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인터뷰는 1시간 했어요. 일단 저한테 말씀하신 게 연구 발표를 먼저 해라, 한 30분 정도로 해라 하셔서 발표했고요. 발표 끝나고 나서 연구에 관련된 기술적인 질문들을 하셨고 그 다음에 교환 학생을 갔던 걸 되게 인상 깊게 말씀하셨어요.
왜냐하면 그 교환학생 갔던 연구실이 굉장히 유명한 연구실이어서 어떤 경위로 가게 됐느냐, 가서 뭘 배웠냐, 그리고 가서 연구했던 내용이 너가 석사 과정에 했던 거랑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데 그거는 뭐 어떤 배경이냐 물어보셔서 다 설명했었고 상당히 경력이 인상 깊다고 말씀하시면서 우리 연구실에서는 이런 걸 하고 있는데 관심이 있느냐, 어떤 식으로 관심이 있느냐 묻기도 하셨어요. 이제 마지막에는 이제 본인 연구 좀 설명하시고 끝났고 마지막에 그런 말도 하셨어요.
내가 논문을 세 개를 줄 테니까 읽고 감상문을 써라. 근데 그거는 지원을 먼저 하고 보내라고 하셨고요. 왜냐하면 제가 그때 말씀을 드렸거든요. 제가 솔직히 지금 시간이 너무 없어가지고 올해 말 까지만 좀 시간 주십시오 그랬더니 괜찮다, 먼저 내가 지원 무료 코드 줄 테니까 그걸로 지원하고 그때까지 보내라 하셔서 면접 때 받은 논문 감상문을 써서 내고 며칠 후에 너 오퍼와 펠로십 추천 올렸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Q: 진짜 일사천리로 진행됐네요. 근데 사실 이게 어떻게 보면은 ○○님이 다 준비돼 있었기 때문에 기회를 잡은 것 같거든요. 물론 교수님들도 추천서 도와주시고 하신 것도 있고요. 그러면 지금 오퍼를 받은 B대학, C대학도 말씀해주신 A대학과 비슷한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되었나요?
A: 아니요. 제가 인터뷰를 좀 많이 했거든요. 지금까지 교수님 한 11분이랑 인터뷰한 것 같아요. 사전 컨택이랑 다 포함해서요. 근데 D대학 교수님은 연구 발표를 한 50분 시켰어요.
Q: 전체 인터뷰는 몇 분이었는데요?
A: 1시간 20분? 1시간 반이요. 근데 D대학에서 연구 발표를 50분을 시켜서 제가 있는 거 없는 거 싹 다 토해냈고요. 그 다음에 교수님이 연구 질문하시고 너는 어떤 연구에 관심이 있냐, 묻고 본인 연구 설명하시고 끝났어요. 최근에 본 B대학은 인터뷰에서 발표를 20분 정도 시켰는데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너는 어떤 연구를 할 때 흥분되냐 이런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그냥 솔직하게, 진솔하게 말씀드렸고요. 제가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게 뭐냐면 인터뷰를 대책을 세워서 준비하는 것보다는 본인의 철학을 갖고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맞아요. 정확합니다.
A: 본인의 철학이 뚜렷하면 그거를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는 표현으로 전달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부랴부랴 인터뷰 예상 질문 뽑아서 하는 것보다는, 그냥 진솔하게 얘기하는 게 좀 좋았던 것 같아요. 사실 연구 질문은 연구 발표나 제가 했던 걸 그냥 이렇게 진술을 하는 거니까 대책을 세울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제 좀 제너럴한 질문들 예를 들어 너는 어떤 연구를 할 때 익사이트가 되냐, 너는 왜 우리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고 싶냐, 박사 왜 할 건데 뭐 이런 질문들 있잖아요. 그런 거는 본인의 철학을 가지고 진솔하게 얘기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Q: 말씀하신 그런 부분이 김박사넷에서 강조하는 왜 석박사인가, 왜 미국인가와도 이어지는 거죠.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한테 처음 묻는 질문이기도 하고요.
