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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을 믿고 따라가는게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202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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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92

지거국 박사대학원생입니다.

주제가 너무 재미있고 해보고 싶은 분야여서 생긴지 3년차인 신생랩에 들어왔는데, 이게 맞나 싶습니다.
썰이 좀 긴데 풀어보겠습니다.

저는 석사를 졸업하고 회사 연구소에 취직해서 약 7년정도 일하고 공부와 연구가 하고 싶어 대학원 박사로 진학했습니다.
중간에 회사 그만두고 생공연에 가서 1년 반정도 박사생활을 하다가 공부하러 가는 이동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와 전일대 대학원을 알아봤습니다. (이동시간 대략 왕복 2시간정도) 집에서 다니는 것이 힘들어도 가족들이 있으니 힘이 되고 집이 근처니 아무래도 마음이 편할 것 같았습니다.

작년 2022년 9월쯤에 현재 교수님과 면담을 진행했고, 면담에서 교수님이 실험실에 세팅되어 있는 실험이 없어서 제가 할 수 있는 실험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물어보셨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실험들을 할 줄 안다고 했더니 제가 오면 정말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월급도 적당히 챙겨주고, 휴가도 여름1주일 겨울1주일 이렇게 주고 있다고 하면서 복지를 강조하시더니 꼭 들어와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실험 세팅하는 것들 힘든 것들 모두 감안하고 알겠다고 하고 출근은 11월 부터 하겠다 했습니다. (대학원 박사생활이 힘든 것은 알고 있었고, 실험을 세팅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겠다 싶어서 고생일 걸 알면서 알겠다 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10월쯤 교수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실험실에서 랩미팅을 진행하는데 한 번 보러 오지 않겠냐 해서 현재 실험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실험들이 뭐있나 궁금하기도 하고 현재 실험실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궁금해서 알겠다고 하고 랩미팅을 보러갔습니다. 랩미팅이 끝난 후 교수님이 갑자기 부르시더니 앞으로 제가 맡을 주제라고 큰 과제를 하나 주시더군요.(아직 출근 한 달 전인 상태) 미리 공부해보고 고민해보라고 하셔서 알겠다고만 하고 그냥 받아만 왔습니다. 아직 출근 전이기도 하고 체력도 충전할 겸 쉬고 싶었거든요. 그 후 11월에 출근을 하였고, 역시나 아무것도 갖춰지지 않고 학생들도 기본적인 실험지식 없이 마구잡이로 실험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그 학생들 하나하나 가르치면서 바로잡아주고 실험 다시 가르치고 실험 세팅하고 과제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교수님이 저희 뒤통수를 때리는 일을 하셨습니다. 교수님이 저희 몰래 서울권 대학에 지원해서 합격하셨습니다. 그래서 작년 12월에 갑자기 자기 서울로 가게 됐다고 이야기하시더라구요. 