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1년동안 셋업하며 기본적인 실험 배우는 동안에는 교수님께서 실험도 같이 해주시고 디스커션도 많이 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신생랩이어도 괜찮겠다 싶어서 석사로 입학했습니다. 학생으로 정식 입학하게되면 어느정도 달라질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정말 입학하자마자 상황이 180도 바뀌더군요.
인턴때부터 저한테 주신 연구주제는 1년동안 해보다 안될거같으니 유기하시고 옆 랩실에서 코웍만 하고 계십니다(실제로 저한텐 이건 가망이 없으니 과제 기간만 끝나면 빠르게 손절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보니 지도를 전혀 못받고있습니다... 아무래도 랩에 사람이 저밖에 없다보니 질문을 교수님께 드릴수 밖에 없는데 질문드려도 모르겠다 다음에 봐주겠다로 일관하십니다. 심지어 랩미팅때 발표를 해도 아무런 피드백이 없습니다. 차라리 혼나면서라도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혼나지도 않습니다. 저를 찾으실 때는 서류처리해야할 때, 도착한 택배 교수님 방으로 가져와야할 때, 그리고 제가 인턴동안 만들어놓은 측정 프로그램이 코웍에 필요해서 수정해야할때밖에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논문을 봐도 이해를 똑바로 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고, 실험 스킴이 나와있는 논문을 따라해도 안됐을때 원인이 뭔지 고찰도 똑바로 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저보고는 너는 혼자서도 잘하는거 같으니 셋업만든걸로 석사논문 쓰고 유학가라고 하십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저는 그냥 평범해서 실험 하다 막히고 논문도 이해를 똑바로 못하고 있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제가 하고있는 연구가 재미있고, 논문 읽으면서 새로운걸 알아가는것도 재밌습니다. 여기 와서 박사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지만 적어도 석사 동안은 최대한 연구 할 수 있는데 까지 하고 싶지, 교수님이 말씀하신거처럼 셋업만든걸로 석사논문 쓰고 남은 1년마저 시간낭비하다 나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김박사넷에서 자퇴를 고민하는 글을 몇개 봤는데 대부분의 선배님들께서 석사까지는 어떻게던 버티고 취업을 하라고 하시는걸 봤습니다. 하지만 제 연구 분야가 박사까지 하지 않으면 메리트가 전혀 없는 분야다보니 석사졸업의 메리트를 가지고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빠르게 자퇴하고 취직할지가 너무 고민됩니다.
랩실에 사람이 없다보니 고민이라 해놓고 신세한탄을 길게 해버렸네요. 따끔하게 혼내셔도 괜찮으니 조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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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2023.03.10
저는 자퇴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도 비슷한 상황에서 자퇴하고 다른 연구실로 와있어서 이렇게 말씀드릴수있겠네요. 흔히들 대학원은 혼자서 찾아서 공부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게 최소한 첫번째 논문을 써본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말이지, 아직 첫논문도 쓰지않은 석사 1 (혹은 2)년차한테 해당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처음 논문을 쓸 때까지는 교수님의 케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는 연구실 옮긴 이후에 더 절실히 느끼고있습니다. 방치와 방관은 다릅니다.
202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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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2년차 자퇴는 어불성설입니다. 석사쪼가리는 별거 아니란게 정룰인데.. 석사 논문 50페이지만 써도 학위줍니다. 스트레스는 별도이지만.
2023.03.10
석사가 메리트 없는 분야는 쌔고 쌨습니다. 종요한건 지금까지 한 1년을 공백기로 만들거냐, 아니면 좀만 더 해서 석사 학위라도 딸 것이냐는 것이죠. 막 시작한거면 몰라도 2년차면 그냥 좀만 더 하시고 졸업하시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석사 졸업논문은 그냥 형식만 갖춰도 학위 줍니다. 어차피 석사에게 많은 것 바라지도 않아요. 학교던 사회던.
2023.03.10
2023.03.10
2023.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