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아버지가 영어 신봉주의셔서 무조건 현지에서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주의십니다.
진짜 완강하셔요.
저는 27살 샤대 조선해양공학 전공 올해 졸업 예정이고, 솔직히 영어실력 많이 떨어지긴 합니다만(많이 떨어집니다. 토익 650점 언저리입니다) 그래도 전공관련 내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자대 석사를 하면서 영어 공부를 하고 연구실적 쌓아서(학부 스펙이 딱히 좋진 않습니다. 학점도 3.4 정도이고, 연구실적도 없어요) 펀딩 받으면서 영미권 대학 박사코스가 아버지 니즈를 만족시키며 제 견문도 넓힐 수 있는 좋은 방도라고 생각하는데,
아버지는 학부 졸업을 앞둔 지금 어학연수를 권유하십니다.
솔직히 어학연수가서 토플, GRE 열심히 준비해서 그쪽 대학 대학원 진학해서 석사나 박사까지 끝내고 은근슬쩍 거기 정착하면 저야 좋습니다만, 그게 가능할지가 의문입니다.
제가 '어학연수는 그냥 놀러가는거다'라고 역설을 하지만, '유학컨설팅 업체의 제대로 된 코스를 밟아서 영어내실 쌓아봐라'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탐탁지 않은데, 그래도 제 영어실력이 많이 떨어지는 지금 그쪽에서 열심히 해서 제 아카데믹한 영어 실력 키우면 나쁘지 않고, 대학원 진학까지 해서 그쪽 주립대 정도에서 석사하고 취업하면 그것도 괜찮아보이고요.
1년 정도 하고 그쪽에서 성과 안 나오면... 그냥 돌아와서 취업할 생각입니다.
지금 제 상황에서 어학연수가 시간을 많이 버리는 행동일까요?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15개
팔팔한 닐스 보어*
2021.12.14
일단 어학연수를 비추하는 이유는 그것 하나만 목적으로 1년이나 보내기는 돈과 시간이 아깝기 때문입니다. 예컨데 요새 주식이나 코인을 하는 직장인들 많은데, 마치 휴학 or 휴직하고 주식을 배우겠다 이런 느낌으로 들립니다. 다들 자기 할 일하면서 짬짬히 영어 실력 키우는거지 그거 할려고 다 집어치우는 경우는 별로 없죠. 차라리 박사 유학을 가서 거기서 살면서 영어 실력을 늘리는게 훨씬 낫습니다.그리고 27살이시면 어학 연수가도 크게 안늘겁니다. 훨씬 어렸을 때 (초등,중학교) 가셨어야 효과가 크죠
답답한 데이비드 흄*
2021.12.14
해커스에서도 글쓰시고… 아버지로부터 너무 압박 받으시는거 아니에요? 이제 다 큰 성인이신대 좀 과한거 같아요… 잘 말씀드리고 본인 길 탐색하길 바래요
2021.12.14
집에서 경제적으로 밀어주는 거라면 1년정도의 어학연수는 미국식 갭이어라 생각하고 할만한데 글쓴이 나이가 좀 있어서 추천하긴 힘들겠네요.
2021.12.14
2021.12.14
2021.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