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의 바보들] 읽지 않은 논문을 읽은 척 하는 방법

[연구실의 바보들] 읽지 않은 논문을 읽은 척 하는 방법

평범한 한량 공대 대학원생입니다. 



꼭 MDPI 같은 저널 때문이라고는 말 못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쏟아지는 논문의 숫자는 거의 홍수 수준이다.


이제 논문의 가치는 학문의 영역 확장이라는 숭고한 근대적 개념에서, 대학원생을 위한 일종의 자격증이라는 현대적인 의미로 퇴색되었다.



“대학원생이라고? 그럼 SCI 논문 XX편은 있어야지~.”  



하지만 교수와 대학원생의 간극은 딱 근대와 현대만큼 있기에, 대학원생에 대한 제일 미덕은 ‘논문 읽는 것’으로 간주된다.


많은 경우 대학원생의 공부는 곧 논문 읽기를 의미한다.


흔히 교수가 진행하는 ‘지도’의 많은 부분이 논문을 읽게 하는 것이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의 시대 – 이들이 공부했던 시대에는 – 분명 논문이란 가치 있고, 귀한 것이었으니까.



문제는 근래의 논문 홍수 시대엔 관련된 모든 논문을 읽기란 매우 힘들뿐더러, 그래야 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IF와 Citation number에 모든 신경이 쓰인 저널 에디터에겐 본래 논문이 지녀야 할 학문적 엄격함이라든지, 서술의 신뢰성 같은 가치는 뒷전일지 모른다.


자기 논문을 쓰기도 바쁜 Peer-reviewer는 정말로 ‘처참한 수준만 아니라면’ 대게 통과시킨다.


게다가 어쩌면 이 불쌍한 Peer-reviewer는 대학원생일 수도 있다.


덕분에 많은 경우 논문은 그저 자기 확언에 불과하다.


혹은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한 확언이거나.



따라서 ‘읽지 않은 논문을 읽은 척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감히 말하건대, 이 방법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윤택한 대학원생의 삶을 누리느냐, 아니냐로 나뉜다.


홍수는 몸으로 견디는 것보다 피하는 게 상책이니까.




어떻게 읽지 않은 논문을 읽은 척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