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교수가 학생을 본인 아이디어 훔쳐서 funding 딴 사람이라고 여기저기 리포트 하고 다니는.. 현실..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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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약대에서 일하고 있는 조교수입니다.
제가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3~4년 동안 거의 매일 새벽 3시까지 연구실에 있을 정도로 연구에 매진했고, 그 결과 미국의 국가 연구비를 어렵게 수주하게 되었습니다. 제게는 정말 의미 있고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 연구비에는 지도교수를 멘토로 포함할 수 있는 구조가 있었고, 당시 저에게는 한 분의 교수가 공동 멘토(co-mentor)로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분을 지도교수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사실상 제 연구에 직접적인 아이디어를 주시거나 연구 방향을 함께 이끌어 주신 분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 교수님이 본인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셨기 때문에 공동 멘토로 모셨고, 저 역시 그분의 연구를 정말 열심히 도왔습니다. 논문도 거의 제가 대부분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교수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서부의 다른 학교로 옮길 예정인데 저에게도 함께 따라오라고 하셨습니다. 저에게는 세명의 아이들이 있고 남편도 동부에 있어 서부로 함께 이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에 남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제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말을 들었습니다. 따라오지 않으면 제 커리어를 망가뜨리겠고, 저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한국까지 퍼뜨리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 순간 정말 손이 떨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겠더라고요. 결국 변호사에게도 연락하고, 주변의 여러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교수님은 제가 처음 함께 일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학교 내에서 여러 가지 좋지 않은 평판이 있었던 분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그런 사실을 잘 알지 못했고, 함께 일하면서 조금씩 상황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조금 거리를 두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분에게 티를 내거나 관계를 악화시키려고 한 적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끝까지 정말 열심히 도와드렸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교수님이 서부의 다른 학교로 옮긴 이후, 제가 받은 연구비의 funding agency에 직접 이메일을 보내고, 제가 아는 여러 교수들에게도 연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 교수님의 아이디어를 모두 가져가서 연구비를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자신에게 증거가 있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도대체 어떤 것이 증거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무슨 증거요..? 기가 막힙니다.
더 황당했던 것은, 그 교수님은 제가 받은 연구비 제안서에 공동 멘토로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분이 멘토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제가 그분의 아이디어를 모두 가져갔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 그분은 제 연구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제안해 주신 적도 거의 없었고, 제가 무엇을 연구하고 있는지 깊이 관여하지도 않았습니다. 제 논문을 작성할 때도 실질적인 도움이나 코멘트를 아예 준 적이 없습니다.
다행히 funding agency에서는 제 이야기를 따로 들어주셨고, 오히려 저에게 많은 위로와 지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제가 받은 연구비와 연구 아이디어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듯한 태도를 보여주셔서 그나마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남편은 제가 원한다면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변호사 비용도 전부 지원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주변의 교수님들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사실이 드러날 것이고, 그 교수님의 평판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아직까지 화가 너무 납니다. 무엇보다도 사람이 다른 사람의 커리어를 망가뜨리겠다고 협박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연구비와 연구 아이디어까지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제가 연구를 시작한 이후 이렇게까지 악의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만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혹시 지금 지도교수를 선택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꼭 신중하게 선택하셨으면 합니다. 아무리 유명한 교수님이고, 연구 실적이 뛰어나고, 좋은 멘토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 그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학생이나 주니어 교수들을 대하는 사람인지 꼭 알아보셨으면 합니다.
특히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 사람인가만 보지 말고,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 사람인가를 꼭 보셨으면 합니다.
연구는 혼자 하는 일이 아니고, 특히 주니어 교수에게 멘토의 존재는 커리어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좋은 멘토를 만나는 것은 큰 행운이지만, 잘못된 사람을 멘토로 선택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일을 통해 절실히 느꼈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는 사람을 선택할 때 연구 실적이나 명성만 보지 않고, 그 사람의 인성과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까지 훨씬 더 신중하게 보려고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시고,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게 성장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들 정말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 지나가는 5년차 약대 조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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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2026.08.14
저도 미국 조교수지만 그분은 상당히 독특하네요.. 여튼 여러가지로 적을 많이만들고 다니는사람들은 다 알게되는듯 합니다. 저도 우리학교로 점핑한 중국교수와 공동연구 하려고했는데, 그친구 밑에서 예전학교에서 박사과정으로 있던 한국분 두분(둘다 한국현직)을 알게됐는데 이 친구는 예전부터 옆랩이랑 공동연구 회의하다가 아이디어 갈취하는 사람이라고 조심하라고 당부하면서 말리더라고요.
2026.08.14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