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예상 했던 5년과는 달리 8년을 지내고 나서야 박사를 마칠 수 있었고 다시 지도 교수님 밑에서 일년 반을 보내고 나서야 서부의 좋은 곳에서 포닥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 때는 꼬였던 내 길이 이제는 풀리겠지 하고 믿었다. 미국에 올 때 처음 가졌던 마음가짐, 꼭 모교로 돌아가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귀감이 되는 선배가 되리라. 하지만, 남들은 2년이면 좋은 결과 뽑아서 다 떠나는 랩을 난 왜 5년이 넘어가도록 묶여 있었던 걸까. 그게 오직 나 혼자만은 아니었으니까 다행인건가.
그나마 코로나가 계기가 되어 5년을 묶여 있던 랩을 떠나서 제약 회사에 시니어 연구원으로 입사 했다. 벌써 일년이 넘게 지났다. 이제는 미국서 지겹게 지냈던 아파트 생활을 벗어나 집 같은 곳에 살 수 있을 것 같다. 마흔 중반에 들어선 나이라 한국에서 교수를 시작하는 것은 무리인거 알지만 혹시나 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정보를 알아 본다. 아이핀이나 본인 휴대폰 인증이 되지 않아 교수들이 많이 모이는 커뮤니티에는 글을 쓸 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히도 여기는 아이핀 인증을 안 하고도 글을 쓸 수가 있다. 그냥 주절 거리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는 얘기를 읽고 나도 다시 그런 희망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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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찰스 배비지
202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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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고생많으셨어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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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버지니아 울프 (탈퇴한 회원입니다)
2021.12.29
저는 잘 몰라서 여쭤봅니다. 한국에서는 마흔 중반이 넘으면 교수를 하기가 힘든가요..?
대부분 제가 다니고 있는 곳이나 다녔던 곳들만 봐도 신임 임용되서 오는 분들은 30대 중후반의 젊은 분들이 많긴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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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빠른 비트겐슈타인
2021.12.30
요즘 신입 교수가 30대 초반도 많이 들어오는데 막내가 나이차가 월등히 많으면 부담스러운게 사실이긴 하죠.. 그렇지만 경력과 실적을 쌓아서 바로 부교수로 들어오거나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깐깐한 로버트 보일 (탈퇴한 회원입니다)
2021.12.30
이제는 연금 기준이 바뀌어서 10년만 부어도 받을 수 있는걸로 아는데 그러면 연금액이 얼마 안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예전에는 20년 미니멈으로 부어야 받을 수 있었고 20년 못 맞추면 일시불로 그냥 환급? 받는 걸로 알고 있어요.
행복한 존 필즈 (작성자)
2021.12.30
나이 많은 막내 교수는 눈치가 보이죠..
청승맞은 스티븐 호킹
202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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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나 정출연 있다가 임용되시는 분들은 나이와 크게 상관없는 분야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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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피터 힉스
2021.12.29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박사때 실적이 괜찮아서 해외유명학교로 포닥을 나가게 되었는데요, 요즘 '가서도 잘 해낼 수 있을까..?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들곤하네요. 모두 건승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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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베르너 하이젠버그
2021.12.29
요즘 블라인드 채용이 대세입니다.
아마 나이도 모를 수 있습니다.
잘 알아보시고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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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탕한 쿠르트 괴델
2021.12.29
우리나라에서 교수 블라인드 채용하는곳도 있음??
쇠약한 시몬 드 보부아르
2021.12.31
분야나 성과로 특정이 가능할건데...
허기진 그레이스 호퍼 (탈퇴한 회원입니다)
2021.12.31
결혼은 하셨나요?? 안 하셨다면 혹시 애인은 있으신가요? 해외 박사 진학시에 결혼하는 인원의 비율을 알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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