강의도 잘하시고 모두 해박하신, 내가 존경하는 분들인데

저런 얘기 들으니까 그분들에게 왠지 죄송하기도 하고 이게 나의 수준인가?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자책했음.

지금은 그 일에 대해서 거의 잊고 살았는데 문뜩 든 생각이

어떻게 타대에서 면접 보러 온 학생한테 그 학교에선 이런 거 안 가르치나봐요? 이 말을 할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내가 완벽히 몰라서 답변을 못한 잘못은 명백히 있음.

그러나 그 교수님의 인성을 완전히 알 수 없지만 어떤 사상을 갖고 있는지,

그 밑에서 일하는 학생들이 지도 교수님을 어떻게 바라볼지 예상이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