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가장 핫한 댓글은?

본문이 수정되지 않는 박제글입니다.

연구실 분위기에 지쳤습니다.

2024.12.03

19

10291

안녕하세요.
저는 공정 연구실에서 석사를 하고 있고 곧 졸업을 앞둔 학생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과제 위주의 연구가 진행되며 석사의 경우는 과제를 수행하는 역할을 주로 하게 됩니다.
물론 알고 들어온 것은 아니고요. 들어온 이후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논문도 쓰고 싶고 주체적인 연구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와서 하게 된 일은 박사 과정이 드라이브하는 과제의 실험을 하고 제가 만든 발표 자료를 박사 과정이 발표하는 등 예상했던 것보다 더 수동적으로 연구를 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배우는 일이 재밌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제 자신이 남의 실험과 일을 대신 해주는 단순 오퍼레이터에 지나지 않는다는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이번 달에 제가 실험을 대신 해준 주제로 박사 과정이 논문을 내기도 했고요.. 저도 같이 밤샘하고 주말 출근도 했는데 공저는 써주실 줄 알았습니다. 이것에 대해 작은 항의를 해보긴 했는데 박사 과정이 논문의 유무가 더 중요하다고 다들 말씀하셔서 내 욕심이었다 생각하고 잊기로 했습니다.

개인 연구로 과제 세부 파트를 발전시킨 쪽이 있는데, 박사 과정들이 제가 개인적으로 읽은 논문들과 공부한 것들이 궁금하다고 하여 제가 아는 것들을 발표하는 형식의 세미나를 연 적도 있습니다.
제 감정이 옳은 건지 모르겠지만 전 이때 화가 났습니다. 저보다 연차가 몇 배는 많이 쌓인 사람들이 저와 같은 석사들에게 뭘 가르치려고 세미나 한번 연 적이 없으면서 제가 열심히 공부한 게 궁금하다고 세미나를 여는 게 저를 무슨 논문 요약해주는 AI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박사 과정들은 석사는 시키는 일만 2년 하다 졸업하면 된다고 꿀이라고 말하고는 합니다.
효율성을 따졌을 때 오래있을 사람이 배우는 데 오래 걸리는 일을 하고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일을 하는 게 맞지만
금방 떠날 사람이라는 이유로 내가 뇌를 덜 쓰는 일을 하고, 남의 시키는 실험만 해야 하나? 나한테 아예 프로젝트 하나를 맡길 수는 없는가 잘할 수 있는데.. 라는 생각이 매일 몰려옵니다. 이젠 졸업까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 과제 드라이브는 힘들겠지만요.

이렇게 글을 써봤자 연구실 분위기는 바뀌지 않을 테지만 속이 답답해서 한번 한탄 글을 남겨봤습니다.
작은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MAX 상태였는데 글을 쓰고 나니 좀 후련하네요 ㅎㅎ

아직 어려서 사회생활을 한 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스트레스 받는 부분은 점차 익숙해져야 될 부분일까요? 혹은 좀 더 자기 주장을 해봤어야 하는 부분일까요?
현명한 분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감사합니다.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19개

노래하는 미셸 푸코 *

2024.12.03

네 시키는 일만하시고, 추후에 좀 더 연구가 욕심나시면 박사과정하시면서 PI가 될 수있게 운영, 지식, 오퍼레이터 등 익히시면됩니다.
석사과정들은 지식의 한계가 있어서 잘 모르시겠지만, 박사과정하면서 공부하다가 시간 지나고 보면 그때 그 일 했으면 ㅈ댈뻔했다 느끼실수있어요. 뭐든 공부와 실험스킬을 터득하고나서 진행해야합니다. 그래야 시간낭비를 안해요

대댓글 1개

2024.12.04

조언 감사합니다. 맞는 말씀이네요.

2024.12.03

석사만 하시니요

대댓글 1개

2024.12.04

석사를 해본 후 박사 과정을 밟아보려고 했었는데
뭔가 이렇게 후배들 시켜 먹어야 유지되는 과정이라면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이 점점 들고 있습니다.
최소한 저희 랩실에서는 하고 싶지 않고 다른 연구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것은 제가 챙기고 후배들은 잘되도록 조언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은데 주변을 보면 제가 너무 이상을 추구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2024.12.03

공저자도 안 준 건 악질이네요

대댓글 2개

2024.12.04

제 능력이 부족했다 생각하려고 합니다.

2024.12.04

공저도 안 준건 진짜 악질이긴 하네요..

2024.12.04

석사 후 희망 진로가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박사도 회사 취업하시면 지금 느낀 오퍼레이터 느낌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기 위해 하는 과정이 박사과정인 것인데, 글만 보면 글쓴이 분은 석사 학위까지만 하고 싶으신 것 같고요.