A: 네 또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인터뷰는 사전 컨택을 했을 때, 이분도 D 대학 교수님이시거든요. 이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 인터뷰는 매우 캐주얼할 것이다. 그러니까 진짜로 슬라이드 준비하지 마라, 준비물은 너 하나다 이러셨어요. 그래서 들어갔더니 진짜 캐주얼하게 진행됐어요. 너는 어떤 연구에 관심이 있니 이런 걸 한 15분 정도 얘기했어요. 그래서 나는 이런 식으로 이 연구했다고 하니까 좋다, 자세한 거는 너가 지원하면 내가 볼 게. 그러고 갑자기 취미 생활 얘기를 하시더니 내가 태권도 잘한다 이러면서 태권도 대회에서 용인대학교랑 붙어가지고 승리도 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시고 너 취미가 뭐니 이런 얘기도 하시고요. 그다음에 XXX 주는 추운데 잘 할 수 있겠어 막 이런 얘기도 하시고 약간 동네 형이랑 얘기하는 그런 느낌을 좀 받기도 했어요. PhD 왜 할 거냐, 박사 학위 받고 나서 뭐 할 거야 그런 얘기도 하시고 진짜 캐주얼했어요.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Q: 우리가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하게 되네요. 저희가 교수님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다들 다르시거든요. 예를 들어, 우리 랩에 즉시 전력으로 일할 수 있는지를 가장 꼼꼼하게 보시는 교수님도 계시구요.
A: 네 그런 교수님 계셨어요. 너 멘토링 경험 있냐고 물어보셨어요.
Q: 네 그것도 중요하죠. 만약에 랩세팅을 해야하는 연구실이면 나중에 또 후배들을 가르쳐야 되고요. 작년에 저희도 미국 주립대학교 교수님이랑 같이 석박사 학생 선발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이 교수님은 많이 압축된 표현이긴 한데, 멘탈이 센 걸 가장 중점적으로 보셨어요. 왜냐하면 부족한 건 내가 가르치면 되고 같이 맞춰가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신대요.
A: 제가 D대학교에서 인터뷰를 두 번 했거든요. a교수님이랑 b교수님. 근데 방금 말씀드린 연구발표 50분 시키신 교수님은 전자에 해당하는 것 같아요.
Q: 그렇죠, 좀 꼼꼼하게 보셨던.
A: 네.
Q: 후자에 해당하는 교수님이 태권도 이야기하신 분이라 할 수 있겠죠. 개인적인 대화를 통해 ○○님의 회복탄력성이나 성향을 볼 수 있으니까요. 결국 다들 알아서 잘하는 사람인가를 보는데 그 과정에서 꼼꼼하게 질문하기도 하고, 캐주얼한 인터뷰를 통해서는 애티튜드와 철학을 보는 거죠. 생각의 방향성이 비슷해야 시너지가 나오니까요.
A: C대학 인터뷰에서는 마지막에 그 말을 하셨어요. 당신의 연구 배경이 우리 연구 방향과 어떤 식으로 일치할 수 있는지 슬라이드 인터뷰를 한두 장 준비를 해서 보여줄 수도 있다. 저는 그래서 제가 갖고 있는 하드웨어 디자인 스킬이 과거 이런 연구와 좀 결합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식으로 슬라이드를 만들었고요. 그 다음에 또 교수님이 이제 인터뷰 끝나고 A대학 교수님처럼 너가 자유롭게 논문을 2개 정도 선정해서 읽고 감상문 제출해 이렇게 하셔가지고 제가 지금 논문 읽고 있어요.
Q: 보통 그런 과제는 마지막 허들이라 ASAP으로 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A: 네 근데 좀 시간이 많이 지나긴 했는데. (웃음)
Q: 선호도가 떨어지는 곳이군요.
A: 거기가 간절한 데는 아니어가지고 좀 그런 것 같아요. (웃음)
Q: 조금 아리까리할 때 혹은 학생의 열의를 보려고 그런 과제를 주는 것 같기는 해요. 사실상 거의 합격한 거죠. 일주일 뒤에 인터뷰 보는데 그때까지 논문 3개 보고 인터뷰에서 이야기하라고 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
A: 그렇죠, 그래서 아마 빨리 해야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인상 깊었던 데가 E대학교거든요. 여기도 사실은 안 넣으려고 했어요. 관심교수는 한 분 계셨는데 좀 분야도 조금 다르고 그분은 오히려 CS에 좀 가까우신 분 같았어요. 아무튼 그분 홈페이지를 보는데 컨택메일 보내지 마라, 답장 못한다라고 써 있었어요. 근데 저는 그냥 보냈죠. 보냈는데 인터뷰하자는 거예요.
