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같이 지내신 분이 계신데, 첫인상은 굉장히 실험을 잘하신다.였는데 요새는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실험실이란게 개인랩이면 몰라도 공동생활이기 때문에 룰을 지켜야하지않습니까? 룰을 지키지 않아 다른 실험실 분들과 트러블이 몇 차례 있었고 하필이면 그 소재가 다른 실험실 소재였다는게 문제지요.
문제는 그 룰을 다른데서는 이래도 됬는데 왜 여긴 안된다고 하냐...내로남불 시전하는게 문제입니다. 불합리해도 지킬건 지켜야죠;;; 그렇게 불만토로는 매~번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참아가며 하시는 것 같긴한데.. 그렇게 맘에 안드시면 다른데 옮기시는게 낫지않나 싶은 생각이 참 여러번 들었죠...
성격까지 불 같으셔서 뭐 말투나 단어 조차도 맘에 안드는거 하나라도 있으면 다짜고짜 고성이 오가는 일도 많았어서, 실험실 사람들 하고도 사이는 다 안 좋습니다. 몇 분 빼곤 다 한번씩 싸우거나 고성 내지르셨습니다.
본인은 모르시는 것 같은데 하도 실험실 안팎으로 고성을 내지르는 일이 많았다보니 주변 실험실엔 이미 싸이코라 낙인이 찍혀있을 정도입니다. 오늘은 실험실에 교수님 방이 없어서 따로 교수님들 방 모여있는 층이 있는데 그런 곳인지 모르신거 같은데 그 앞에서 누군가랑 전화로 한바탕 하셨네요. ㅎ;
실험이란게 내가 하고싶은 모든걸 다 해보는게 좋겠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주어진 환경 내에서,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맞춰서 해야지... 이것저것 다 해보겠다.하고 거의 매일 밤 늦게 퇴근하심에도 불구하고... 저질러 놓고 전부 수습을 못하고 있습니다. 저질러놨다가 또 다른걸 저질러놓고...
본인도 피곤하다 힘들다 싫다 어쩌다 볼멘소리 하면서 결국에는 일은 산더미 같이 쌓이고 시간은 천년만년 지체되고 결국엔 교수님 요청에 따라 내 실험도 아닌데 수습하려고 도와주게 되고...
그럼 뭐 밥이라도 꼬박꼬박 좀 잘 사줘가며... 같이 하던가... ㅡㅡ;;
이제는 뭐 내가 도와주는걸 당연하게 여기시는건가?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해서 어디 좋은 논문을 낸 것도 아니고.. 들어와서 몇 년이나 됬는데 논문 한편도 못 쓰고 있는게 사실이고... 저 성격이면 분명 다른 실험실에서도 그 난리를 펼쳤을텐데... 전형적인 강약약강 스타일이라 교수님들이 잘 모릅니다 ㅋㅋ..ㅡㅡ
처음 들어오셨을때도 저한테 엄청나게 화를 내서 제가 너무 충격먹고 울면서 좀 화 좀 안내시면 좋겠다.하소연도 해봤고 교수님께 이 사람 누구랑도 싸우고 저 사람이랑도 싸우고... 여기저기 다 싸운다. 이실직고하고 나는 이 분이랑 실험 못한다. 라고까지 얘기했지만 돌아오는건 실험을 잘하니까 트러블이 심한건 알지만 냅둔다.였죠.
하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글...쎄요...;; 이것저것 감당도 못할만큼 하시긴 하지만.. 몇년째 그걸 하나의 스토리로 묶으시질 못하시는데 그걸 잘하는 사람이라 할 수는 있나 싶습니다. 이해가 안 갈 정도로누가 보면 CNS에 나갈 논문으로 착각할 정도로 무리하십니다. 이 정도면 제가 졸업하고도 논문이 나올런지 의문일 정도입니다.
아무튼 그 이후로 화는 잘 안내시지만 그런다고 사람 성격이 바뀌겠습니까? 여전히 간간히 화냅니다. 다만 이젠 적응해서 걍 한귀로 흘리고 그러려니 하는거죠. 그러다보니 저도 참다참다 욕박으면서 들이처박아버릴까 생각도 들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보다 윗어른이고 나이차가 꽤 있으니까 저만 손해라는 생각에 맨날 참습니다.
오늘도 뭔 갑작스레 화를 내셔서 황당무게해서 들이박지도 못하고 속으로 삭히다가 결국 글을 쓰네요.
이렇게 써 놓고 보면 내로남불 + 강약약강 + 다혈질 모든 최악의 조합을 다 갖췄는데 교수님이랑 나이가 비슷하신데 이러니 그 나이에 결혼을 못했지.라는 뒷담도 여럿 들었습니다.
이제 논문 submit 준비하면서 동시에 졸업논문 쓰느라 솔직히 제 일만 생각하는 것도 벅찬데 여기저기서 도와달라고 일을 던져와서 요새는 남의 실험 하는데 2/3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이건 좀 아니지않나 싶기도한데... 학생이라 뭐 별 수 없지않겠습니까.. 말년이니 곧 있으면 탈출 기회 오는데.. 참아야죠.
그렇다보니 여기저기 하소연하면서 글 쓰게 되네요.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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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못된 마리 퀴리*
2023.03.06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어디나 존재함..
학위과정 초기를 돌아보면 나도 참 교수님에게 좋은 제자는 아니었다 싶은데 이후 진짜 빌런이 들어오면서 그 사람을 반면교사로 정말 반성하고 행실을 고치고있음
그 인간 본인한테는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나에게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되어줌. 내가 잘못해도 더 개판을 쳐놔서 동생잘못을 감싸주고 입을 엄청 털어놓고 실적은 그냥저냥 나와서 다른 학생을 빛내주는
본인은 모르지만 연구실 시소의 무게추, 본인을 낮춤으로써 동료를 빛내주는 참된 빌런도 있기에 다행임 (물론 초기에 들이박았으나, 시간이 지나며 저러면 어차피 본인손해이니 적당히 부채질만 해줌. + 교수님 정말 안타깝다 왜 저런사람을 받으셔서 후..)
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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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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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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