"박사 과정이 논문의 유무가 더 중요하다고 다들 말씀하셔서"
박사과정 선배들이 논문 2저자라도 이름 있는게 어디냐~ 이렇게 말씀하셨다는건가요? 연구를 주도하고, 논문을 작성하는 역할을 수행한 사람이 1저자입니다. 단순 실험 수행 및 그래프 한 두개 그리기 정도라면 1저자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박사 분들께 먼저 다가가서 여쭤보세요. 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로는 권위적이거나 불합리하지는 않아보이는데, 석사만 한다는 점에서 "아~ 그냥 학위만 받으려나보다" 하고 글쓴이 분을 대하는 느낌이 듭니다. 본인이 능동적으로 연구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선배들에게도 먼저 모르는 걸 여쭤봤는데도 잘 알려주지 않는다면 그건 선배들이 별로인 거죠. 하지만 본인이 그런 의사를 표하지 않았는데도 남들이 선뜻 먼저 나서서 알려주는 경우는 앞으로도 없을 겁니다.

"나한테 아예 프로젝트 하나를 맡길 수는 없는가 잘할 수 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으면,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마 열정과 능력이 있어 보입니다. 저라면 교수님께 직접 이런 의사를 밝히고 설득하려고 노력하는 미팅을 했을 것 같네요. 설사 전자였더라도 교수님께서는 학생의 잠재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본인의 앞으로 인생에서 무엇을 추구하고, 학위를 통해 어떤 것을 얻고자 하는지 고민해보시고 잘 마무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대댓글 2개

2024.12.04

우선 위 대댓글에 적은 것처럼 박사 과정 생각은 있습니다.

"박사 분들께 먼저 다가가서 여쭤보세요."
처음에는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고 잊지 않기 위해 기록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가서는 너무 질문을 너무 많이 했는지 귀찮다고 짜증을 내더라고요.. 이건 제가 잘못한 것 같습니다. 적당히 알아서 했어야 했는데

"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로는 권위적이거나 불합리하지는 않아 보이는데"
맞습니다. 심한 연구실에 비해선 불합리적이진 않습니다 .. 그런데 왜 이렇게 무력한 마음이 들까요.

박사 과정과 함께하는 과제이고 제 분량이 있는데 저에게 말하지 않고 교수님과 일정을 짜 따로 과제 미팅을 하고 저와 함께 만든 자료를 발표하고 논문 계획을 발표하는 등.. 늘 교수님 앞에서 제 역할이 없어 보이게 하는 느낌이 들어왔습니다. 실제로 교수님은 그렇게 알고 있는 것 같고요.

한번은 제가 논문을 읽다 저희 연구실에서 전에 설명하지 못했던 부분을 해석할 수 있는 개념을 찾은 적이 있어서 우선 박사 과정 분들께 알려드린 적이 있는데 제 앞에서는 그저 그런 반응을 보이더니 교수님 앞에서는 본인들이 찾은 것처럼 발표하는 것을 보고 실망한 적이 있습니다 ..
정말 뭘 바라고 찾은 게 아니고 "00 덕분에 도움이 됐다~" 한마디면 되는데 ..

열심히 해봤자 언젠간 선배들이 제 것을 발표해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차지해버렸습니다.
원래 이렇게 좁은 사람이 아닌데 사소한 게 쌓여서 예민한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연구실 연구 분위기보다 사람들의 성격이 저와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 동기는 선배에게 헌신하는 게 적성에 맞다고 만족하고 있거든요.

다음 연구실 혹은 다음 사회 생활에서는 더 주체적인 사람이 되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과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도 잘 활용해보겠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2024.12.06

글쓴이분의 대댓글을 보니 제가 생각한 것보다 선배들이 별로였네요.. 저 같아도 많이 실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내가 교수님께 더 인정받고 싶어." 라는 목표로 글쓴이 분을 이용하고 있는 선배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제가 직접 경험한 사례를 하나만 말씀드리면,
"네 아이디어는 본인이 (선배) 전부터 이미 생각했던 주제이니, 그 주제로 연구하지 마라. 난 수틀리면 난동을 피우는 사람이니 조심해라." 라며 일방적 통보 및 협박을 함.

- 교수님께 선배의 말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만 전달 드리고, 이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 및 조언을 구함.
(이후 선배가 자기는 그런 적 없다며 부인하고, 저는 원래 하고자 했던 연구 잘 하고 논문도 냄. 이후 그 선배랑 서로 거리를 두지만 겉으론 잘 지냄.)

