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부는 의료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분야를 공부했고, 인공지능 모델을 통해 의료 데이터에서 용종 등을 검출하고 질병을 진단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또 의료 데이터가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 데이터로 사용될 때 고려해야 될 사항(데이터 전처리, 다른 사물 데이터에 비해 augmentation이 민감하게 고려해야할 부분)등을 새롭게 배우고 적용하는 것이 큰 재미를 느꼈습니다.
학부 때는 오픈 데이터 셋과 캐글같은 곳에 공유된 코드들을 써서 단순히 모델을 학습시키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막연하게 더 공부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인공지능 전공으로 석사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3월에 입학해서 여름방학이 되기 전까지, 저는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 지식(regularization, drop out 등) 에 대해 어렴풋하게만 아는 채로 실력이 부족하지만 밤을 새서라도 모델을 돌리고자 했고, 무언가를 배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입학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 단순히 의료 인공지능 모델이 흥미롭다라는 생각만으로 대학원을 입학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막상 입학하니 저는 코딩실력도 너무 부족하고, 연구실의 데이터를 기존 모델에 맞게 변형하여 학습하는 customizing 실력이 특히 부족하고,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 지식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d data detection 모델이라고 한다면 .py의 스크립트로 구성된 여러 파일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어딘가에서 에러가 나면 그것을 디버깅 하며 오류를 해결하는 능력도 부족하고, 여전히 논문도 잘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실력은 없어서 어떻게든 모델을 학습만 시켜놨고 제대로 코드에 대해 이해하지도 못한 채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려니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7개월 동안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다는 생각만 듭니다. 최근 두달을 저도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무기력하고 자괴감이 들고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교수님께도 도움이 되지 않고 앞으로 큰 피해를 끼쳐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자퇴도 말씀드리게 되었고, 너무 불안해서 우울감을 조절하는 약을 처방받아 먹고, 상담을 받는 등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같은 코드라도 동기와 제 코드를 보면 누가봐도 비효율적이고, 저는 어떤 간단한 데이터 처리 과정이 있을 때 이걸 코드로 설계하는 방법이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 chat gpt를 사용하는 등 인공지능을 전공한다는 사람으로 보기엔 제 실력이 너무 부족하고 정말 재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코드는 뒤죽박죽이고, 일단 과제 갈무리는 해야하니 최대한 그럴 듯하게 글을 작성하긴 하는데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합니다...
주변에선 한학기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너무 이르다.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과제를 맡았다 말씀하시는데, 저는 인공지능 레이어나 논문을 이해하기 위한 수학적 소양과 기본 코딩 머리가 정말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러다 2년간 실력도 못 쌓고 물석사로 졸업해서 취업도 못하게 될까봐 불안함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석사는 어떻게 졸업을 한다 해도 취업 시장에서 길이 막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온 게 이거밖에 없어 다른 길은 어떻게 찾아야 할 지 감도 잡히지 않고,,지금 제 수준은 석사 인공지능 모델을 잘 다루는 학부생 수준도 못 미칠 것 같은데 졸업 후 인공지능 관련 직무로 취직한다면 코드 에러 해결과 디버깅, 연구가 일상일텐데 저는 코드를 분석하는 것이 생각만 해도 너무 버겁게 느껴집니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연구를 하시면서 적성에 맞지 않다고 느끼신 분들이 있는지.. 극복하셨거나 다른 관련 계통으로 전환하신 분이 있는지 질문드립니다. 인공지능 회사지만 코딩과 관련된 인공지능을 주로 하지 않고 다른 직무를 하는 방법 등 다른 방법들이 있을까요...
저도 너무 막연하게 도움을 구하고 징징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털어놓을 곳이 없어 글 남깁니다. 정신차리라는 현실적인 조언도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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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개
IF : 2
2023.10.11
'주변에선 한학기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너무 이르다.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과제를 맡았다 말씀하시는데' x2 잘 하고 계십니다. 모두가 겪는 길이에요. 뭘 잘 못하는지 알아보고 그걸 없애는데 집중할지, 잘 하는 걸 키우는 데 집중할지 머리를 차갑게 하고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세요. "교수님, 저는 oo를 수행하는데 xx 능력이 필요한데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추천 서적이나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등등. 문제 발생했을 때 잘 define해서 해결하는 걸 배우는 게 대학원생입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는 없고, 이미 문제 인식했으니 한 발 나아간 거에요. 안주하지 말고 다음 스텝 가세요
춤추는 프랜시스 베이컨*
2023.10.11
본인이 바라보는 이상향 이랑 현실이랑 괴리가 클수록 스스로에대한 자괴감 위축감이 커짐. 처음부터 너무 큰 욕심은 화를 부름.
현재 글쓴이는 자기 능력을 underestimation 하고 있는것 같음.
스스로 코딩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것 자체가 자기객관화가 되어있고 발전 가능성이 보임.
7개월 차면 연구하는 입장에서 막 걸음마를 떼는 수준이기 때문에 너무 상심하지말고 정진하셈.
2023.10.12
교수입장에서 말해보자면, 저 자퇴라는 단어를 꺼낸순간 쭉정이로 전락한 것임. 그냥관두시는게 낫다고봄. 어차피 교수가 안끌어주면 안됩니다.
2023.10.11
2023.10.11
2023.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