물론 지거국 보다는 서울권 대학이 연구하기도 쉽고 교수님 가족분들도 근처에 계시기에 교수님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문제는 저희 실험실원 모두가 교수님이 서울로 가고 싶어 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같이 밥을 먹을 때 마다 교수님께 여쭤봤는데 교수님은 지거국 교수도 나쁘지 않아서 여기도 만족한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 말을 믿고 그냥 실험 열심히 하고 공부 열심히 하면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은 저희에게 이야기 없이 계속 인 서울권 대학에 지원서를 넣고 계셨더라구요. (이것은 교수님과 대화 중 교수님이 말씀해주셨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여기서 부터입니다. 현재 저희 실험실에 다니는 학생들 모두가 이 지역이 고향인 학생들입니다. 그래서 주거비용이나 교통비 없이 학교 근처에서 생활하고 있고, 지거국이기 때문에 등록금도 한 학기 약 300만원 정도입니다. 교수님 입장에서는 저희들이 같이 올라가주기를 원하십니다. 하지만 교수님이 합격하신 대학교는 등록금이 한 학기 약 800만원인데다 서울에 있어서 저희가 집을 따로 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교수님이 합격한 대학교는 대학원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하지 않는 곳이라 서울에 집을 구해야합니다. 등록금도 갑자기 오르고 생전 나가지 않던 주거비, 교통비까지 갑자기 생긴 상황이니 실험실원 모두가 당황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수님은 저희를 한명씩 부르더니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에 올라갈 때 집 구하는 것도 너희가 어려우면 자기가 빚을 내서라도 구해주겠다, 월급도 자기가 줄 수 있는 최대를 주겠다, 등등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월급은 석사 150, 박사 200 이었습니다) 지금 있는 지거국에서는 학자금 대출없이 받는 월급으로도 (석사100, 박사150) 등록금 충분히 내고 생활까지 가능합니다. 그래서 교수님도 서울로 올라가면 월급을 올려주신다 하셨고요. 교수님이 저희를 적극적으로 설득하신 이유는 저희 실험실원이 한국학생들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박사입학예정 2명에 석사 예정 2명입니다. (물론 다른 학생들도 있었습니다만 교수님이 서울로 간다 하니 모두다 나간 상황입니다) 요새 대학원생이 귀해서 그런지 교수님은 정말 적극적으로 설득하셨습니다. 그래서 4명의 한국학생이 교수님을 따라가기로 했고(저 포함), 서울에 있는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교수님의 임용이 3월이여서 더욱 급하게 알아봤습니다. 서울 집값 시세를 알아보고 부동산에 문의해보고 여러 방법을 통해 알아보고 서울 집 보증금이 약 1억원 내외(전제기준) 월세는 보증금 500에 50정도라고 말씀드리고 교수님께 얼마 지원가능하냐 물어보니 돈의 액수가 너무 크셨는지 현재 자기가 대출이 많아서 다시 대출을 받기가 힘들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보증금을 저희가 대출을 받아야하는 상황이되었습니다. 저희에게는 너무 큰 부담이었기에 그러면 서울에 올라가서 학생들끼리 모여서 같이 살자고 이야기가 되었고, 교수님께 그렇게 말씀 드리고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대출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이도 서울시 청년대출이 연이자1%로 매우 낮았고 교수님께 말씀 드렸더니 그러면 그 대출을 받자고 하시면서 너희 각자 따로 살면 되지 않겠냐고 하셨습니다. 그 이후로는 저희는 그냥 알겟다고만 했고, 저희끼리 이야기 할 때는 같이 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식비랑 생활비등이 너무 많이 나가는데다가 등록금도 내야하기 때문에 최대한 아끼는 방법을 택하였습니다. 저희가 방값이 너무 비싸서 같이 살겠다고 할 때는 교수님이 그러면 관리비라도 지원해주겠다 하셨지만 저희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소리를 들으시고는 입을 싹 닦으셨습니다......

