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가장 핫한 댓글은?
- 나는 괴수입니다 아주 광고를 하는구나
대학원 생들 자퇴는 자유? 학부생들도 양다리 문어다리?
27
- 여기는 정치병걸린 사람들보단
정신병 걸린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요^^
정치병걸린사람들 수용소로는
클리앙, 일베 등이 있으니 거기가시면
좀 더 만족스러운 처방 받으실 수 있을겁니다^^
그럼 완쾌하시길
근데 방사능 아무도 신경 안 씀?
23
- 10리터씩 한 번에 마시면 죽지. 물중독으로 ㅇㅇ
근데 방사능 아무도 신경 안 씀?
21
- 의외로...? 대놓고 바쁜데 다들
의외로 교수들도 바쁘다고 하네요
33
- 의외로 운동을 하면 건강이 좋아진다고 하네요.
의외로 교수들도 바쁘다고 하네요
29
연구자로 살길 잘했다.
2021.08.14
58
49371

난 김박사넷 기준 개쓰레기 커리어(?)를 타고 있음. 아마 여기 있는 사람들이 잘 모를 수도 있는 학부를 졸업하고, 거기서 우연히 최고의 어드바이저를 만나서, 어찌어찌 하다보니 사람들이 학벌 세탁한다는 학교에 대학원을 진학하게 됐어.
난 학부 때 연구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 때문에 학점도 3. 대 초반이었고, 대신에 창업도 하고 매 방학 인턴십도 다니면서 (거진 학부 때 크고 작은 회사에서 7-8번 인턴십을 했어. 집에 돈이 없어서 인턴으로 먹고 삼.) 나름 진취적이게 살았지.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빡센거야. 영어도 개못하고, 성실하지 않아서 혼나기도 많이 혼났어. 그래도 교수님이 언제나 더 잘할 수 있다고 믿어주셨고, 함께 맘 고생 많이 해주셨어. 계속 아이디어 만들고 구현하고 실험하고 어떻게든 어떻게든 굴리면서, 진짜 나같은 새기가 연구자가 되어도 되는걸까, 내 논문이 정말 세상에 의미가 있는걸까 계속 고민했어.
한 컨퍼런스에 내 연구에 대한 데모를 냈어. 가서 전시하고, 존나 못하는 영어로 사람들한테 내가 뭘 했고 이게 뭐가 더 좋고, 봐봐 괜찮지? ㅇㅈㄹ 하면서 말걸고 그랬음.
데모 끝나고 조금 있다가 뱅킷(만찬)이었는데, 진짜 자괴감 개쩔어서 교수님한테 아파서 나 숙소 가고 싶다고 찡찡 댔더니, 교수님이 만찬 끝나고 가라고 하심. 그래서 에효 하고 앉았는데, 진자 내가 논문에서만 봤던 너무 존경하는 해외 대학 교수님께서 내 앞자리에 앉으시는거야.
그리고 나한테, 네 work 되게 재밌고, 나 그런 연구 좋아해. 라고 먼저 말 걸어주심.
그때 너무 stunning 해서, 솔직히 영어 존나 못해서 그 교수님 말을 다 알아들은건 아니지만, 그리고 옆앞에 앉은 사람들 말을 다 알아들은건 아니지만 신나서 만찬을 즐기고 있었어.
그리고 학회에서 awarding을 하는데… 내 Demo가 Best Demo Award를 받은거야.
진짜… 눈물 날 것 같았어. 그 앞에 앉은 교수가 나한테 축하한다고, 가서 사진도 찍어주고, 사람들이 얘기도 걸어주고, 믿기지 않는 시간이 흘렀어. 끝나고 숙소에서 교수님하고 같이 간 후배하고 셋이 축하파티 하면서 막 인생에 대한 토론 하고 잠들었던게 기억남. 나중에 후일담으로 그 존경하는 교수님께서 자기 연구실로 visiting scholar로 오면 어떻겠냐고 하셨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그 연구 extend 한게 우리 분야 탑 티어 학회에 실렸음. 그걸 시작으로 이것저것 스노우볼 굴러서 지금 2nd tier 정도 되는 테크 회사 리서치 인턴하러 옴.
나는 솔직히 좋은 대학도 못나왔고, 지금 다니는 학교에서 박사 받아도 다른 사람들이 그런 부분에서 인정해줄거라는 기대는 안해. 다만, 나한테 대학원은 내 경험의 확장이었고, 처음엔 자괴감이 심했지만, 지금도 좀 있긴 하지만, 너무 재밌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궁금해. 그게 내 연구든, 내가 몸담은 아카데미아든.
난 애초에 스스로에 대한 기대가 크진 않아서, 돈 많이 버는 것도 원하지 않고, 그냥 내가 평생 하고 싶은 연구를 하면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게 최근의 내 커리어에 대한 가장 큰 고민이야.
갑자기 두서없이 썼는데, 혹시라도 자신의 학벌이나 학점 때문에 너무 고민 많은 사람들이 있다면, 고작 내가 할말은 아니지만, 세상에 많은 가치가 있을 수 있고, 최소한 연구가 재밌고 평생 재밌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 하면서(?) 어짜피 고민해도 해결 안되는 학벌 문제 고민을 뒤로 해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해.
적고보니 나도 솔직히 학벌 컴플렉스 아직도 크고, 영어도 존나 못해서 회사에서 남들 웃을때 따라 웃긴 하는데, 그래도 계속 내가 나아질 수 있을 것 같고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 좋아.
그래서 난 연구자로 살길 잘한 듯.
아마 글 읽으면 주변 사람들은 난 줄 알 것 같은데, 모른척 해주길 바라 ㅎ
김박사넷 추천 PICK! 김박사넷AI가 추천하는 게시글도 읽어보세요!
명예의전당
연구자로서 우여곡절 우울증/불안장애 경험담177
20
32975
-
83
29
55798
명예의전당
이사할때 청소시키는 교수 신고해도됨?67
60
34026
명예의전당
대한민국 학계는 이게 문제임173
34
68749
명예의전당
학계를 떠나며96
20
43745
명예의전당
대학원 생활이 힘든 이유들93
26
63569
-
163
30
71620
고전인기
좋았던 교수님이 변하셨다160
42
70900
고전인기
공식 박사학위 받고 회사생활 소감97
26
61286
고전인기
석사'만' 한다는 것75
22
72931
-
98
67
62321
-
124
35
52677
아무개랩 게시판에서 핫한 인기글은?
아무개랩 게시판에서 최근 댓글이 많이 달린 글
🔥 시선집중 핫한 인기글
최근 댓글이 많이 달린 글
김박사넷에서 드리는 유학준비 스타터팩 신청하기
492
혹시.. 다들 추천서 3장은 어떻게 받으시는건가요?
24
- 근데 방사능 아무도 신경 안 씀?
24
- 왜 교수 되지도 못 할 애들이 교수 별거 아님 이런 글 쓰는걸까..
21
- Gist vs. unist 인건비
21

앗! 저의 실수!
게시글 내용과 다른 태그가 매칭되어 있나요?
알려주시면 반영해드릴게요!
2021.08.14
2021.08.14
IF : 1
2021.08.14