평소에 괜찮던 선배가 좋게 부탁했더라면 이러지 않았겠지만, 그런 선배들은 아마 부탁조차 하지 않았겠죠. 도움은 안 주면서 이용하려고만 하는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배나 동기 등 peer group에 속하는 사람들은, 자신보다 뛰어나면, 질투하는 마음을 갖게 되기 쉬운 것 같습니다. 제 경험상 오히려 10년 정도의 커리어적 거리감이 있는 선배이거나, 후배들과 좋은 시너지를 내기 쉬운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좋은 박사 과정을 하시길 응원합니다

2024.12.04

안녕하세요 제가 회사다닐때 같은 감정을 맛본것 같아 대학원생의 경험은 아직 전무하지만 제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드립니다. 저도 또한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한계를 느끼고 답답했던 적이 많습니다. 제가 찾은 이론과 테스트를 진행해 실험결과물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선임분께 검토 요청을 드리면 피드백이 왔지만 선임이 자세히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결국 팀장님께 보고할때는 그 선임의 성과물로 가져가게 되었고 저는 이러한 과정이 반복됨에 있어서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를 다르게 생각해보면 책임지지 않는 선에서 자신이 할수 있는 실험과 주제가 다양해질수 있습니다. 글쓴이분이 계속해서 노력하고 결과물에 대해 주변의 인정을 받게되면 점차 글쓴이 분의 말의 힘이 강해지고 행할수 있는 권한도 점차 강해질것 입니다. 추후에 글쓴이분이 도와주었던 실험과 데이터에 있어서 글쓴이분의 설명이 필요할 때가 생기면 했던 노력들이 무산되지 않을 기회가 생길것 입니다.

주변 상황으로 인해 실험에 대한 열정과 흥미를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해내길 바라겠습니다.

대댓글 1개

2024.12.04

조언 감사합니다. 그럴 수 있게 되면 좋을 것 같네요.
포기하지 않고 잘해보겠습니다.
젊은 한강*

2024.12.04

저도 비슷한 감정을 받아서 카이스트를 자퇴했습니다. 진짜 정말 열심히 했는데... 마지막으로 대화를 해보며 느꼈던 것은 제가 인식한 것과 밖에서 바라보는 제 모습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것 이었습니다. 회사를 가건 대학원을 가건 사람 사는 인생이 다 그런 것 같습니다. 언젠가 제 욕심을 내려놓으면 세상이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한탄만 합니다.

대댓글 1개

2024.12.04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셨다니 고생 많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바라면 이뤄진다고 믿는 아이처럼 이상적으로 삶을 바라봤던 것 같기도 하고 ..
시간이 지나면 다 경험이 되리라 생각해보겠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2024.12.04

주체적인 연구를 하고 싶다는 열정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그 열정이 실체화되는 건 또 다른 얘기입니다. 제가 잘은 모르겠지만 앞으로 박사진학하신다면 열정에 다시 기름을 부어서 어떤 연구실을 가시든 잘 실체화해보시길 바랍니다. 건승을 빕니다.

대댓글 1개

2024.12.05

네 응원 감사합니다.

2024.12.04

저도 같은 마음이 든 적 있어 몇글자 남기고 갑니다. 대학원을 포함한 사회에서는, 또 배우고 훈련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느낄수 밖에 없는 감정입니다.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작성자분이 이제 에너지를 어떻게 분배해야하는지를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단계에서는 나의 기여도 판단은 교수님을 비롯한 랩실분들이 더 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분명히 나의 지식과 워딩으로 시작되고 진행되는 논문이 있다면 처음부터 분명히 1저자는 구분짓고 가셔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 이런 트러블이 있었고, 교수님께서 못난 선배들 공저자로 버스라도 태우라고 말씀하셔서 그리 했지만..본인의 기여가 확실하고 모두가 이의제기 할 수 없다면 본인 것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눈 딱감으면 아이디어는 물론 논문저자 훔치는 비양심적인 선배라고 불리는 인간들이 학계에 생각보다 더 많습니다.

대댓글 1개

2024.12.05

댓글들 보면서 정신이 차려지네요. 조언 감사합니다.

2024.12.09

본인의 생각과 감정을 박사과정과 공유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쉬운거라도 한번 스스로 연구해보고 싶다고

댓글쓰기

게시판 목록으로 돌아가기

김박사넷의 새로운 거인, 인공지능 김GPT가 추천하는 게시물로 더 멀리 바라보세요.

자유 게시판(아무개랩)에서 핫한 인기글은?

자유 게시판(아무개랩)에서 최근 댓글이 많이 달린 글

🔥 시선집중 핫한 인기글

최근 댓글이 많이 달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