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대학원 연구실은 학부 학과 고르는 것 보다 훨씬 알려진건 적고 다양성이 크다. 그래서 나는 김박사넷과 같은 서비스가 한국에도 생긴 것이 아주 잘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도 일단 표본이 너무 적고 해당 연구실 소속이 인증되어야만 리뷰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신뢰성이 아주 높지는 않다. 그래서 대학원 특정 랩 진학 생각이 있으면 직접 더 알아봐야한다. 대학갈 때 수능성적 맞춰서 적당히 원서쓰는것처럼 했다간 학부보다도 훨씬 긴 6년 혹은 그 이상의 니 인생을 도박에 던지는 것이다. 뭘 어떻게 해도 알 수 없으면 모를까 홈페이지만 가봐도 나와있는걸 귀찮다고 안알아볼거면 귀찮을텐데 그냥 밥도 먹지 마라.
1. 재학생 평가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래도 재학생의 평가다. 해당 대학원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물어보던가, 정 없으면 연구실 홈페이지 가서 재학생 아무나 메일보내서 물어보자. 난 진짜 왜 메일한통을 안써보는지 모르겠다. 너는 교수가 아니라 대학원생으로 연구실에 가는 건데 교수랑 얘기하는것보다 (물론 컨택하려면 해야겠지만) 재학중인 대학원생이랑 얘기하는게 훨씬 도움이 되는건 당연하다. 교수가 '아 나는 새벽이나 주말에 생각날때마다 학생한테 전화해서 몰아붙이는게 취미다. 학생들 천국갈 수 있게 내가 다니는 교회에도 보내준다. 월급은 150인데 외부장학금 받으면 깎을거다. 우리 연구실 주제는 내가 테뉴어받기전에 정한건데 지금은 다른거 찾기 귀찮아서 그냥 비슷비슷한 논문 계속 내고있다. 학생들이 착하게 굴면 나도 착해지지만 맘에안들면 쌍욕박아서 정신좀 차리게 해준다' 뭐 이런 얘기를 교수가 해주겠냐?
저는 누구누구이고요 대학원 진학과 ~~ 랩 컨택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어떤가요?
대충 이런 내용을 정중하게 물어보면 받은메일함에 있는 메일에는 답장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원생에게 답장받을 수 있을거다 본인도 몇번 답장해준 적 있다. 오지말라면 가지마라.
2. Alumni 탐색
니가 outstanding 하지 않은 이상 어떤 연구실에 들어갔을 때 너의 미래는 해당 연구실 졸업생의 진로 스펙트럼 어딘가일거다. 따라서 alumni를 보는게 제일 중요하다.
연구실 홈페이지에 가면 alumni 항목이 거의 있을거다. 업데이트가 바로바로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졸업생들이 뭐하고 있는지 봐라. 연구실에 따라서 재학 시기도 나와있는 곳이 있다. 이 경우에는 재학연한도 알 수 있으니 도움이 된다. 내가 교수가 되고 싶다면? 졸업생 중에 교수가 많거나 미국으로 포닥을 많이 나가있는 랩을 골라야한다.
졸업생 볼때 한가지 조심해야 할게 중간에 withdrawal 하는 사람이다. 중간에 나가는 사람은 연구실의 부정적 경향성을 나타내는 강한 팩터이지만 알 수가 없다. 연구실은 평생직장이 아니고 입학생과 졸업생의 동적 평형이 있어야 인력이 유지된다. 왠만큼 체계가 잡힌 곳이라면 고년차부터 저년차까지 골고루 있어서 교수가 하나하나 처음부터 지도하지 않아도 배울 수 있게 되어있다. 따라서 보통 연구실은 1년에 한명 이상 학생을 받을거다. 즉 교수가 20년차면 처음 5년 빼고 졸업생이 15명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교수 경력에 비해 졸업생이 너무 적다면 다시한번 잘 알아봐라
아참 밑에 글 보고 쓰기시작한건데 자대생 비율도 긍정적인 팩터다 왜냐면 자대생들은 비율도 높고 (괜찮은 대학 기준) 학부인턴도 해보고 선배들도 있고 해서 내부정보를 잘 알고있다고 봐야된다 그래서 자대생들이 많은 곳은 일단 내부에서 평가가 높이 되어있다는 소리다. 그리고 보통 대학원을 갈 때 자기 학부보다는 좋은곳으로 가기때문에 지원자 풀 중에서 교수들의 선호도가 제일 높은 것도 자대생일거다 그래서 자대생 비율이 높으면 보통은 인기도 많고 괜찮은 랩이라고 봐도 좋다
그리고 괜찮은 랩은 국내여도 포닥하는사람들이 좀 있다. 졸업생들이 자리 구하기 전에 있다 가기도 하고 코웍하던 랩에서 오기도 하고 아예 다른데서 오기도 하고.. 포닥도 alumni에 들어가니까 마찬가지로 참조해라.
3. 실적 확인
솔직히 학부 갓 졸업한 학생이 인생을 바쳐서 풀고싶은 문제가 있어서 큰 꿈을 가지고 대학원 진학하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보이는 주제 하는 연구실 선택해서 가는건데 연구주제가 좋은지 나쁜지 어떻게 아냐?? 거기서 나온 논문들 다 읽어보고 이거 하려면 뭘 다룰줄 알아야되고 뭘 공부해야되고 이거 할줄 알면 요거조거랑 엮어서 이쪽으로 나갈수 있고 등등등 이런것까지 알아볼 안목이 있다면 좋지만 안해본 사람이 알기 힘들다.
그냥 '~~ 주제 하는 랩' 이렇게 피상적으로 알 바에야 차라리 정량적으로 실적을 봐라. 연구실 홈페이지에 publication list 확인해서 졸업할 때까지 보통 1저자는 몇편 공저자는 몇편 쓰는지 봐라. 그리고 논문 어디다 내는지도 확인해라. 저널이 좋은지 안좋은지도 당연히 모를테니까 impact factor를 비교해보거나, 같은 학과여도 주제별로 타겟 저널이 완전 다를수도 있으니까 분야별로 if를 보려면 jcr같은데서 해당 분야 순위를 확인해라. 물론 if와 저널 평판이 완전히 비례하는건 아니지만 최소한 그 분야 내에서 어느정도 위상인지 대충은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더 중요하게 보는 편이기도 하고. 아 여기 간 사람들은 보통 최상위 저널에 몇편, 중간 저널에 몇편, 하위 저널에 몇편을 쓰는구나 하고 알아야 비교를 하지. 선배들은 다 jcr q3에다 냈는데 갑자기 니가 가서 3% 저널에 낼 일이 있겠냐? 그게 되면 교수를 하지... 나도 잘 모르지만 cs는 저널이 아니라 학회 발표가 더 임팩트 있다고 하니 참고해라.
암튼 이 정도 했으면 니가 인턴안해보고서 알 수 있는건 거의 다 알아본거니까 연구실 홈페이지 가서 소개글 한페이지 띡 보고 '와! 주제 너무 멋져보여! 여기 가야징 ㅎㅎ' 이딴소리 하는것보다는 훨씬 나을거다. 이만 줄인다.
2020.02.15
2020.02.15
2020.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