Q: 그럼요, 무조건 보내야지. (웃음)
A: 그래서 이제 면접을 봤어요. 면접을 보고 마지막에 제가 물어봤어요. 교수님 미안합니다. 컨택하지 말라고 썼는데 제가 멋대로 문의 보냈다. 그래서 죄송하고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랬더니 아니라고 사실 우리가 문의 메일이 너무 많이 와 가지고 써 놨는데 너처럼 면접 보는 애들도 있다고 이야기해 주셨어요. 그래서 거기는 지원하고 결과 기다리는 중입니다.
Q: 그렇죠 보통은 복사-붙여넣기의 성의없는 메일을 거르려고 하는 거죠. 심지어 CS는 교수님들이 이메일 공개 안 하는 데도 많아요.
A: 네 CS는 좀 그렇다는 것 같더라고요. 많이 오니까.
Q: 근데 ○○님은 당연히 메일을 잘 쓰셨으니까 인터뷰를 보자고 하신 것 같고요. 안 그래도 E대학교에 지원하신 것 저도 되게 의외라고 생각했어요. 로보틱스 쪽으로도 유명한가요?
A: 모르겠어요. 근데 그것도 교수님이 또 지원서 무료 쿠폰도 주셔가지고 넣은 거였구요. 왜냐하면 그 때는 어디라도 합격하고 싶은 마음이었으니까.
Q: 그래요. 우리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 복기를 좀 해보자면, ○○님은 시간이 부족했지만 정석적으로 준비를 잘하셨어요. 제가 맨 처음에도 말씀드렸듯, 밋업 참석하실 때 이미 ‘왜 나는 박사를 하려고 하는가’에 대해 고민, 사유를 많이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왜 우리 프로그램에 지원했느냐 질문에 답변을 잘 하실 수 있었던 거죠. 사실 학생들 대부분은 본인 연구에 대한 답변보다 이런 질문을 어려워해요. 인터뷰 답변도 중요하지만 커뮤니케이션도 잘하신 것 같고요. 아까 교수님이 너는 어떤 연구할 때 흥분돼라고 물어보셨을 때 진솔하게 답변을 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답변을 하셨어요?
A: 저는 일단 연구 발표할 때 맥락이 이랬어요. 슬라이드를 만들 때 첫 번째 슬라이드는 제 CV를 요약해서 설명을 하고 두 번째 슬라이드는 My Research Vision이라 해가지고 SOP의 첫 번째 문단 그걸 시각화했어요.
다 공통으로 했고, 그 인터뷰에서는 그렇게 얘기했어요. 나는 여태까지 하드웨어를 많이 연구를 했지만 박사 과정 동안 소프트웨어의 방법도 같이 incorporate를 하고 싶다 그런 식으로 언급했고요. 그랬더니 교수님이 그걸 언급하시면서 좋아, 너는 어떤 연구에 좀 흥분이 돼? 하신거죠. 그래서 저는 기본적으로는 기계를 설계해서 최적화하고 그거를 로봇에 적용시켜서 성능을 올리는 게 흥분이 됩니다라고 했더니 막 되게 감탄하시면서 나도 그래, 나도 그런 거 되게 좋아해 이러면서 그럼 내 연구 좀 보여줄까 하면서 그렇게 넘어갔어요.
Q: 거기가 B대학 인터뷰였죠? 아까 말씀하셨던 거랑 또 이어지는 것 같아요. 로봇 공학하는 사람들이 믿는다 했던 SOP 1안 스토리요. 말씀하신게 그거에 다른 버전인 것 같거든요.
A: 저는 되게 막 꾸밈없이 진솔하게 얘기했어요.
Q: 맞아요. 그렇게 핏을 맞춰가는 거죠. 그러면 교수님들이 되게 좋아했던 답변 같은 거 있었어요?