그렇게 정신없는 날들이 지나가고 교수님이 저희에게 서울권 대학으로 가시는 기한이 뒤로 미뤄졌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 교수님이 학교에 요청하여서 기한을 뒤로 미루셨습니다.(기한을 미룬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교수님이 저희에게 한학기만 미뤄서 입학을 해달라고 하시더군요. 대신 여기 지거국에 한학기는 등록을 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가 저희에게 월급을 주시려면 저희가 학생이어야지만 월급 지급이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한참 고민 후 알겠다고 하고 정말 쌩돈 300만원을 들여 등록을 하였습니다. 추후 서울권 대학으로 가면 자퇴하고 신입으로 다시 입학해야합니다....그쪽 대학교에서 편입학생을 받지 않거든요. 이번 학기에 등록을 하고 현재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만.

며칠전에 두 번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교수님께서 한학기를 더 미뤄야될 것 같다고 말씀하신겁니다. 이유는 교수님이 아직 서울권 대학에 교수로 등록이 안되어 있어서 저희가 지도교수로 교수님을 지정할 수 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2가지 방법이 있는데 두 가지 방법 모두 문제가 있습니다. 1. 한 학기 등록을 더 미뤄서 내년에 입학한다. 문제점은 저희에게 월급을 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학생이 아니라서 과제에서 월급을 주려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과제비가 초과됩니다.) 2. 다른 지도 교수님으로 학교 등록을 한 후 지도교수 변경 신청을 한다. 문제점은 서울원 대학에 교수님이 아시는 교수님이 없다는 것입니다. 학과장에게 물어보거나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입니다.(이미 학교 측에서 교수님의 임용 기한을 뒤로 늘려준 상황에서 교수님이 다시 요청하기 껄끄러운 상황이죠.)
이러다 보니 교수님께서는 1번을 생각하고 저희에게 지금부터 월급을 줄 수 있는 최대로 땡겨서 줄 테니 미리 월급을 받아서 저축해 놓으면 서울에 가서 생활이 가능할 거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문제점은 제가 월급을 약 3달간 못받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1월2월은 학생이 아니어서 못받았고, 3월은 국가에서 연구비 지급이 늦어져서 받지 못했습니다.(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는 3월 월급이 나오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월급을 받아도 3달치 월급을 까고 나면 서울에서 받아야할 월급은 4개월 분 밖에 되지 않습니다. (4개월분이면 12월까지의 월급입니다.) 그러면서 교수님은 월급이 안나온거는 생각 안하시고 미리 월급을 땡겨서 주면 내년2월 입학하기 전까지 생활이 가능하지 않냐고 말씀하시며 우선은 자기가 다방면으로 알아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저희 입장에서는 한 학기만 미루면 되는 줄 알았던 입학이 1년이 늦어지게 생겼습니다. 게다가 이번 학기에 등록한 돈은 교수님이 대주시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저희가 지급하고 심지어 내년 입학하는 학교의 등록금도 저희다 모두 대야하는 상황입니다.

교수님의 인성이 나쁜 편은 아니십니다. 지도는 적당히 해주십니다만, 일거리도 엄청 주십니다. 현재 저에게 묶여 있는 프로젝트만 5개이고 다른 박사 예정 학생도 3개의 프로젝트를 맡고 있으면 이제 입학한 석사 생에게 프로젝트 2개를 주셨습니다. 또한 교수님의 수업자료만들기, 매주 개별미팅, 매주 랩미팅, 과제계획서 작성(올해들어 쓴 과제계획서만 대략 6개정도 됩니다), 교수님 수업 강의 듣기(이것은 교수님이 녹화하신 동영상을 저희에게 주시고 수업으로 들으라고 하신상황입니다. 저희에게 시험까지 치겠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에 실험실 관리(청소, 물품주문, 행정처리, 안전교육 등등 전반적인것들)까지 하면 몸이 열개라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실험실은 다른 대학교와 co-work도 많이 하고 있어서 수시로 미팅이 있습니다.(한번은 미팅 2시간전에 미팅있다고 말씀하셔서 부랴부랴 미팅자료 만들고 미팅에 들어간 적도 있습니다) 지금도 아침 9시에 출근해서 새벽 3시에 퇴근하고 있고 주말에도 오전9시부터 저녁10시까지 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교수님을 따라가는게 맞는지 계속 의문이 듭니다. 교수님이 하신 말씀을 지키시고 학생들을 도와주시려고 노력하시면 믿고 가겠지만 교수님과 대화를 하다보면 교수님이 하신 말씀을 자꾸 뒤집으실때가 있습니다. 이런 교수님을 믿고 가는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신세한탄 해봅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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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개

IF : 5

2023.03.31

교수가 인성이 나쁜 편이 아니라고요? 저게요? 대체 어떻게요? 저렇게 한두번도 아니고 기회 될 때마다 막지르는 사람이면 아무리 웃는 얼굴이라도 짤없이 상종 못할 인간 되는건데요? 회사생활을 하루이틀도 아니고 7년이나 해보신 분이라곤 믿을 수 없을 만큼 순진하신 것 같습니다.
교수가 나는 여기 남겠다 했던 말이 마음에 있었거나 없었거나, 사람 일 모르는거니까 서울로 이직한건 그렇다 칩시다. 그래도 돈문제는 끼는거 아니죠. 그거야말로 계약서를 쓰고 공증받는거 아닌 이상에야 안주고 입 싹 씻어도 아무 일 없는거잖아요. 교수가 진짜 미친놈인가 싶을 정도로 저건 교수가 여러분 호구잡은 걸 넘어서 사기를 쳐도 여러번 친거예요. 당장 그 교수는 학생들 삶에서 두 번 다시 보지 마세요. 근거없이 뭐해주겠다 저거해주겠다 하고 순진한 학생들 낚는거 저거 습관입니다. 애들이 잘 모르니까 꼬시면 따라오겠지 알고 저러는거예요.

대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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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31

다 읽고 든 생각 : 글쓴이는 호구 중에서뎌 상호구다. 사람 보는 눈이 없다.

2023.03.31

탈주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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