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사실 입결을 볼 일이 없어서 몰랐는데, 많이 당황스러울정도로 낮아지긴 했네요. 물론 세부학과 등으로 보면 결과가 달라지긴하겠지만요. 92년생이고, 저는 수시-spk태크라서 사실 정시를 잘 모르긴하지만, 당시에 친구들을 볼때 교대가 낮아진것도 눈에 띄네요. 부산경북대도 입결이 건동홍 정도는 되지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많이 차이가 나네요.. 저처럼 나이먹고 학계에있는 사람들, 특히 저보다 윗분들은 자녀교육이 아닌이상 입결을 잘 몰라서, 예전 인식을 그대로 갖고갈듯 해요. 80년대나 70년대 분들은 인하/아주/부산/경북대가 제가 생각하는것보다도 훨씬 인식이 좋겠죠. 다만, 입결이 낮아지면서 점차 졸업생들의 수준이 낮아지게되면, 그런 인식들이 꽤나 빠르게 변할수도있을것 같네요. 하지만 학교커리큘럼이 괜찮아서 입시와 무관하게 졸업생들의 수준이 일정하게 유지되면 상관없을것 같긴하네요.
2024.07.23
2024.07.23
2024.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