A: 좋아했던 답변이요? 좋아했던 답변이면 예를 들어서 어떤 게 있나요?
Q: 방금처럼 나도 그런 거 좋아하는데 내 연구 보여줄까 이런 식으로요.
A: A대학 교수님이 그런 질문을 하셨어요. 제가 사실 학사와 석사 과정 때 한 연구는 소프트 로봇인데, 사실 제 지도교수님이 그쪽 분야에서 유명한 교수님이세요. 거기서 연구를 하다가 ETH에 가서 일반적인 모터 구동 로봇 연구를 하게 됐어요. 그랬더니 그거를 물어보시더라고요. 너는 그러면 소프트 로보틱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그래서 제가 소프트 로보틱스에 대해서 나는 좀 회의적이다 라고 대놓고 얘기했어요. 왜냐면 전 그렇게 생각을 하니까.
그랬더니 교수님이 좀 놀라시면서 소프트 로보틱스에 대해서 너는 왜 회의적으로 생각을 하니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얘기했냐면 물론 내가 소프트 로봇의 전망을 안 좋게 보는 게 아니다. 그러나, 내가 직접 연구를 진행해 보니까 내가 살아있을 때에 우리 곁에서 소프트 로봇이 활약하는 걸 보기 어렵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그런 먼 미래의 기술보다는 적어도 내가 노인이 돼있을 때, 내가 개발한 기술이 세상에 나와 활약할 수 있는 그런 연구에 가슴이 더 뛴다고 했더니 엄청 감탄하셨어요.
Q: 깊이 있는 답변이라 저도 약간 감동인데요.
A: 교수님이 그때 막 되게 감탄하셨어요.
Q: 어떻게 보면 엔지니어로서의 사고방식도 일견 보여준 답변인 것 같아요. 연구자로서 기초 연구를 하는 분들도 있잖아요.
A: 제가 지금 봐서 느끼는 건 약간 함정 질문인 것 같기도 했어요.
Q: 그렇죠. 그 사람의 사고의 깊이를 짐작하게 되는 답변이라 감탄하게 돼요. 그러면 좀 반대로 교수님들이 이런 질문도 나한테 하나? 예상치 못했던 그런 질문 같은 것들도 있었어요?
A: 예상치 못했던 질문은 방금 제가 말씀 취미 뭐 있냐, 태권도 잘하냐 그런 건데 전혀 예상치 못했고요. 왜냐하면 보통 태권도 잘하냐 이런 거 물어보지는 않잖아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랩 분위기 어떤 거 선호하냐라고 물어보셨어요.
Q: 뭐라고 하셨어요?
A: 제가 사실 이것도 되게 진솔하게 말씀을 드렸어요. 이것도 B대학 교수님인데 일단 이 교수님이 작년에 부임하셨거든요. 그래서 박사 과정이 2명이에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씀을 드렸죠. 나는 조금 중소 규모의 랩을 선호를 한다. 일본에 있는 연구실은 중규모 정도의 랩이고 스위스에 있을 때는 완전 초대규모 랩이었다. 근데 내가 하루에 절반 이상을 보내는 곳은 랩실이다. 내가 스위스에 있을 때는 랩이 너무 크다 보니까 자기네들끼리도 서로 잘 모르더라.
그런데 내가 만약에 중규모나 소규모 랩에 있으면 좀 더 유대관계가 깊어지면서 어떤 일적인 것 말고도 어떻게 보면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일상생활에서 내가 절반 이상을 보내는 곳이 랩인데 그런 약간 친구들과 같이 일을 하게 되면 나는 더 행복할 것 같다라는 말을 했거든요. 그랬더니 그러냐 하면서 되게 좋아하셨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어떤 교수님이 이렇게 물어보셨거든요. 너는 펀더멘탈이 좋냐 아니면 어플라이드가 좋냐 저는 좀 긴장하면서 어플라이드가 좋습니다 했더니 나도 어플라이드가 좋다고 말씀하셔서 약간 안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보통 공대생은 애플리케이션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A: 그렇죠 근데 또 막 다 그렇진 않잖아요. 아무래도 어플라이드를 안 좋아하시고 펀더멘탈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저한테 메일 답장을 안 하셨겠죠?
