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작년 10월에 미국 Top5 대학의 화학과 교수님 연구실에 방문학생 지원을 했습니다. 교수님께서 몇가지 조건을 제시하셔서 조건을 맞추느랴 4주정도가 걸렸고, 11월달에 조건을 모두 만족하였음을 교수님께 알렸습니다.
교수님은 행정보조원을 통해서 화학과 고위인사담당자한테 이 내용을 전달했는데 처음에 CV랑 여권사본, 주소를 요청해서 서류를 제공하고 기다리고 있으니 추가적인 연락이 없어서 다시 고위인사담당자한테 연락을 취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연락을 늦게 확인한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교수님은 4~7일안에 답장을 주시는 반면, 고위인사담당자는 거이 리마인드 메일을 두번 보내야 겨우 연락을 받았습니다(기간으로는 한달 넘게)..
고위인사담당자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연되서 원래 교수님과 이야기해둔 기간까지 시간이 빠듯하게 남은 나머지 고위인사담당자한테 '교수님이 제시한 조건 및 학교 휴학절차에 필요한 서류등을 모두 준비했으나 후속절차로 항공권, 숙소 예약등을 진행하려면 비자서류가 우선되어야 할 것 같으니 빨리 처리해달라' 라고 연락보내니, 돌아온 답변은 '교수님이 추천서를 전달해주지 않아 진행할 수 없다'라고 합니다.. 교수님이 분명히 행정보조원을 통해서 내용을 전달했고 메일을 전달한거여서 아마 교수님과 과거에 대화했던 내용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물론 저는 철저한 을의 상황이므로 해당 연락을 받자 마자 교수님께 해당 내용을 알렸습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제가 리젝당한건지 조금 걱정되기도 하구요..ㅠ 또 그렇게 생각해보면 왜 굳이 리젝인데 행정보조원과 고위인사담당자한테 서류를 넘겨서 일을 복잡하게 하는가 싶기도 하구요.
어떻게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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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2024.01.19
원래 행정들 일 안해요. 특히 연말에는 더더욱이요. 저도 예전에 해외포닥갈때 J1비자 발급위해서 ds서류 학과에서 받아야되는데 오퍼래터 받고나서 거의 2달만에 받았습니다. 순수하게 행정들이 일도 안하고 답장도 느려서요. 교수가 행정들한티 쪼는 스타일이면 좀 일처리 빠르기도 한데, 그런 교슈 드물죠.
2024.01.19
대댓글 3개
2024.01.20
대댓글 1개
2024.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