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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졸업 포기할지 고민입니다

202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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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과정을 입학하고 약 7년정도 지났습니다
중간에 군문제등 이런저런 이유로 2~3년 공백기가 있었고,
그래도 이후에 수료도 하였습니다.

기간이 길어지면서 나이도 너무 많고 어쩔수없이 직장과 병행하면서 연구생 신분으로
간간히 공부하고 늘 해오던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세미나도 간간히 참여하는 정도로 대학원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 학과는 개인별로 직접 연구 주제를 바탕으로 연구를 해야하는 연구실입니다.
(즉 공대처럼 방향이 정해진 실험실에서 하는 연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석사과정임에도 교수님이 기대하는 바가 상당히 높아서 실제 입학자 중 졸업생은 절반도 채 안되는것 같습니다.
석사 졸업을 위해 1저자 학술지 논문이 반정도 강제되기도 합니다.
(이건 학교기준이 아니라 저희 연구실 자체의 기준이고, 물론 석사에게 SCI 급을 요구하는건 아니고
어느정도는 학계에 이름이 알려진 학술지에는 등재되어야 합니다.)

보통 저희 연구실에선 석사를 졸업하면 박사 진학을 하는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왜 박사를 하냐고 여쭤보면 석사 졸업을 할때 결국 내가 글을쓰는거밖에 잘하는게 없구나 라고 느껴서
대부분 반쯤 환멸을 느끼다가도 다시 박사를 하러 오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애초에 박사될 사람만 석사를 받으시는 것 같고 저도 처음엔 박사를 꿈꾸며 석사를 진학했습니다.

교수님은 석사학위 논문 주제에 대해서 전혀 알려주는 바가 없습니다.
다만, 이런 논문을 읽어봐라 라고 한두개 던져 주시고,
이 논문을 읽어보고 새롭게 연구 주제를 떠올려보라는 식입니다.

그리고 엶심히 준비해서 세미나 때 발표를 하면,
교수님이 기대하던 연구 주제와 다른 이유로 비판을 합니다.
(즉, 교수님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친숙하지 않은 주제이면 상당히 가혹한 기준으로 평가를 합니다.
모든 논문에는 비판점이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럴때마다 저는 몇주간 열심히 찾았던 선행연구들과 글 작성에 들인 노력이 늘 제로베이스로 돌아가는것 같아서 고통스럽습니다.


저는 이러이러한 이유로 논문이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선배 대학원생들도 어느정도 공감하며 괜찮을것 같다고 약간의 수정방향을 제안해 주지만,
정작 이걸 교수님께 들고가면 교수님은 내가 원했던건 이런게 아니다 라는 식으로 말씀을 하십니다.
그리고 정작 그래서 교수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끝까지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내 연구이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한두번이면 성장 과정으로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4년 5년 6년이 되니까 너무 힘이 듭니다.
첫해부터 이상했습니다. 글을 잘쓴다는 식으로 거의 논문 완성단계까지 갔는데,
나중에 되서야 너의 글에 이런 문제가 있어서 제출은 할수 없다고 했고,
일종의 길들이기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였습니다.
사실 교수님의 그간의 지적들이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사실 다른 논문에서도 흔히 있는 문제점들을 지적하시는 경우가 많다보니,
개인적으로는 답답할때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교수님앞에서 하나하나 반박하기도 그렇구요.
예 죄송합니다 이러고 말아야 하는게 현실입니다.


이후에 대학원 생활에서 2저자로서 학술지 제출은 했었습니다.
교수님이 논문 주제를 오픈하고, 학생들끼리 연구하거나 개인 연구를 하는 상황에서는 진행도 빠르고 방향성이 명확해서 좋았습니다.
코스웍도 그래서 수월하게 진행했고 연구 보고서나 프로젝트에서도 여러 사건들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학위논문(및 학위논문의 기반이 될 1저자 학술지 논문)을 위해서 저만의 글을 쓸 때에는
번번히 교수님이 원하는 방향과 다르다는 지적 떄문에 너무 힘이 듭니다.
제가 궁예가 되어야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 뿐입니다.
석사과정 기간이 너무 오래되었고, 직장과 병행하면서 학위에 대한 저의 가치관도 많이 변했습니다.
세상도 많이 변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학위가 저의 자존심이라는 것 외에는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외부에서는 석사는 그냥 하면 주는거 아니냐는데.. 사실 그 부분에서 제가 석사를 따지 못하면,
남들이 다 따는 석사 나만 못따는거 같아서 살면서 자존감이 많이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프로젝트 등 바쁜 대학원 과정속에서 사실 대학원 외의 다른 회사에서는 업무 제안들도 있었고,
학위가 저에게는 과거에 큰 꿈이었어서 이런 기회들을 포기하면서 지내왔고,
수료 이후부터는 회사 다니면서 학위를 마무리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제와서 학위를 포기하기에는 너무 매몰비용이 큰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쉽사리 포기를 못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제가 학위를 따려면 하던 직장 그만두고 1~2년 몰입을 해야 겨우 학위논문을 작성할지 알수도 없고 자신도 없습니다.
결국 학위를 받는 것이 적합한 연구주제를 스스로 찾아내느냐에 달려 있는 문제이다보니,
주어진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막에서 보물찾는 것에 가까워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그 리스크를 감당할 자신이 없습니다.


이제는 좀 내려놓고 쉬고 싶은데,
포기할떄쯤 되면 교수님은 또 새로운 논문을 소개하며 이걸 읽어보면 학위논문을 쓸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말씀합니다.
매년 고민인데 결론을 내고 종지부를 찍고 싶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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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2025.05.12

뭐 교수님이 논문 추천해 주는 거면 그냥 이거 집중해서 하고 빨리 졸업시키고 싶어 하는 거 같은데 아무리 시간이 없다지만 그냥 그동안 논문 쓴 거를 바탕으로 스스로 써보세요. 그것도 모르겠고 그냥 아무것도 안 된다면 그냥 포기하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최소한 졸업 요건은 맞춰야 학위를 줄 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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