Q: 우리가 카톡으로도 많이 이야기했지만 오늘 2시간 동안 인터뷰를 하면서 ○○님의 인간적인 매력도 느끼게 되네요. (웃음) (편집자 주 –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해당 부분은 삭제했습니다.) 앞에서 유학준비나 아시아/유럽에 대한 이야기도 했잖아요. 마지막으로 근본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타향사이에서 오는 외로움 같은 것들을 극복하는 팁이 있나요?
A: 사실 제가 조금 둔감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좀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체질인 것 같아요. 물론 타향살이를 하면 당연히 고충이 많죠. 고충도 많지만 저는 뭐 그냥 그냥 살았던 것 같아요. 피곤하면 자고 연구하고 연애도 하고.
Q: 아까 이야기했던 부분이기도 한데, 교수님들이 막 물어보진 않았어요? 너는 스트레스 해소 어떻게 하냐는 그런 이야기.
A: 네 스트레스 해소를 두 분께서 물어보셨어요. 두 분께서 너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냐 그래서 저는 그냥 맞춤형이라고. 그냥 여행하는 거 좋아하고 친구들하고 놀고 그런 식으로 한다고 했어요. 저는 딱히 막 스트레스를 푸는 이렇다 할 방법이 있지 않아서 그냥 그렇게 대답했는데 사실 그것도 좀 중요한 것 같긴 해요. 제가 듣기로는 대학원 생활이 힘들어서 고생하는 사람도 좀 많다고 들었거든요. 특히 서양에서는 그것도 되게 중요한 이슈일 것 같아요.
Q: 네 그래서 캠퍼스 내에 심리 상담센터를 두고 학생들 정신건강을 많이 보살피려고 하죠. 이런 질문을 왜 했냐면 저는 ○○님이 되게 용기 있다고 느껴지거든요. 19살 때 일본 유학을 선택했는데 사실 살다보면 익숙한 거를 택하기 쉽잖아요.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런 케이스가 드물다는 거죠. ○○님의 모티베이션이 그런 점들에서 드러나는 것 같아요.
A: 그때를 좀 돌이켜보면 고3이었으니까 10년 전이거든요. 그때는 아무 생각 없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나이가 어리니까 깊게 생각 안 하고 갔었던 것 같은데 만약에 제가 한국에서 학부랑 석사를 하고 박사를 미국으로 가려고 하는 거는 많이 두려웠을 것 같아요. 오히려.
Q: 그럴 수 있겠네요. 유학을 이제 결심을 하고 박사 과정도 포함해서 개인적인 감사를 표할 곳이 있나요? 그리고 이제 뒤돌아봤을 때 좀 아쉽다 하는 것도 있을까요?
A: 개인적인 감사로는 저희 대학교 선배 형들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미국에 가신 분도 세 분인가 네 분 있고 저희는 좀 특이한 게 일본 공대 국비 유학이 좀 선후배 간의 유대감이 되게 깊거든요. 사실은 학교에서 얼굴을 본 적도 없는 선배들도 어떻게 연결이 돼서 도와주시고 또 제가 미국 유학을 가겠다고 결심했던 이유 중 하나도 그때 제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되고 경희대에서 일본어를 배울 때 미국 유학을 가시는 형이 있었어요. 제가 그 형하고 같이 학교를 다니지 않았죠. 왜냐하면 그 형은 이미 졸업을 하시고 가는 상황이니까. 근데 그 형을 어떻게 알게 돼서 같이 밥을 먹었는데 그때 멋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좀 생각이 깊어졌고요.
그다음에 MIT 간 형이랑, 그 형과 동기인 다른 미국 박사 유학을 가신 선배가 있거든요. 그 형들도 아예 단톡방을 만들어서 조언도 해주시고요. 아까 말씀드렸던 저랑 같은 연구실 출신인 대전에서 일하시는 선배 형도 저한테 교환 유학을 되게 추천을 하셔서 그런 기회도 잡았고요. 저는 선배들한테 받은 게 많아서 도움을 다시 되돌려주고자 지금 유학생회 부회장으로 하고 있어요. 그것도 PS에 약간 쓰기도 했고요.
