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저는 현재 축산학과 학부 3학년이고 자대 랩실에 4개월 째 학부연구생으로 들어와있습니다.
원래 가장 관심있었던 분야는 양돈 사양(영양과 시설 중 특히 시설)이었는데 제가 양돈 실험실은 대부분 영양 위주이고 시설 위주 실험실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관심분야를 찾아보자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육종분야 수업을 듣고 이 분야쪽에도 관심이 생기기도 했고 전망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험실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와서 공부해보니 제 생각과는 다르게 하면 할 수록 적성에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축산 학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되어서 심포지엄과 포스터를 보고있으니 더 양돈쪽으로 가고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제 고민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 번째 고민은 아직 랩실에 들어온지 6개월도 되지 않았는데 조금 더 지내보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최대한 빨리 실험실을 나와 제가 하고싶은 분야 쪽으로 가면 좋을지
두 번째 고민은 다른 실험실에 들어가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시설쪽이 아니더라도 양돈영양실험실로 진학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가 고민입니다.
당장 실험실을 그만두자니 하기싫어 도망치는 것 같고 계속 다니자니 적성에 안맞는 일을 전망이 좋다는 이유로 계속 하는것이 맞는것인지 고민이 됩니다.
제 마음은 실험실을 나오고싶다는 쪽으로 기운 상황입니다. 관련 학과가 아니시더라도 조언 꼭 부탁드립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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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2022.08.28
전 수산 전공자인데 그대로 영양 추천드려요... 축산쪽은 수산의 바이오플락, 농업의 스마트팜이나 이 둘을 합친 아쿠아포닉스같은 미래 시설이 연구되고 있나요?
제가 알기론 환경에 따른 생리연구는 있어도 시설에 따른 연구는 큰 틀이 없는것으로 알아서요.
수의전공자라면 아무데나 골라가도 교수나 연구원이 되는데, 축산전공이라 최대한 전망 좋은곳으로 가야해요. 학위 높아질수록 취업폭이 너무 작아짐... 축산과학원은 많이 뽑지도않고요
본인이 박사과정도 생각하고 있고 연구자로서 평생 일을 하고 싶다면 적성이 맞아야합니다. 전망이 좋다는 말이 참 애매한 소리입니다. 지금 본인이 연구하는 동안 전망은 좋을 수 있겠죠. 그러나 그 이후에는요? 20년 뒤를 보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전망 좋은 곳을 가야 합니다.
2022.08.28
대댓글 2개
2022.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