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제 나름대로 예의와 논리를 갖춰 말씀드렸다고 생각했는데, 선배가 급 화가 나셔서 대차게 혼났습니다…
반대 의견을 부드럽게 제시할 방법이 있을까요?
ㅠㅠㅠㅠㅠ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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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개
2022.03.05
그 선배라는 사람이 글러먹은 사람인것 같습니다.
어느 분야에서 국내외 적으로 저명하신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선후배가 아니라 동료다.'
단지 몇년 더 랩실에 있었다고 해서, 연구를 조금 일찍 시작했다 해서, 남보다 우위에 있는, 권위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동등한 입장의 연구자라는 뜻이겠지요.
제 지도교수님도 '누구에게나 배울 점은 있다, 비록 학부생이지만 가끔 대화를 하다보면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발견할 수도 있다' 며 랩에 있는 학부연구생들에게조차 종종 의견을 여쭈시곤 하셨습니다.
더군다나 연구자의 자세라면, 서로 의견을 묻고 생각을 나누는게 매 일상처럼 거리낌 없이 이루어져야 할텐데 거기서 화를 냈다고요? 이해가 가질 않네요. 아무리 석사 초보가 황당한 질문을 했다곤 하지만..
저도 그런 사람 겪어 본 적이 있는데, 별로 능력도 없고 자격지심만 가득 찬 사람이었습니다.
행복한 비트겐슈타인*
2022.03.05
선배가 혼낼 자격도 없는데..
2022.03.05
비슷한 경험을 선배의 입장에서 해봤는데, 일단 석사 초짜 이런거 차치하고 선배가 본인보다 관련한 실험을 더 많이 해본 사람이라고 한다면, 글쓴이가 보지 못한 부분을 아는데 나름 논리적인척하면서 자꾸 우기니까 화가 날수도 있어요. 저의 경우는 그렇게 사람 속 다 뒤집어 놓고 "그래 니 맘대로 해라"하고 관심 껐는데 결국 지가 해보더니 조용히 제가 말한 방향으로 하더라구요.
반대로 저는 교수님이랑 디스커션할 때는 최대한 자료를 찾아보고 갑니다. 그리고 저의 주장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내요. 단, 제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하고 싶은 말은, 선배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에 대해서 일단 생각해보고 혼자 반론을 제기하기 위한 실험을 하든, 관련 논문을 최대한 찾아보거나 하는게 날 수도 있어요. 어차피 석사 초짜라면 끝까지 자기 주장하지 말고 일단 하라는대로 하고, 실험 결과 가지고 가서 "이러이러한 부분 때문에 아닌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냐" 이렇게 물어볼거 같아요.
2022.03.05
2022.03.05
2022.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