Q: 선순환이네요. 내가 받은 만큼 이제 우리 커뮤니티에 보답하는 것, 감사함을 보여주는 매우 좋은 케이스예요. 아쉬운 점은 없나요?
A: 이렇다 할 아쉬운 점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큰 후회는 없는데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만약 한국에서 학부를 나왔으면 좀 어땠을까 그런 느낌으로 뭔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생각은 있어요. 그랬다면 그것도 좋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막 아쉽다 후회된다 이런 건 아니고요.
두 번째는 제가 학부 다닐 때 학점을 잘 받으려고 많이 노력했거든요. 근데 너무 학교 공부만 하지 말고 영어 공부도 좀 같이 했으면 좋았지 않았나 그 생각을 스위스 가서 좀 했어요. 왜냐면 스위스 가서 처음에 생각보다 스피킹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든 시간을 할애를 해서 영어 스피킹을 했으면 좀 좋았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좀 드네요. 왜냐하면 지금도 저는 스피킹을 그렇게 막 잘 하진 않거든요.
Q: 자 그러면 우리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한테 좀 조언하고 싶은 게 있다면 알려줄 수 있을까요?
A: 저는 첫 번째로 일단 본인의 철학이 확고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후배들한테도 항상 강조하는 건데 본인이 어떤 그리는 인생 상이랑 그거에 도달하기 위한 길이 있잖아요. 유학은 어떻게 보면 수단이죠 목표가 아니라. 그거를 확실하게 인지하고 약간 본인이 그리는 인생과 그 철학을 좀 확고하게 하면 길이 보이게 돼 있더라고요. (편집자 주 – 김박사넷에서 이야기하는 비전과 미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내 인생을 그리는 데 있어서 유학이 필수적이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유학 정보를 다 알아보고 본인이 노력을 하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그거를 먼저 깊게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고 또 두 번째는 사실 첫 번째랑 좀 이어지는 말인데, 저는 그래도 타지에서 5년 정도 유학생활을 했잖아요. 제가 봤을 때는 유학에 대한 어떤 힘듦이 좀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합격하는 거는 모두가 힘들다고 얘기해요. 왜냐하면 정량화가 되니까요. 근데 그 유학과정의 힘듦은 정량화가 안 되니까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거를 확실히 알았으면 좋겠어요. 본인이 이십 몇 년간 살던 땅을 떠나서 갑자기 한순간에 이방인이 돼서 사는 게 결코 쉽지 않거든요.
세 번째는 글쎄요, 뭐가 있을까요? 세 번째는 이제 유학을 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되게 행운이잖아요. 주위 사람들한테도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까 이제 본인 노력으로만 된 게 아닌 거를 좀 인지를 하고 또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러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요. 저도 어떻게 보면 수혜를 많이 받았죠. 일본에서 대학 다닐 때도 한국과 일본 정부에서 장학금을 받았고 일본어교육도 공짜로 지원해줬고요. 일본에 건너가서도 거기 한국인들이나 아니면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고 또 말씀드렸지만 교수님들도 많이 도움을 주셨어요. 추천서도 흔쾌히 써 주시고요. 근데 그런 것들을 좀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나 어디 탑스쿨 갔어 이러면서 어깨에 힘 들어가서 나 대단하지 이런 것보다는 내가 여기까지 도달하는 데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 이거를 인지하면서 이제 남들한테 좀 베푸는 그런 식의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Q: 좋은 조언들을 해주셨어요. 특히 맨 처음에 우리 이야기했듯, 한인 커뮤니티를 잘 활용하자 그리고 유학은 합격부터가 시작이다, 그런 의미에서 해주신 말씀인 것 같아요. 오늘 대화가 굉장히 깊이 있어서 전부 공개해도 되나 모르겠네요. (웃음) 너무 감사드립니다.
A: 감사합니다. 이런 인터뷰 기회를 받아서 저도 좀 과분한데요.
Q: 요즘에 합격자들과 인터뷰하는 중인데 무엇보다 우리 유학교육 학생들이 다들 좋은 대학, 원하는 대학들을 가게 되서 되게 기쁩니다. ○○님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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