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안녕하세요, 저는 박사과정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 3회차

[출구전략] 안녕하세요, 저는 박사과정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 3회차

박사과정을 중단하고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중입니다. 등산과 요가를 좋아합니다. 



여러분들 잘 지내고 계시죠? 벌써 여름이 왔네요.


저는 이번 주부터 미국에 남겨둔 짐 정리를 시작했어요.


고맙게도 전 룸메이트가 창고에 있는 물건을 대신 팔아주기로 했답니다.


계속 미뤄왔었는데 이제야 정리를 하네요.


창고에 있는 물건들 목록을 작성하는 데 참 마음이 이상하더라고요.


이 연재도 그래요.


하고 싶은 말들은 한가득인데 정리가 안되어 자꾸 게재를 미뤄오다가 오늘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새로운 삶의 길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최근에서야 마음을 정하게 되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어떤 일을 하기로 했는지 말씀드릴게요. 



지난 글에서 야심 차게 왜 제게 더 이상 (과거) 제 전공 분야에서의 연구가 의미가 없어졌는지 이야기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었는데요.


그때는 두세 가지 이유로 요약해서 설명할 수 있을 것만 같았어요.


초안을 고치다 보니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더라고요.


왜 처음 연구를 하고 싶었는지 그 밑바닥에 있었던 마음들을 들여다보고, 유학 생활에서 겪은 즐거움과 어려움을 처음 느끼는 것처럼 새롭게 느껴보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일단 제가 박사과정 2년 차 때 들었던 감정들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박사 2년 차가 되면서 저는 제 분야의 논문을 읽고 쓰는 일이 더 이상 예전만큼 즐겁지 않았습니다.


저는 변해버린 제 모습에 놀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읽고 쓰는 일은 제게 놀이처럼 그 자체만으로 즐거웠기 때문이죠.


그런데 어느새 논문은 용어만 바꾸었을 뿐이지 그 말이 그 말처럼 들렸고, 쓰고 싶은 이야기도 바닥이 나버렸습니다.


논문이 제시하는 문제의식들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