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가장 핫한 댓글은?

어떤 연구실을 가야하는가 (2): 레몬마켓, 중고차 그리고 연구실

IF : 1

2022.04.28

5

2928

안녕하세요, 이번 2월에 기계공학 쪽에서 박사를 받고 대전의 한 정출연에 근무 중인 아무개입니다. "어떤 연구실을 가야하는가 (1) 사실 학벌은 중요하지 않다 (https://phdkim.net/board/free/28856/)"에 이어 2번째 글을 씁니다. 첫 번째 편이 인트로라면 이번 글에서는 꽤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1편 이기는 2편 없다지만 다크나이트도 2편이기에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시작에 앞서, 이번 글만큼은 연구자에게는 아주 위험한 ‘단언하는 말투’로 작성하겠습니다. 점원한테 “지금 옷 사이즈 어때요?” 물었을 때 “고객님 취향에 따라서 다르죠”의 답변보다 때로는 “한 사이즈 작게 입으시면 돼요” 단언해주는 답변이 때로는 선택에 더 도움이 되더라고요.

연구실을 결정할 때 중요하다는 5가지는 다들 아실 겁니다. 1-교수님 2-연구실분위기 3- 연구실적 4-alumni 5-월급 (중요도 상관없이 나열). 3,4번은 사실 요즘 홈페이지들이 잘되어 있어서 인터넷으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핸드폰보다 레몬과 중고차를 사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모든 스펙을 확인할 수 있는 핸드폰과 달리(GOS 제외), 레몬은 단지 신지 중고차는 관리가 잘되어왔는지 많은 정보를 알고 구매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연구실 선택도 마찬가지죠. 결국 우리는 보통 1,2,5번을 모르는 상태로 연구실을 결정해야합니다.

여기서부터 자대랩을갈까 타대랩을갈까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자대랩은 주변 선배들이 많기 때문에 그나마 1,2,5번에 관한 많은 정보를 알고 결정할 수 있죠. 특히 인턴과정을 통해 연구실에 적응한 후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아주 이상적입니다. 박사과정 6년 연구실과 안 맞으면 정말 길고 고통스럽습니다. 이게 단순히 몸과 마음이 힘들다가 아니라 연구의 흥미까지 잃어버리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좋은 학부의 최대 장점은 많은 좋은 랩이 자대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자대/타대랩중에 선택하는 쉽고 간단한 솔루션을 알려드릴 테니 참고 아니 따르시길 바랍니다. 아 그전에, 좋은 랩을 갈 수 있다면 희망 연구주제는 더 넓게 생각하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큰 갈래의 주제는 정할 수 있겠지만 결국 박사주제는 결국 그 시기에 당신이 무슨 연구과제를 맡냐로 정해집니다(교수님의 말바꾸기는 덤). 입학 전 구체적인 연구주제를 고민하는 것은 소개팅 만나기도 전에 신혼여행지 고르고 있는 겁니다.

1. 먼저 내 커리어 목표를 설정한다 (기업, 연구소, 교수 등).
2. (1,2,5번이 만족되는) 자대랩의 alumni가 내 목표 직장에 자주 입사/임용되는지 확인한다 (모든 연구실적은 4번 항목으로 대표 될 수 있습니다).
3-1. 2번이 yes (행복)--> 그 랩 진학 추천 (끝)
3-2. 2번이 no (문제의 시작) --> 자아성찰을 시작한다. 난 멘탈이 강한가 (4-1)? 쉽게 주눅드나 (4-2)?
4-1. 마찬가지 조건의 타대 랩에 대해 김박사넷을 포함하여 정보를 최대한 모으세요. 그나마 꿀팁을 좀 드리자면 자대비중이 높은 연구실 그리고 들어가기 어려운 연구실을 추천합니다. 만약 학부기준 성적차이가 꽤 나는 타대인데 자대생이 별로 없고 메일 보내니까 교수님이 바로 웰컴하신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소서.
4-2. 자대랩가서 이제 당신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성공 사례를 남기시길.

부연설명을 좀 하자면 1번 항목의 경우 뚜렷한 계획이 아직 없으면 적어도 연구소까지는 한 단계 높여서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2번 자주의 뜻은 한 명이 특정 직장에 입사하였을 때 “오 여기도 가네?”정도 아니면 됩니다. 자아성찰의 경우 교수님도 사람인지라 학부 출신에 대한 본인들만의 선입견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 선입견을 뚫고 에이스로 성장하려면 1-2년 안에 무언가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는데, 사람 성격에 따라 이 과정에서 중도 하차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대신 좋은 학교로 갈수록 확실히 연구 환경은 좋아지기 때문에 이 부분을 이겨낸다면 분명히 득이 됩니다.

이 글이 부디 여러분들에게 오차범위 밖의 유의미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가지 위안을 드리자면 레몬과 달리 우리 도비들은 환경도 중요하지만 결국 자기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마음 단단히 먹고 연구 즐겁게 하신다면 분명 좋은 결과 있을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써주셔서 감사도 해주십시오.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5개

2022.04.28

개인적으로 궁금한건데, 랩실 내에있는 인원에게 메일 등으로 물어보는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댓글 1개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2022.04.28

커리어 목표를 설정하는게 큰 의미가 있을지요. 정출연은 좀 의미가 있을 듯 합니다만, 교수는 오히려 alumi에 많으면 불리한 점도 존재하고(e.g. 선배가 이미 임용된 학교는 본인이 임용 불가) 기업은 학교 수준이랑 연구 분야 중 하나만 맞추면 쉽게 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연구 분야를 잘 정하는게 본인 커리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연구 분야만 숙고해서 잘 정하고 (1-교수님 2-연구실분위기 3- 연구실적)만 타협해서 본인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넣으면 됩니다.

대댓글 2개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해당 댓글을 보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

댓글쓰기

게시판 목록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