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20년 봄학기 SKP 떨어졌었는데요, (지원은 이중 두 학교 했습니다) 저는 너무 가고 싶었어서 다시 도전했습니다. 대학원 재수 한거죠. 결과적으로는 20년 가을학기 원하는 실험실 합격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 동기들 다 취업하고 취준하고 회사다니는거 보면서 혼자 대학원 재수하고 있을 때 참 현타도 많이 오고 했습니다. 특히나 저도 봄학기 입학에 실패 했기 때문에 졸업 후 재도전한 것이니까요.
다만, 저는 너무 가고 싶었기 때문에 그것만 보고 재도전 했습니다.
다시 떨어질 각오로 준비했었구요, 결국 글쓴이님도 정말 가고 싶다면 재도전해보세요. 1학기 혹은 1년 늦을수도 있는것이지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면접 때 ‘공백기’에 뭐했는가에 대한 합리적 이유는 가지고 계셔야 합니다. 이 부분은 여지없이 교수님께서 면접 때 물어보셨습니다. 물론 저는 이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었구요.
불합격하고 다시 준비한다는게 참 대학원 입학 준비라 더 착잡하고 그랬던 기억이나 이렇게 글이 길어졌네요.
글쓴이님도 화이팅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대학원에 가고 싶은 목표와 이유가 뚜렷하다면 도전해보세요. 응원합니다
Camillo Golgi*
2021.01.17
저도 윗분처럼 디매리트는 없다고 봅니다. 단순히 6개월을 여행같은거로 날린게 아닌이상, 한학기 학교를 더다녔다고 뭐라하는사람은 없습니다.
참고로 저는 졸업하고 6개월 여행원없이 하고 들어갔는데도 그거로 트집잡는사람은 없었습니다..
2021.01.17
2021.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