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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이라는 지옥을 탈출해 멀리서 지켜보며 쓰는 글

착한 피보나치

2022.05.19 18 25049

나는 연구를 참 사랑했다.
무언가를 골똘히 고민하는 것을 사랑했고,
아무도 해보지 않은 것을 시도한다는 사실을 사랑했다.

하지만 사람은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악덕한 선배가 지나간 자리,
피해 받은 사람들만 모여있는 연구실에는 온통 피해망상, 상처, 질투, 시기, 미움만 남아있었다.

모두가 우울증에 걸려 시들시들했고,
연구보단 당장 허기를 달랠 맛있는 음식과 오피스 시간에 게임을 할 수 있는 좋은 묘책이 더 중요한 안건이었다.

결국엔 나도 우울증에 전염되어갔다.
모든 대학원생은 우울증에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들과 함께, 당연해졌다.

이내 마음의 병이 몸까지 갉아먹기 시작했다.
나는 사람들 앞에 서는게 무서워졌고, 더이상 살고싶지 않아졌다.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눈 딱 감고 자퇴를 해버렸다.
꼬박 3달을 집안에서만 누워 지냈고, 새로운 직장을 찾았다.

이제 나는 사람들 앞에 서는게 두렵지 않다.
일에 대한 욕심도 생겼으며, 사람을 사랑한다.

이 글을 읽는 분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힘들고 아프다고 생각되면, 그만 하셔도 괜찮아요.
아무도 당신이 그만둔 것에 대해 욕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그 사람이 하는 말보다 따뜻한 이야기를 해줄 겁니다.
행복해지세요. 화이팅.

댓글 18

  • 사려깊은 윌리엄 셰익스피어

    2022.05.19

    고생많으셨습니다. 어디서나 잘되시길 바래요

    대댓글 0개

  • 열정적인 데이비드 흄

    2022.05.19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대댓글 0개

  • 화난 호르헤 보르헤스

    2022.05.19

    건강을 미루고 무엇을 할 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건강을 기본으로 하고 나머지 삶을 배정하는 게 맞지요.
    한국연구계는 참 암울합니다..

    대댓글 2개

    • 너그러운 쇠렌 키르케고르

      2022.05.25

      안타깝게도, 유럽이나 미국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 밝은 막스 플랑크

      2022.06.08

      주변에 과로로 돌아가신 신혼이셨던 박사과정생이 계셨습니다. 그후로 이 말이 정말 와닿네요.

  • 못된 베르너 하이젠버그

    2022.05.20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은일만 있으시길

    대댓글 0개

  • 대담한 맹자

    2022.05.20

    화이팅! 현재 스스로가 바라보는 일을 하신다는거 자체가 의미잇는 일이죠!

    대댓글 0개

  • 선량한 빌헬름 뢴트겐

    2022.05.20

    고생 많으셨어요.
    혹시 몇 년차까지 하고 그만 두신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대댓글 0개

  • 청승맞은 레온하르트 오일러

    2022.05.23

    포기하기 전에 맞써 싸워 보시지. ㅜ.ㅜ

    대댓글 0개

  • 재치있는 찰스 다윈

    2022.05.24

    힘들었던 과거를 이겨내시고 현재 행복하게 지내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어디서나 사랑받으실 분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대댓글 0개

  • 세심한 비트겐슈타인

    2022.06.01

    누워있었는데 직장을 찾았다... 그 전에 쌓아온 노력이 명백히 남아있었다는 반증입니다. 고생하셨어요

    대댓글 0개

  • 선량한 미셸 푸코

    2022.06.03

    어딜가나 일이 힘들게 아니라 사람이 무서운것 같습니다..

    대댓글 0개

  • 상처받은 마이클 패러데이

    2022.06.16

    짧게 요약된 글에서 많은것이 느껴집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대댓글 0개

  • 염세적인 어니스트 러더퍼드

    2022.06.18

    학문이 좋아 박사를 하는건데, 실질적인 실험보다 잡일이 훨씬많고 연구 외 스트레스가 더 많은 알수없는 대학원의 세계.

    대댓글 0개

  • 기쁜 시몬 드 보부아르

    2022.06.28

    ㅉㅉ;참지 쫌;;

    대댓글 0개

  • 기쁜 시몬 드 보부아르

    2022.06.28

    ㅉㅉ;참지 쫌;;

    대댓글 0개

  • 세심한 박경리

    2022.06.30

    고생 많으셨습니다

    대댓글 0개

  • 허탈한 장자크 루소

    2022.06.30

    고생했으요

    대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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