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축구) 비유를 통한 연구 관련 진로에 대한 조언

자신이 속한 집단이 아닌 외부 사회를 관찰하면 때론 객관적이고 참신한 시각을 얻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본 글에서는 프로 스포츠(축구)를 통해 연구 관련 진로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축구 선수들이 최고의 환경 (명문 초·중학교, 청소년 국가대표 등)에서 최고 리그의 프로 선수가 되고 싶어하듯, 대부분의 학생들은 엘리트 교육 과정(SPK학부)을 통해 더 나은 진로를 희망합니다. 엘리트 과정에 속하면 좋은 환경 (동료, 훈련 시스템 등)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스카우터들은 엘리트 과정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주시할 겁니다. 그러나 현재 소속이 미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선수들은 나이가 들면서 지속적으로 경쟁해야 하며, 그 중 극소수만이 프로로 진출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연구 관련 진로에도 적용됩니다. 즉, 경쟁을 통해 좋은 기회를 얻은 SPK학부 출신 학생들이 더 좋은 경쟁조건을 얻은 건 맞지만 그게 향후 연구 관련 진로 성공의 필요충분 조건은 아닙니다. 이 내용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네요ㅎ

대다수 학생들은 엘리트 교육 과정(SPK 학부)이 아닌 일반적인 과정에서 더 나은 진로를 위한 대학원 선택에 고민을 겪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원은 반드시 SPK나 IST로 가야 한다는 등의 일반화된 조언에 대해 끊임없이 김박사넷에서 논쟁되죠. 하지만 드리고 싶은 조언은 대학원 선택이나 연구 관련 진로 설계는 절대 일반화될 수 없는 문제로, 각자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합니다.

축구를 예로 들면, 어떤 사람에게는 축구 명문 고등학교로 전학가도 기존 주전 선수보다 나은 경쟁력이 없다면 오히려 출전 기회를 못 받아 도태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의 강점을 살린 팀에서 부족한 포지션으로 변경하여 출전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때로는 모두가 기피하는 포지션이 몇 년 후에 축구 트렌드가 바뀌어 가치를 인정받을 수도 있고, 인기 있는 공격수 포지션은 오히려 프로시장에서 외국 용병선수들로 인해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프로 농구의 센터 포지션도 적합한 예인 것 같네요). 결국 프로가 되기 위한 최종 목표에서 어떻게 자신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합리적이고 개인 맞춤형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죠.

프로 시장에서, 연구자나 축구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 능력이나 축구 실력입니다. 냉정한 프로 시장에서는 항상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고 매경기 최상의 퍼포먼스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 시장에서 어떤 명문 중·고등학교 출신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프로 선수들 중에도 엘리트 출신 (명문 초·중학교, 청소년 국가대표 등)이 아닌 사람들이 많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천재라 불리던 수많은 유망주들이 프로 데뷔조차 못하기도 하며, 반대로 중·고등학교 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수가 세계 최고의 팀으로 스카우트 되는 것처럼 대기만성형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프로 축구 선수가 아닌 지도자, 행정가 등 다른 진로로 축구 관련 진로를 가거나, 아예 축구와 관련 없는 진로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본 글은 연구 진로와 관련하여 단순 일반화된 조언이 아닌 자신에게 맞는 진로 설계의 중요성에 대해 조금이나마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프로 축구를 예를 들어 작성하였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자신의 상황에 맞는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현명한 전략을 세우고 실천하길 바랍니다. 또한 자신을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는 행운이 있길 바랍니다. 모두들 자신이 원하는 꿈의 리그 혹은 직장에서 활약하는 프로가 되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